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 없는 데이터센터 전력 효율…원전 3기 분량 전기 새나갈라
네이버의 초대형 데이터센터인 ‘각 춘천(GAK Chuncheon)’의 서버실이 가동되고 있는 모습. ‘전기 먹는 하마’라는 데이터센터가 전력을 덜 쓰도록 전력사용효율(PUE) 측면에서 기준을 세워 적극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네이버 제공
3대 메가프로젝트로 막대한 추가 전력수요가 예상되면서, 데이터센터가 전력을 덜 쓰도록 유도하는 ‘전력사용효율(PUE) 관리 제도’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 데이터센터의 PUE를 선진국 수준으로 개선하면, 2060년 대형 원전 2~3기의 연간 발전량에 맞먹는 전력을 아낄 수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25일 정부 등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는 데이터센터 운영자가 PUE를 일정 수준 이하로 유지하도록 하는 의무 기준이 없을 뿐 아니라, PUE를 측정해 정부에 보고하도록 하는 제도도 없다.
PUE는 데이터센터가 전력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쓰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로, 전체 전력사용량을 서버 등 정보기술(IT) 장비가 사용하는 전력량으로 나눈 값이다. 1에 가까울수록 IT 장비 외 냉각·공조 등에 쓰이는 전력이 적다는 뜻이다.
정부가 PUE를 체계적으로 관리하지 않다 보니 국내 데이터센터의 평균 PUE가 얼마인지도 명확히 알기 어렵다.
지난해 관련 감사에 나선 감사원이 관계부처 자료와 전력사용량 등을 토대로 데이터센터 현황부터 다시 파악해 평균 PUE를 직접 추정했다.
감사원이 산출한 국내 주요 데이터센터 평균 PUE는 1.76이었다. 반면 정부가 올해 ‘전력수급기본계획 수요전망’에 적용한 2024년 PUE는 2.26으로 차이가 크다. 정부가 일관되게 활용하는 공식 PUE 통계가 없는 셈이다.
해외에서는 데이터센터의 PUE를 관리하기 위한 다양한 제도를 일찌감치 도입했다.
중국은 2019년부터 신규 대형·초대형 데이터센터의 PUE 기준을 제시해 지속적으로 강화해왔고, 기존 데이터센터에도 PUE 개선을 유도해왔다. 베이징 등에서는 PUE가 나쁠수록 전기요금을 할증하는 제도도 운영 중이다.
독일은 아예 법으로 PUE 기준 달성을 의무화했다. 기존 데이터센터는 2030년부터 PUE 1.3 이하, 2026년 7월 이후 가동하는 신규 데이터센터는 1.2 이하를 달성해야 한다.
유럽연합(EU)은 일정 규모 이상 데이터센터에 PUE 정보를 정기적으로 보고하도록 하고 있다.
미국은 10년 전인 2016년 연방정부 데이터센터에 PUE 목표를 적용하고 비효율적인 시설의 통폐합을 추진했다. 이후 일률적인 PUE 목표는 폐지했지만 PUE 측정·보고는 이어가고 있다.
PUE를 적극 개선하면 상당한 전력수요를 줄일 수 있다는 국내 연구도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이 최근 공개한 ‘AI 시대 데이터센터 증가의 국내 에너지 소비 시사점’(김철현·김성균) 보고서에선 2060년까지 국내 데이터센터의 전력소비량을 전망하면서 적극적인 PUE 개선이 이뤄지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를 비교했다.
분석 결과 PUE를 적극 개선할 경우 전력수요 절감률은 2040년 16~18%까지 높아져 이후 2060년까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60년에는 연간 11.6~22.2TWh(테라와트시)의 전력을 아낄 수 있는 것으로 계산됐다. 최대 절감량이 대형 원전 2~3기의 연간 발전량에 맞먹는 규모다.
특히 대형보다 소형, 신규보다 기존 데이터센터에서 PUE 개선에 따른 전력 절감 여지가 더 큰 것으로 분석됐다.
김철현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PUE 규제가 없다면 데이터센터 운영자가 비싼 비용을 들여 고효율 냉각설비를 설치할 유인이 없고, 관련 기술이 발전할 유인도 줄어든다”며 “PUE 개선은 빠를수록 전체 효과가 누적적으로 커지는 만큼 서둘러 정책 결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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