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곳곳에 파괴공작 정황…러, 우크라 지원여론 흔들기 관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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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A=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유럽 곳곳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을 겨냥한 사보타주(파괴 공작) 정황이 잇따라 포착돼 긴장이 고조하고 있다.
유럽 안보당국은 이 같은 사보타주를 유럽의 방어 태세를 시험하고 우크라이나 지원 전선을 흔들려는 러시아의 의도적인 위협으로 보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을 종합하면 이번 주 들어 네덜란드, 리투아니아, 덴마크 등에서 사보타주로 의심되는 인프라 공격과 군사 도발이 동시다발로 발생했다.
이날 네덜란드 중부와 북부 일대 철도망에서는 철로 30여 곳에서 파이프 같은 장애물이 발견됐다. 이에 따라 열차 운행이 전면 중단되면서 철도 교통이 마비됐다.
철도 운영사 프로레일 측은 "해당 물체는 누군가 의도적으로 설치한 것으로, 철도 인프라에 대한 사보타주"라면서 아직 행위 주체와 동기는 파악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네덜란드 정보기관(AVID)과 경찰, 검찰은 수사에 착수했다.
15일 자정 직후에는 발트해에 면한 리투아니아 상공을 정체불명의 드론 1대가 침범해 나토 소속 이탈리아 전투기가 출격했다.
귀도 크로세토 이탈리아 국방부 장관은 이 드론이 "러시아에서 왔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러시아 동맹국 벨라루스를 거쳐 리투아니아 영공으로 진입한 이 드론은 리투아니아 제2 도시인 카우나스 근처에서 나토 전투기에 격추됐다.
격추된 드론은 폭발 장치를 탑재했다고 로베르타스 카우나스 리투아니아 국방장관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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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그는 현장을 수색하는 과정에서 "폭발 장치를 발견했으며, 이후 폭발물 처리 전문가들에 의해 무력화됐다"고 전했다.
러시아와 국경을 접한 나토 회원국인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에스토니아에서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드론 침입 사건이 지속해서 일어나고 있다.
지난 14일 발트해에서는 러시아 군함이 덴마크 헬리콥터를 향해 비상 조명탄 2발을 발사했다.
덴마크 공군 소속 헬리콥터 1대가 국제수역의 러시아 호위함을 상대로 일상적인 촬영 임무를 수행하던 중 조명탄 공격을 받았으며, 발사된 조명탄 2발 중 1발은 헬기에 근접해 지나갔다고 덴마크군은 밝혔다.
덴마크 당국은 사건 발생 직후 즉각 블라디미르 바르빈 주덴마크 러시아 대사를 불러 항의했으나, 러시아 측은 사건의 책임을 덴마크로 돌렸다.
바르빈 대사는 "덴마크 공군 헬기가 영해 밖 공해상에 있는 러시아 군함 근처에서 위험한 기동을 벌인 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냈다.
앞서 지난 13일에는 러시아 드론이 폴란드 지척의 우크라이나 야호딘-도로후스크 국경 부근 볼린 지역의 우크라이나 철도 시설을 공격했고, 이 여파로 키이우를 떠나 바르샤바로 가던 여객 열차의 기관차가 크게 파손됐다.
특히 이번 공습은 재임 중 우크라이나를 전폭적으로 지지했던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 칼 빌트 전 스웨덴 총리와 여러 EU 외교 관리를 태운 열차가 우크라이나 서부 야호딘 역을 출발해 폴란드 국경을 넘은 직후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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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에서 기인한 문제를 해결한다며 '특별군사작전'을 지속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이달 초에는 독일에서 대규모 정전을 노린 걸로 보이는 전력망 공격 사건이 이틀 연속 발생했다.
당국은 좌익 극단주의 단체 또는 외국 정보기관의 사보타주를 의심하고 수사 중이다.
유럽 안보당국은 나토 회원국에서 일어나는 사보타주 사건의 상당수를 러시아 정보기관이 꾸몄다고 의심한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자국과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억제하고 나토의 대응 의지를 시험하기 위해 유럽에서 복합적인 공작을 펼친다고 본다.
특히 프랑스 등 유럽 주요국 선거를 앞두고 친러시아 극우정파가 득세하는 상황에서 대중의 우크라이나전 피로도를 높이고 지원 여론을 약화하려는 시도로 의심한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덴마크와 리투아니아에서 잇따라 사보타주 의심 사건이 발생한 직후 러시아를 지목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이 사건들은 단발성이 아니다"라며 "우리의 준비 태세와 결의를 시험하려는 러시아의 광범위한 침략 및 도발 패턴의 일환"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는 우리의 결의가 더욱 강해지는 것만을 보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나토와 협력해 공동 억제력과 방위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러시아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부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공습 때문에 안전후방이 없다는 점을 거듭된 도발의 동기로 의심하기도 한다.
우크라이나에 군사적 지원을 지속해 사실상 후방 역할을 하는 유럽을 때리는 게 장기전의 균형을 유지할 대안으로 보는 시각이 러시아에서 힘을 얻는다는 얘기다.
그러나 러시아는 유럽, 특히 나토 동맹국들에 집중된 사보타주 정황에 대해 자국의 연루설을 거듭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rice@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09월16일 09시11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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