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답게” 우즈 응원 문자에…김주형, AG 금메달로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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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시간 동안 잠든 시간은 고작 6시간. 미국에서 프레지던츠컵을 마치고 일본으로 건너온 김주형(24)이 피로와 긴장 속에서 끝내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냈다. 그의 곁에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보낸 짧은 응원 메시지도 있었다.
김주형은 3일 일본 아이치현 가스가이 컨트리클럽 동코스(파70)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골프 최종 라운드에서 6언더파 64타를 쳤다. 최종 합계 18언더파 262타. 2위 그룹을 3타 차로 따돌리고 개인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3번 홀(파5)에서 이글을 잡아내며 경쟁자들과 간격을 벌렸다.
우승 뒤 연합뉴스 등과 기자회견에서 김주형은 “오늘 아침에 일어나 휴대전화를 보니 가장 먼저 우즈에게 문자가 와 있었다. 정말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메시지가 무엇이었는지 묻자 “비밀인데…”라며 웃은 뒤 휴대전화를 확인하고는 이렇게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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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하지도 말고, 덜하지도 말고, 그냥 너답게 하고 오라(Just be you. Nothing more, nothing less)는 메시지였다.”
우즈의 응원은 낯선 일이 아니었다. 김주형은 “우즈는 어디서든 나를 지켜보는 것 같다. 우승했을 때도 그랬고, 지난달 28일 프레지던츠컵이 끝났을 때도 마찬가지였다”고 했다. 그는 이어 “나라를 대표한다는 책임감과 자부심이 컸는데, 그 메시지를 보고 내 플레이만 하면 잘할 수 있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화는 잘 안 받을 것 같으니 답장 메시지를 보내야겠다”며 “금메달을 깨물고 있는 사진을 보내겠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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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메달을 얻기까지 과정은 만만치 않았다. 김주형은 프레지던츠컵이 끝난 직후 일본행 비행기에 올랐다. 현지에 도착한 것은 새벽 5시. 버스를 타고 이동해 비가 내리는 가운데 연습했고, 충분히 잠을 자지 못한 채 1라운드에 나섰다. 48시간동안 6시간밖에 자지 못했다. “정말 죽는 줄 알았다. 너무 힘들었다. 거의 못 잔 채 경기에 임했다.”
그는 최종 라운드 막판 티샷이 왼쪽으로 치우친 것도 쌓인 피로 때문이었다고 돌아봤다. “너무 피곤해서 그랬다”며 웃은 김주형은 “내 능력으로는 도저히 좋은 기량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더라. 하나님께 정말 많이 기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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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담도 컸다. PGA 투어 대회와 이번 대회의 긴장감을 비교해 달라는 질문에 김주형은 “PGA 투어에서는 매 라운드 매 순간이 긴장되지는 않는데, 이번 대회는 시작부터 끝까지 매 순간 긴장의 연속이었다”고 했다. 순위표는 일부러 보지 않았다. “전반에 좋은 성적을 내 앞서간다는 느낌은 받았지만, 순위표를 보면 더 긴장할 수 있어서 보지 않았다. 17번 홀을 끝내고 2위 그룹과 3타 차라는 걸 확인한 뒤에야 안도감이 들었다.”
13번 홀 이글도 들뜨지 않으려 애쓴 순간이었다. “티샷을 페어웨이에 올리고 두번째 샷을 붙여 이글 퍼트를 넣었다. 똑같이 하려고 했고, 들뜨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개인전 금메달로 한국 남자 골프는 2010년 광저우 대회 김민휘 이후 16년 만에 아시안게임 개인전 정상에 올랐다. 다만 단체전에서는 중국에 밀려 은메달을 따냈다. 김주형은 “단체전 은메달은 아쉽다. 그래도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는 없다. 감사하고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이번 우승은 김주형이 PGA 투어에서 이어갈 선수 경력에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 혜택을 받게 돼, 군 복무로 투어 활동이 중단될 가능성을 덜었다. 다만 김주형은 병역 문제를 우승의 전부로 보지 않았다. 그는 “뉴스나 소셜미디어를 최대한 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오로지 나라를 대표한다는 마음으로 이번 대회에 임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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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 투어에서 김주형은 이미 통산 4승을 거둔 선수다. 2022년 윈덤 챔피언십에서 만 20살에 첫 우승을 거뒀고, 같은 해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에서 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2023년에도 슈라이너스 대회 정상에 올랐다. 긴 부진을 겪은 뒤 올해 제네시스 스코틀랜드 오픈에서 통산 4승째를 거두며 반등했고, 지난주 프레지던츠컵에서도 인터내셔널팀의 핵심 선수로 활약했다.
김주형은 “PGA 투어에서 처음 우승한 2022년도 특별하지만, 올해는 내가 가진 모든 짐을 하나씩 떨어뜨리는 해였다. 가방에서 물통을 하나씩 빼내는 느낌이었다”며 “이제는 발 뻗고 잘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오늘 얼마나 잘 수 있을 것 같으냐는 질문에는 “모르겠다. 잠이 안 올 수도 있다”며 웃었다.
지난해 말 결혼한 아내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이번 주 계속 전화해서 기도해주고, 함께 묵상하고 성경 말씀을 같이 읽었다. 큰 안정감을 줬다. 아내에게 많이 의지하면서 이겨냈다”고 말했다.
다음 목표는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이다. 2024 파리 올림픽에서 공동 8위에 올랐던 김주형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서 올림픽은 조금 더 마음 편하게 갈 수 있겠다”며 “다음 올림픽은 미국에서 열리고 경기장도 많이 쳐봤던 곳이다. 올림픽 금메달을 목표로 계속 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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