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년 전 독일인도 놀란 대한제국 황실 만찬…AI로 뚝딱 차려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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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를 계승한 대한제국(1897~1910)의 황실은 외교관 등을 초청해 연회를 벌일 때 어떤 음식들을 대접했을까.
2017년과 2019년 당시 문화재청(현 국가유산청)과 함께 대한제국 황실 연회 음식 만찬 재현 작업을 벌였던 조선호텔 요리사들은 고증을 위해 당시 사료를 검색하면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12가지 코스로 이뤄진 정통 프랑스식 정찬이 우아하고 엄정한 격식에 따라 진행됐고, 유럽, 중국, 일본에서 수입한 고급 식재료들로 요리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맑은 완자 수프와 꿩 가슴살 요리, 푸아그라 파테, 안심 송로버섯구이, 양고기 스테이크, 아이스크림, 커피와 후식 등이 제공됐다는 메뉴판 기록도 남아 있었다. 실제로 1905~1906년 궁중 의전담당관을 역임한 독일인 엠마 크뢰벨은 책 ‘내가 어떻게 조선의 궁정에 들어가게 되었는가’에 황실 만찬에 대해 이렇게 묘사했다. “굴, 캐비어 등은 흔했고, 샴페인은 프랑스 본고장의 비슷한 연회보다 더 풍성하게 나왔다. 유럽의 제후 궁정에 초대받은 느낌이 들 정도였다.”
사료와 재현 작업으로 실체가 확인된 대한제국 황실의 연회 음식을 인공지능(AI)의 도움을 받아 차려보는 색다른 체험 전시가 열린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덕수궁관리소는 3일부터 서울 덕수궁 돈덕전에서 특별전 ‘대한제국 황실 만찬, 에이아이(AI)로 차리다’를 마련한다. 대한제국 황실의 연회 문화를 인공지능 기술로 체험하는 생활사 전시회다. 전시장에는 양·꿩고기, 연어, 송로버섯, 캐비어 등 30종의 식재료 모형이 나오고, 관객이 원하는 재료를 고르면 생성형 인공지능이 요리 이미지와 메뉴 이름, 관련 이야기를 만들어 그만을 위한 황실 만찬을 차린다. 센서가 재료를 인식하면 인공지능이 조리하고, 이렇게 만들어진 음식은 식탁 위 접시에 실물처럼 나타난다. 체험 시간은 약 5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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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초 서양식 조리기구와 제과 틀 같은 관련 유물도 같이 선보인다. 발광다이오드(LED)로 된 미디어월(벽면의 투사 영상)은 또 다른 볼거리다. 대한제국 황족과 조정의 문·무관, 각 나라 외교관이 환담하며 음식을 먹는 황실 만찬 영상이 실감나게 상영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6년 인공지능 콘텐츠 제작 지원사업’ 선정 업체인 다베로아트와 덕수궁관리소가 꾸린 민관 협업 전시다. 내년 3월28일까지.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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