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이 변해도 끄떡없다…패션계에 부는 ‘오젬픽 프루프’ 바람

비만 치료제 오젬픽이 패션업계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옷 사이즈가 끊임없이 변해도 계속 입을 수 있는 옷에 관심을 갖는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른바 ‘오젬픽 프루프(체중 변화에 영향받지 않는) 옷이 필수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에스터 마나스, 이세이 미야케, 사카이를 비롯한 디자이너들은 체중 변화에 따라 옷을 새로 살 필요가 없는 의류를 개척하고 있다.
LVMH 영 디자이너 프라이즈 결선 진출자이자 자신의 이름을 딴 의류 브랜드의 공동 창립자인 에스터 마나스는 “여성들은 다이어트 전후 옷장이 따로 필요하다는 생각 자체에 지쳐있다”며 “오젬픽으로 인한 논쟁은 수년간 쌓여온 변화를 촉발시킨 가장 최근의 계기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진정한 변화는 여성들이 자신의 옷이 자신의 몸에 대해 어떻게 느껴야 하는지 좌우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했다.
마나스의 의류 라인은 유연하고 신축성 있는 소재와 몸의 움직임에 따라 자연스럽게 흐르는 실루엣으로 제작된 원사이즈 제품들을 선보인다.
에스터 마나스의 공동 창립자이자 디자이너인 발타자르 델피에르는 “우리는 옷 한 벌로 가능한 한 많은 체형과 사이즈를 포용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설계된 유연한 패턴을 처음부터 새로 만든다”며 “러칭(주름 장식), 고무줄, 드로스트링, 조절 가능한 스트랩 등은 모두 이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도구들”이라고 설명했다.
사실 오젬픽 시대가 패션계의 고민으로 떠오르기 전에도 체형에 따라 조절 가능한 의류는 있었다. 바로 일본 브랜드 이세이 미야케가 선보인 ‘플리츠 플리즈’ 라인이다. 신축성 있는 폴리에스터 저지 소재에 정교하게 설계된 주름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옷이 본래의 형태나 스타일을 잃지 않으면서 변하는 체형에 꼭 맞게 밀착돼 정형화된 사이즈에 맞지 않는 여성들에게 인기였다.
또 다른 일본 브랜드 사카이 역시 독특한 스타일과 해체적인 실루엣 덕분에 인기를 얻고 있다. 일체형 벨트와 조임끈, 랩 구조와 같은 디테일 덕분에 손쉬운 사이즈 조절이 가능하다. 편안한 핏과 구조적인 패널의 조합도 체형 커버력을 높여준다.
‘진짜 여성들을 위한 옷’을 만드는 것으로 찬사받는 디자이너 피비 파일로 역시 자신의 이름을 딴 브랜드를 통해 자유도 높은 옷을 선보였다. 바지와 재킷에 전략적으로 배치된 지퍼와 조절 가능한 허리선 등이 착용자가 원하는 대로 옷의 실루엣, 드레이프, 핏을 바꿀 수 있도록 해준다.
사이즈가 늘어나는 옷 중심으로 컬렉션을 선보이는 독립 브랜드들도 다수 있다. 영국 브랜드 ‘더 피메일 아키타입’은 옷 자체에 설계된 시스템을 통해 여러 사이즈에 걸쳐 조절할 수 있는 스타일을 선보인다. 조절 가능한 허리 밴드가 있는 일본산 데님 청바지를 비롯해, 옆선에 패널 시스템을 적용해 무려 6가지의 각기 다른 옷 사이즈에 맞춰 변형할 수 있는 테일러드 블레이저도 출시했다.
새 옷을 사는 대신 기존 옷을 변형시킬 수 있는 액세서리나 도구도 주목받고 있다. 패션 스타일리스트 데니스 호의 아이디어로 탄생한 마그네틱 패션 액세서리 ‘킷도’가 대표적이다. 이 제품은 셔츠, 스커트, 심지어 원피스 등 다양한 의류의 핏과 룩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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