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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October 30, 2026

내가 도는지, 세상이 도는 건지··· 원인 따라 증상도 치료법도 다른 ‘어지럼증’ [건강 돋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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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럼증은 원인이 다양해 정확한 진단이 우선돼야 한다. 게티이미지

어지럼증은 원인이 다양해 정확한 진단이 우선돼야 한다. 게티이미지

어지럼증은 살면서 한 번쯤 겪고 넘어갈 수 있는 흔한 증상입니다.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날 때 핑 도는 어지러움이 느껴지기도 하고 술기운에 몸을 가누기 어려워져 비틀거리기도 하죠. 이런 일시적인 현상은 금방 지나가지만, 쉽게 진정되지 않고 일상생활을 어렵게 하는 어지럼증이 이어질 경우 정확한 감별과 진단이 필요합니다. 원인이 매우 다양해 그에 따라 치료 방법도 크게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어지러움은 의학 용어로 ‘현훈’이라고 부르는데, 유발하는 원인에 따라 크게 말초성 현훈과 중추성 현훈으로 나눕니다. 말초성은 대체로 귀 안에서 몸의 균형을 담당하는 전정기관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경우를 가리킵니다. 중추성은 뇌의 문제 때문에 생기는 것이고요. 일반적으로 전정신경염이나 이석증처럼 말초성 현훈에 해당하는 원인 질환이 더 흔한 편이며, 뇌졸중이나 뇌종양처럼 중추성 현훈을 일으키는 질환이 생겼다면 상태가 매우 위중해질 수 있으므로 시급한 대처가 필요합니다.

두 유형의 어지럼증은 증상에서부터 차이를 보입니다. 말초성일 경우 주변이 빙글빙글 도는 것 같은 느낌이 심하게 나타납니다. 이 증상이 갑자기 생기는 대표적인 질환이 전정신경염입니다. 전정신경은 귀에서 받아들인 평형감각 정보를 뇌로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 신경에 이상이 생기면 심한 회전성 어지러움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구역질이 나고 토하는 증상이 동반될 때가 많고 걷거나 가만히 서 있기조차 어렵기도 합니다. 증상이 쉽게 사라지지 않고 몇 시간에서 며칠까지도 지속될 수 있어 일상생활이 어려워집니다.

이선욱 고려대 안암병원 신경과 교수는 “갑자기 심한 어지럼이 생기면 단순히 빈혈이나 피로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전정신경염처럼 평형감각을 담당하는 신경계의 이상이 원인일 수 있다”며 “특히 어지럼증이 오랫동안 지속되거나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심하다면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합니다.

이석증은 전정신경염과 비슷한 유형의 어지럼증을 유발하지만 증상이 주로 나타나는 상황에서 차이를 보입니다. 누웠다 일어나거나 고개를 돌리는 등 특정 자세에서 짧고 강하게 어지러움을 느끼는 현상이 반복되는 특징이 있거든요. 안정된 자세를 한동안 유지하면 어지럼증이 차차 가라앉는 점도 전정신경염과는 다릅니다. 이는 이석증이 귀 안에서 평형감각을 유지하는 작은 탄산칼슘 결정(이석)이 제자리에서 벗어나 가까운 반고리관 등으로 흘러들어가 감각 이상을 부르면서 나타나는 질환이기 때문입니다.

이와 달리 중추성 어지럼증은 주변이 빙빙 도는 느낌보다는 어찔어찔하고 아득해지는 듯한 느낌이 더 강하다고 표현할 순 있겠습니다. 다만 막연할 수 있는 이런 표현만으로 실제 증상을 감별하긴 어렵습니다. 그래서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말이 어눌해지고, 물체가 두 개로 보이는 복시가 나타나는 등의 동반 증상 발생 여부가 원인 질환을 찾는 단서가 됩니다. 만일 어지럼증과 함께 이들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뇌에 혈액 공급이 차단되어 발생하는 뇌졸중의 위험 신호일 수 있습니다. 그밖에 뇌종양이나 뇌신경장애 등도 중추성 현훈을 일으키는 질환이고요.

어지럼증이라는 증상으로 같이 묶이기는 하지만 원인 질환이 각기 다르기 때문에 치료 방법은 저마다 천차만별입니다. 대체로 말초성 어지럼증은 대증요법을 기본으로 하면서 질환별 특징에 따른 치료를 병행하고, 중추성 어지럼증은 뇌의 원인 질환 치료가 급선무입니다. 전정신경염은 우선 심한 어지럼증과 구역, 구토 등을 줄이기 위한 대증치료를 시행하고, 이후 평형감각이 회복되도록 돕는 전정재활치료도 시행합니다. 이석증은 환자의 머리와 상체를 특정 방향으로 움직여 제자리를 이탈한 이석을 원래의 위치로 되돌리는 에플리법 등의 치료로 효과를 보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밖에 말초성 현훈을 유발하는 메니에르병에 대해선 원인이 되는 귓속 높은 압력을 떨어뜨릴 수 있는 이뇨제, 혈관확장제 등을 증상 완화 약물과 함께 처방합니다.

어지럼증 원인을 판별하는 검사인 안구운동검사, 자율신경기능검사 등을 거쳐 뇌에 이상이 생긴 중추성 현훈으로 추정되면 자기공명영상(MRI)으로 뇌 속을 들여다봐야 합니다. 뇌 안에서 혈류나 신경의 이상, 종양 등이 문제가 되는지 살펴보기 위해서죠. 이런 뇌질환이 어지럼증의 원인인 것으로 드러나면 해당 원인 질환의 치료가 우선이므로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이 교수는 “어지럼증은 발생 양상과 지속시간, 동반 증상이 진단에 중요한 단서가 된다”며 “발음 이상, 팔다리의 힘 빠짐, 복시 등 신경학적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응급질환의 가능성을 고려해 즉시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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