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흉기난동, 인명피해 더 클 수 있었다···의자 던져 범인 제압한 ‘시민 영웅들’
흉기난동 사건이 발생한 인천 남동구 홈플러스 인천 구월점 상업시설에 지난 13일 경찰들이 출동해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인천의 한 대형 복합쇼핑건물에서 발생한 50대 남성의 흉기 난동을 제압한 것은 다름 아닌 맨몸의 시민들이었다. 박찬대 인천시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이들에 대한 정부 포상을 요청했다.
14일 경찰과 목격자들에 따르면, 전날 인천 남동구 구월동 한 복합쇼핑건물에서 양손에 흉기를 묶고 난동을 부린 피의자 최모씨(59)를 제압하는 데는 신중현씨(23)와 나현준씨(31)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신씨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그 자리에 있었으면 누구나 나 같은 행동을 했을 것”이라며 “의로운 시민이 되기 위해 나선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신씨는 여자친구와 함께 4층 CGV 영화관으로 가던 중 흉기를 들고 난동을 부리는 최씨를 발견했다. 그는 추가 피해를 막아야 한다는 생각에 주변에 있던 의자를 최씨를 향해 힘껏 던졌다. 최씨는 의자에 맞고 쓰러졌다가 일어나 에스컬레이터를 따라 다시 3층으로 내려갔다.
그러자 신씨가 아래층에 있던 사람들에게 “붙잡으라”고 소리쳤다. 신씨의 다급한 목소리를 들은 시민들은 쓰러진 최씨를 의자로 눌러 제압하고 흉기를 빼앗았다.
신씨는 “당시 4층 영화관에는 어린이와 중학생들이 많이 있었다”며 “최씨가 올라왔으면 대형 인명 사고로 이어질뻔 했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를 막아야겠다는 생각에 의자를 던졌다”고 덧붙었다.
나씨도 이날 여자친구와 2층 푸드코트에서 식사도중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도망가는 모습을 봤다. 그는 “최씨가 양손에 칼을 들고 휘두르는 것을 푸드코트 업주 혼자서 의자로 막기엔 역부족이라고 생각했다”며 “상황을 막을 수 있는 기구가 의자밖에 없어 의자를 들고 대치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대치가 이어지자 최씨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다른 곳으로 이동해 사람들을 계속 찌르고 다녔다”고 설명했다.
최씨는 3층 주차장으로 올라갔으며 이 과정에서 내려오던 여성 1명에게도 흉기를 휘둘렀다. 이후 4층 영화관으로 올라가려다 신씨 등에게 제지당하자 다시 내려왔으며, 나씨가 푸드코트 사장과 함께 최씨를 제압해 경찰에 인계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씨도 최씨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가벼운 찰과상을 입었다.
그는 “그나마 그때 멈춰서 다행”이라며 “지금이라도 다시 그런 상황이 온다면 또 나설 것 같다”고 말했다.
박찬대 인천시장은 SNS를 통해 정부에 신씨와 나씨에게 ‘용감한 시민상’을 포상해달라고 요청했다.
박 시장은 “범죄 현장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범인 제압에 나선 시민들 덕분에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며 “정부 포상 요청과 함께 인천시 차원에서도 두 분께 깊은 감사를 전하겠다”고 밝혔다.
최씨는 지난 13일 오후 1시 40분쯤 대형 복합건물에서 흉기 난동을 벌여 20대 여성 1명이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되는 등 8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이 여성은 현재까지도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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