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독성 연기’에 항의 시위 …서울 면적 32배 불 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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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숨 쉴 권리가 있다.” 11년 만에 최악의 산불 사태를 겪은 인도네시아에서 제트(Z)세대 대학생을 중심으로 정부에 항의하는 시위가 퍼지고 있다. 산불로 발생한 유독성 연무 때문에 호흡기 질환을 겪는 이들이 많아지자 정부에 제대로 된 재난 대응을 요구하는 것이다.
24일(현지시각) 에이피(AP) 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의 보도를 보면, 지난 19일부터 전날까지 대형 산불이 발생한 보르네오섬, 수도 자카르타 등 인도네시아 6곳 이상의 도시에서 학생과 시민단체 주도로 산불 대응을 촉구하는 시위가 열렸다.
연무로 주황빛이 된 하늘 아래 시위대는 두꺼운 마스크를 쓴 채 “연무 비상사태”, “우리가 불타면 너희도 함께 불탄다”, “당장 불을 꺼라” 등의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었다. 이들은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에게 산불과 연무 사태를 국가 차원의 재난으로 선포하고, 불을 이용한 산림 개간을 막으라고 촉구했다. 서자바주 반둥에서 열린 시위에 참여한 빈센트 토머스 파자자란대 학생은 에이피에 “인도네시아 국민은 크게 분노하고 있다”며 “책임 있는 관료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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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인도네시아 산불은 2015년 이후 가장 심각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산림파괴 감시 플랫폼 ‘누산타라 아틀라스’는 올해 1∼9월 인도네시아에서 산불로 약 1만9200㎢가 불탔다고 추정했다. 서울 면적의 약 32배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매년 건기인 4월부터 산불이 발생하곤 하지만, 올해는 지구온난화와 엘니뇨로 우기 강수량이 줄어 그 규모가 더 커졌다. 특히 불이 숲 주변 이탄지로 번지는 현상이 화재 규모를 키웠다. 이탄지는 죽은 나뭇잎과 풀 같은 식물 잔해가 오랫동안 쌓여 형성된 습지로, 가뭄으로 마른 상태에서 화재가 나면 땅속까지 불이 붙어 몇 달간 꺼지지 않을 수 있다. 여기에 팜유나 목재 농장을 만들려고 숲을 태워 농지로 개간하는 관행도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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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산불로 인한 연무 피해다. 인도네시아 보건부는 8월 중순 이후 7개 주에서 발생한 급성 호흡기 질환자가 33만명을 넘었다고 집계했으며, 이 가운데 절반가량은 10살 미만 어린이였다. 실제 환자 수는 더 많을 것이라는 추정도 나온다. 연무로 학교 휴업이 잇따르고, 시야 악화로 항공편 운항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산불 진압을 강화하기 위해 진화 인력과 항공기 등을 추가 투입했지만, 국가재난 지정에는 아직 부정적이다. 시민단체연합 ‘나파스 칼바르’는 엘니뇨가 예고됐는데도 정부가 예방 조처를 하지 않아 피해를 키웠다며 정부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냈다. 황폐한 산림을 바이오연료 원료 생산에 활용하려는 정부 구상도 산림을 화재에 더 취약하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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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에서 몰려온 연무 피해를 본 주변국은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싱가포르 국가환경청은 최근 인도네시아 기업 10곳에 진화와 소각 중단, 재발 방지 계획 제출을 요구하고, 인도네시아 사업과 연계된 싱가포르 팜유·산림 기업 10곳에도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앞서 로런스 웡 싱가포르 총리는 산불에 책임이 있을 수 있는 기업을 조사해, 필요한 경우 자국의 초국경 연무오염법에 따라 조처하고 다른 나라와의 공동 대응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이날 인도네시아가 산불 사태로 갈등을 빚는 싱가포르를 상대로 자국 수요를 우선한다며 천연가스 수출을 줄였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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