근대 5종 성승민 ‘한국 첫 금’ 안기고 외쳤다···“저희 중계 좀 해주세요”
성승민이 20일 오전 일본 아이치현 안조 스포츠파크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 근대 5종에서 우승 후 결승선을 들어보이며 크게 웃고 있다. 강윤중 선임기자
숨이 턱까지 차오른 순간에도 성승민(23·한국체대)은 흔들리지 않았다. 사선에 들어서면 호흡을 가다듬고 표적을 쓰러뜨렸고, 다시 힘껏 달렸다. 뒤에서 중국 선수들이 추격했지만 간격은 오히려 벌어졌다. 성승민은 두 팔을 활짝 펼치며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성승민이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대한민국 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안겼다. 한국 여자 근대5종 선수가 아시안게임 개인전 정상에 선 것도 처음이다.
성승민은 20일 일본 아이치현 안조 스포츠파크에서 열린 근대5종 여자 개인전 결승에서 펜싱, 장애물, 수영, 레이저 런(육상+사격) 합계 1492점으로 1위에 올랐다.
한국 여자 근대5종은 2014년 인천 대회 양수진,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김세희, 2022 항저우 대회 김선우의 은메달이 역대 개인전 최고 성적이었다.
성승민은 “모든 종목을 군더더기 없이 마무리해 기분이 좋고 금메달까지 가져올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메달을 따면 한국 선수단 첫 금메달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은 했지만 너무 앞서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다”며 “앞으로 경기할 우리 선수들도 좋은 성적을 냈으면 좋겠다”고 했다.
성승민은 초반부터 안정적인 경기력을 보였다. 펜싱에서 1위로 250점을 확보했고 장애물에서는 29초26의 개인 최고 기록으로 358점을 얻었다. 수영에서도 1분01초14로 295점을 보태 종합 선두를 지킨 채 마지막 레이저 런에 들어갔다.
레이저 런에서는 2위권보다 18초 먼저 출발했다. 800m 달리기와 권총 사격을 네 차례 반복하는 동안 사격에서 흔들리지 않았고, 달리기에서도 격차를 더 벌렸다.
성승민은 “시작 전에는 긴장했지만 막상 경기가 시작된 뒤에는 뒤에서 따라오는 선수들은 보지 않고 앞에 있는 제 경기만 생각했다”고 말했다.
장밍위와 우시야오가 성승민에 이어 2, 3위에 올랐다. 한국은 국가별 개인전 상위 3명의 점수를 합산하는 단체전에서도 성승민, 김은주(강원도체육회), 신수민(LH)의 활약으로 은메달을 따냈다.
3년 전 항저우 대회에서 개인전 12위에 머물렀던 성승민은 이후 가파르게 성장했다. 수영 선수로 운동을 시작한 그는 중학교 때 근대5종으로 전환했고 2021년 성인 국가대표에 발탁됐다.
2024년 파리 올림픽에서는 동메달을 따내 아시아 여자 근대5종 선수 최초의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됐다. 파리 올림픽 이후 승마가 장애물 경기로 바뀐 뒤에도 빠르게 적응했다. 지난해 월드컵 3차 대회와 월드컵 파이널에서 연이어 준우승했고, 아시아선수권에서는 개인전 정상에 올랐다.
성승민은 “파리 올림픽 때도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었는데 이번에도 이런 타이틀을 얻어 정말 행복하다”며 “여기서 안주하지 않고 더 열심히 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말했다.
성승민의 금메달 장면을 국내 팬들이 생중계로 볼 수 없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근대5종은 항저우 대회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도 조직위원회의 중계 제작 종목에서 빠졌다.
성승민은 인터뷰가 끝날 무렵 “저희 중계 좀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방송해주세요!”라고 외쳤다.
파리에서 아시아 여자 최초의 올림픽 메달, 나고야에서 한국 여자 최초의 아시안게임 개인전 금메달을 따낸 성승민의 다음 목표는 2028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이다.
성승민이 20일 일본 아이치현 안조 스포츠파크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 근대5종 펜싱 결승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강윤중 선임기자
성승민이 20일 일본 아이치현 안조 스포츠파크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 근대5종 결승에서 장애물 경기를 펼치고 있다 강윤중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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