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 고수’ 소문난 김대리, 주식계좌 확인해보니…“이정도면 상위 10%”

미래에셋·NH투자증권 고객 분석
주식자산 72%가 상위 10%에 집중
20대는 1억, 30대는 2억1740만원
나이 들수록 같은 세대 내 격차 커져
#서울에서 전세로 거주하는 30대 직장인 A씨는 매달 30만~50만원을 국내 주식에 투자한다. 월급에서 주거비와 생활비, 대출 원리금을 빼고 남는 돈이다. 3년 동안 모은 주식의 평가금액은 약 1200만원. 삼성전자 등 대형주를 중심으로 투자하고 있지만 목돈을 마련하기 쉽지 않아 투자 규모를 늘리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면 수도권에 사는 60대 은퇴자 B씨의 사정은 다르다. 20년 넘게 직장생활로 모은 여유자금과 배당금을 주식에 재투자하면서 현재 국내 주식 평가금액이 약 11억원에 이른다. 삼성전자와 금융주 등을 장기간 보유하며 자산을 크게 불려왔다.
이렇듯 같은 주식시장에 참여해도 투자자가 가진 자금과 투자에 쓸 수 있는 시간은 제각각이다. 그렇다면 내 또래 투자자들은 주식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을까. 주요 증권사 고객들의 계좌를 들여다보니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보유 규모가 커졌다. 동시에 같은 세대 안에서 일부 투자자에게 주식자산이 집중되는 현상도 더욱 뚜렷해졌다.
5일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의 연령대별 국내 주식 보유 현황을 분석한 결과 올해 9월 말 두 증권사 고객의 주식 평가잔고는 총 444조752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각 연령대에서 보유액 상위 10%에 해당하는 고객들의 주식을 합하면 319조6902억원이었다. 전체의 71.9%다. 나머지 90% 고객이 보유한 주식은 전체의 28.1%에 그쳤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주식자산 집중의 배경으로 투자 여력의 차이가 장기간 누적된 점과 대주주들의 지분가치 상승 등을 꼽았다. 매달 생활비를 쓰고 남은 돈으로 주식을 사는 투자자와 이미 상당한 지분을 보유한 투자자가 같은 통계에 포함되는 만큼, 보유액에는 다양한 자산 형성 경로가 반영돼 있다는 설명이다.
연령대별 상위 10%의 평균 잔고를 보면 차이가 선명하다. 20대는 약 1억1810만원으로 1억원을 조금 웃돌았지만 30대는 약 2억1740만원으로 두 배에 가까웠다. 40대는 약 4억3260만원, 50대는 약 6억9060만원이었다. 60대 이상에서는 약 10억6180만원으로 10억원을 넘어섰다. 20대 상위 10%와 비교하면 약 9배다.
이 수치는 또래 투자자 가운데서도 보유액이 많은 상위 10%의 평균이다. 해당 연령대 투자자 전체가 이만큼의 주식을 갖고 있다는 뜻은 아니다. 특히 고령층에서는 상위 투자자의 잔고와 나머지 투자자의 잔고 사이에 큰 간극이 있었다.
60대 이상 고객들의 국내 주식자산은 총 165조381억원으로 조사 대상 연령대 가운데 가장 많았다. 이 중 상위 10%가 126조8762억원을 보유해 전체의 76.9%를 차지했다. 나머지 90% 투자자의 평균 보유액은 약 3550만원이었다. 상위 10%의 평균 잔고와 약 30배 차이다.
