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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September 13, 2026

[단독] 정부 “대미투자 수익률 16% 이상 돼야 원리금 회수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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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지난달 20일 미국 방문을 마치고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귀국,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지난달 20일 미국 방문을 마치고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귀국,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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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000억달러 대미 투자 원금과 이자를 회수하기 위해서는 수익률이 최소 16% 이상이어야 한다고 잠정 계산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업과 전문가그룹은 ‘상업적 합리성’을 충족하기 쉽지 않은 기준이라면서도, 미국 내 에너지 수요가 우상향하는 상황에서 우리 기업 참여 범위와 투자금 운용 방식에 따라 충분한 이익을 회수할 수도 있다고 전망한다.

산업통상부는 올해 2월 한미전략투자특별법안 처리를 앞두고 국회에 한미 양국이 체결한 전략적 투자 양해각서(MOU) 운용 방안을 보고했다. 한겨레가 13일 당시 보고 내용을 확인해 보니, 200억달러를 투자한 프로젝트에서 20년에 걸쳐 원금과 이자(5% 간주이자율)를 상환한다고 가정할 때 이에 필요한 내부수익률(IRR)은 연평균 16.68%였다. 투자 이듬해부터 해마다 10억달러씩 원금을 균분 상환하고, 이자는 원금 상환에 따라 단계적으로 감소하는 상황을 가정한 것이다. 앞서 양국은 원금과 이자를 회수할 때까지는 5대5로 수익을 나누고, 투자금에 대한 이자율은 투자 시점의 미국 20년 만기 국채 고정금리에 양국이 합의한 가산금리(0.3%포인트 수준)를 더해 정하기로 했다. 즉 200억달러를 투자했다면 20년간 610억달러를 벌어야 이런 수익 분배 구조를 맞출 수 있다.

정부는 오는 17일 국회에 223억달러(약 30조원)짜리 대미 투자 프로젝트인 미 텍사스주 엔시날 가스복합발전(6.3GW 규모) 투자·운영 방안을 보고한다. 미국 요구로 우리 정부가 책정했던 사업비(198억달러)보다 12%가량 증액됐다. 이 경우에는 20년간 680억달러를 벌어야 원리금 회수가 가능한 셈법이다. 앞서 국내 발전사 최초로 미국에 진출한 한국남부발전은 2022년 6월 상업운전에 들어간 미시간주 나일스 가스복합발전소(1.085GW 규모)에서 운영 수익 1억달러(1400여억원)를 회수했다고 지난 1일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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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주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가 급증하며 전력 수요도 가파르게 동반 상승하고 있다. 2024년 기준 전세계 데이터센터는 1만2000개로, 이 가운데 5381개(45%)가 미국에 있다. 7월에 나온 미래에셋증권의 글로벌 에너지 보고서는 “향후 데이터센터 증가 비중이 유지될 경우 보수적으로 가정해도 미국 데이터센터 관련 전력 수요는 74GW가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데이터센터발 전력 수요에 따른 미 천연가스 발전량이 2026년 89.6TWh→2030년 169.8Twh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텍사스주 전력망(ERCOT)을 포함한 주요 전력시장에서 천연가스·원전·재생에너지 발전을 통합 운영하는 비스트라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1분기 마이너스 3%에서 올해 1분기 27%로 폭등했다. 2분기 영업이익률은 13.8%였다. 텍사스 가스복합발전 부문 영업이익이 데이터센터발 전력 수요로 크게 늘어난 결과다. 최근 가스복합발전소를 인수한 텍사스 기반 에너지기업 엔알지 에너지 역시 올해 2분기 13%의 영업이익률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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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주는 미 최대 가스 생산지역이다. 발전업계 관계자는 “정부도 수익률 계산기를 열심히 두드리고 있겠지만, 텍사스는 현지조달 수준의 셰일 가스 가격 경쟁력과 전력 수요가 최대 강점이다. 다만 미국은 환경 이슈에 워낙 민감하다. 텍사스 주정부가 비교적 우호적이긴 해도, 송전망 등 계통 구축이 지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원자재 가격 변동에 따른 공사비 상승 변수와 함께 전력·용수 부족으로 인한 주민 반발과 공사 지연 등 사업비 증액 요인을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국제통상 전문인 권병규 미국 변호사(법무법인 인화)는 “대미 투자 원리금 회수 여부는 예단하기 어렵다. 그래서 투자금 운용 구조를 어떻게 짜느냐가 중요하다. 단순히 투자하고 그 이자를 받는 식이라면 이익이 제한되겠지만, 프로젝트에 우리나라 벤더들을 끼워 넣거나 해당 특수목적법인(SPV)을 미국에 상장하는 등의 운용 시스템을 설계한다면 투자금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회수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한미 전략적 투자 양해각서에서 미국은 프로젝트에 참여할 벤더(기계·설비·자재·부품 등 공급업체)를 정할 때 한국 업체를 우선적으로 선정하고, 가능하면 한국이 추천한 프로젝트 매니저를 두기로 합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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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 양국은 하나의 프로젝트에서 손실이 발생해도 다른 프로젝트 수익으로 이를 상쇄하는 ‘리스크 풀링’ 방식을 합의했는데, 최근 미국 요구에 따라 개별 프로젝트별로 수익과 손실을 정산하기로 변경했다. 원리금 회수 안전판을 깼다는 비판도 있지만,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정부 관계자는 “공사비가 초과할 경우 등에 대비해 우리는 연간 투자 한도(200억달러)를 두고 있는데, 리스크 풀링 방식에서는 미국이 한도를 초과한 수익 재투자를 요구할 수도 있다. 장단점을 종합적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대미 투자 협상 과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수익성 확보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리스크 풀링이냐 개별 프로젝트냐는 핵심이 아니다. 이자율을 어떻게 할지, 우리가 벤더를 얼마나 차지할 수 있을지, 우리가 공급하는 중간재에 부과되는 미국 관세를 어떻게 할지, 장기계약인 만큼 미국이 사전구매계약을 할지 등을 신경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른 프로젝트의 선행 모델이 되는 가스복합발전 투자·운영 계약 조건을 정할 때부터 전력 수요 변동에 대비하기 위한 장기 전력구매계약, 사업비 증가로 인한 손실 분담 조건 등을 미국과의 최종 계약 과정에서 꼼꼼하게 따져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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