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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October 30, 2026

커지는 ‘아주대 압수수색’ 후폭풍···경찰 뒤늦게 고개 숙였지만 소아응급센터장 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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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열린 ‘소아응급실 압수수색 규탄 및 진료권 보호 촉구 긴급기자회견’에서 이지숙 아주대 소아응급의료센터장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30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열린 ‘소아응급실 압수수색 규탄 및 진료권 보호 촉구 긴급기자회견’에서 이지숙 아주대 소아응급의료센터장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주대병원 소아응급실 압수수색 후폭풍이 커지고 있다. 경찰 지휘부가 병원을 찾아 사과했지만 이지숙 아주대병원 소아응급의료센터장이 사표를 내는 등 의료계 반발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경찰청 앞 1인 시위를 시작했고, 소아응급 의료진은 응급실 같은 필수의료 현장에서 압수수색을 원칙적으로 제한하는 수사 지침을 요구했다.

30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대한소아응급의학회와 전국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장들은 이날 서울 용산구 의협 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이들이 안전하게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을 지키기 위한 제도적 기준을 마련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경찰과 대립하거나 책임을 추궁하려는 것이 아니다. 응급실은 결코 성역이 아니다”라면서도 “촌각을 다투는 응급실에 수사 인력이 들어오는 것 자체가 의료진은 물론 환자와 보호자까지 두려움에 휩싸이게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사 지침에 담아야 할 원칙으로 세 가지를 제시했다. 우선 응급실·중환자실·분만실처럼 위중한 환자를 치료하는 곳에서는 압수수색을 원칙적으로 제한하고, 불가피하면 사전 협의와 법원 영장 심사 과정에 의료 전문가 의견을 반드시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임의제출이나 자발적 협조로 확보할 수 있는 자료에는 무분별하게 영장을 집행하지 못하도록 통제 장치를 마련하고, 환자가 숨진 뒤 보호자가 112에 신고하면 진료실을 범죄 현장처럼 다루는 관행도 고쳐야 한다고 했다. 이들은 의료진 이탈을 막기 위해 이러한 원칙이 담긴 수사 지침 초안을 11월 말까지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김택우 의협 회장도 이날 아침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아주대병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압수수색을 규탄하는 1인 시위에 나섰다. 김 회장은 “경찰은 강제수사에 앞서 해당 의료기관에 단 한 차례의 자료 요청이나 임의제출 요청도 하지 않았다”며 “임의수사가 가능한데도 강제수사를 강행해 응급환자 치료를 방해했다”고 비판했다. 의협은 경찰청의 공식 입장 표명과 실효성 있는 재발 방지 대책이 나올 때까지 릴레이 시위를 이어갈 방침이다.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은 30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아주대병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압수수색을 규탄하는 1인 시위에 나섰다. 대한의사협회 제공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은 30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아주대병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압수수색을 규탄하는 1인 시위에 나섰다. 대한의사협회 제공

그동안 경찰은 이번 논란에 대해 적법한 수사였다며 사과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지난 2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종합감사에 출석한 수사 책임자 함영욱 경기남부경찰청 광역수사단장은 “4시간을 기다렸다가 환자 진료가 모두 끝난 뒤 병원 관계자와 함께 들어갔다”며 “사전 협의를 거쳐 비어 있는 진료실과 처치실에서 최소한의 압수수색을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전자의무기록(EMR)이 사후에 수정됐는지 확인하려면 포렌식이 필요했다는 설명도 내놨다. 여야 의원들의 거듭된 사과 요구에도 “진료 차질 등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이에 학회는 경찰 해명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지난 28일 낸 성명에서 경찰이 압수수색 당일 세 차례 센터를 찾았고, 수색한 진료실과 침상은 빈 적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응급실 기록은 전산에 실시간으로 입력돼 수정하더라도 이력이 남고 곳곳에 폐쇄회로(CC)TV도 있어 수사 인력이 진료 공간에 들어올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결국 국감 이틀 만에 고개를 숙였다. 국감 직후 센터 전문의 9명 중 7명이 사직 의사를 밝히는 등 사태가 커지자 지난 29일 정상진 경찰청 형사국장과 김홍근 경기남부경찰청장 직무대리가 병원을 찾았다. 이들은 조재호 병원장, 이 소아응급의료센터장과 비공개로 면담한 자리에서 영장 집행 과정에서 의료진이 겪은 고충에 대해 사과했다. 하지만 같은 날 이 센터장을 포함한 3명은 사직서를 냈다.

이 센터장은 이날 회견에 직접 나와 압수수색 경위에 대해 “납득할 만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며 “(사표를 내기까지) 많은 고민과 고충이 있었음을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사직이 집단행동으로 비치는 데는 선을 그었다. 그는 “사직서 제출 여부는 직업 선택의 자유와 각각 개인의 사정에 따라 다르다”며 “지금도 저희 소아전문센터는 모든 환자들을 정상적으로 진료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30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열린 ‘소아응급실 압수수색 규탄 및 진료권 보호 촉구 긴급기자회견’에서 이지숙 아주대 소아응급의료센터장이 눈물을 훔치고 있다. 연합뉴스

30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열린 ‘소아응급실 압수수색 규탄 및 진료권 보호 촉구 긴급기자회견’에서 이지숙 아주대 소아응급의료센터장이 눈물을 훔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보건복지부와 경찰청은 의료기관 수사 지침을 함께 만들고 있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지난 7일 국감에서 “경찰청과 실무회의를 했고, 수사·압수수색과 관련된 가이드라인을 의료계 입장이 반영되도록 만들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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