‘60대 주식 부자’라는 말만으로는 같은 세대 안의 서로 다른 형편을 설명하기 어려운 셈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주식 보유액이 많다고 해서 반드시 투자성과가 좋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특히 은퇴를 앞두거나 이미 은퇴한 투자자라면 주식 평가잔고가 크다는 사실만으로 노후 준비가 충분하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은퇴 이후에는 계좌에 찍힌 평가금액과 생활에 쓸 수 있는 자금을 함께 살펴야 한다는 얘기다. 이 관계자는 “생활비로 사용할 현금성 자산이 얼마나 있는지, 특정 종목에 자산이 과도하게 집중돼 있지는 않은지, 주가가 급락해도 생활에 지장이 없는지를 함께 점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같은 세대 안에서 나타나는 자산 쏠림은 60대 이상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상위 10%의 주식자산 점유율은 20대 62.4%, 30대 64.7%, 40대 69.2%, 50대 71.1%로 연령대가 올라갈수록 높아졌다. 20대에서도 상위 10%가 또래 전체 주식자산의 60% 이상을 보유했지만, 60대 이상에서는 그 비중이 80%에 육박했다. 두 연령대의 차이는 14.5%포인트였다.
단순히 젊은 층보다 고령층의 주식 보유액이 많다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결과다. 각 연령대 안에서 상위 10%가 차지하는 몫을 따로 계산해도 고령층으로 갈수록 집중도가 높아졌다. 나이가 비슷하더라도 주식자산의 규모는 크게 달랐고, 그 차이는 고령층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이 실장은 “장기적으로 주가 상승률이 경제성장률을 웃돌 경우 가계 내 자산 격차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령층의 주식 보유 규모가 크더라도 차입을 통해 투자한 비중이 높다면 주가 급락 시 자산이 크게 훼손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시야를 6년 전으로 넓히면 다른 변화도 보인다. 여전히 주식자산 대부분을 상위 투자자가 보유하고 있지만, 집중도 자체는 낮아졌다.
두 증권사의 국내 주식 평가잔고는 2020년 9월 145조9078억원에서 올해 9월 444조7524억원으로 약 세 배 늘었다. 같은 기간 집계된 고객 수도 약 214만명에서 618만명으로 증가했다. 주식시장에 참여하는 투자자와 이들이 보유한 자산이 함께 늘어난 것이다.
이 기간 연령대별 상위 10% 고객의 주식자산을 합산한 점유율은 76.5%에서 71.9%로 4.6%포인트 낮아졌다. 나머지 90% 고객의 몫은 23.5%에서 28.1%로 커졌다. 전체 주식자산이 증가하는 가운데 상위 10% 밖의 투자자들이 보유한 자산의 비중도 확대됐다.
20대와 60대 이상에서도 같은 흐름이 나타났다. 20대 상위 10%의 점유율은 2020년 69.0%에서 올해 62.4%로 6.6%포인트 하락했다. 60대 이상은 83.4%에서 76.9%로 6.5%포인트 낮아졌다. 주식 투자 저변이 넓어진 6년 동안 두 연령대 모두 상위 투자자에게 집중됐던 보유 구조가 다소 완화됐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또래의 잔고는 자신의 위치를 가늠할 참고자료지만, 계좌를 평가하는 기준이 될 수는 없다”며 “투자에 투입한 원금과 기간, 앞으로 필요한 생활자금까지 함께 살펴야 보유 주식의 규모가 갖는 의미를 읽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
006800 KOSPI
22,150 ▼ 7.90%
미래에셋증권 등 주요 증권사 고객의 연령대별 국내 주식 보유 현황 분석에서 상위 10% 고객의 보유액이 319조6902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의 올해 9월 말 고객 주식 평가잔고 합계는 총 444조7524억원으로 조사됐습니다.
연령대별 자산 쏠림 현상과 투자 저변 확대가 동시에 나타나며 계좌 평가 기준에 대한 다양한 시선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NH투자증권
005940 KOSPI
22,850 ▼ 2.97%
9월 말 집계에서 NH투자증권 고객 계좌를 포함한 국내주식 평가잔고가 444조7524억원으로 나타났습니다.
두 증권사 고객의 상위 10% 보유액은 전체 평가잔고의 71.9%를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자산 집중도가 커지는 흐름은 고객별 현금흐름 점검의 중요성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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