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Jerusalem PostUS carrier Abraham Lincoln departs Thailand after respite visitוואלהמשרד הבריאות הלבנוני: 4 נהרגו ו-20 נפצעו בתקיפות צה"ל בדרום לבנוןInquirerRomualdez must be allowed to answer Bonoan claims, if any, lawyer saysPunchIndonesia’s main airport suspends operations after volcanic eruptionCNN TürkBeyaz Saray'dan oyun skandalıDaily MaverickATHLETICS: Supermoms Walaza and Malungane are moulding SA’s sports starlets한겨레온실가스만이 문제가 아니다 [김해동의 기후시민]Football ItaliaHow Buffon is moving on from the ‘searing disappointment’ of Italy’s World CupUOLIndonésia fecha aeroportos após erupção do vulcão Anak KrakatauPremium TimesGani Fawehinmi’s legal battles opened Nigeria’s political space – Uba SaniNTVSon dakika deprem mi oldu? Az önce deprem nerede oldu? İstanbul, Ankara, İzmir ve il il AFAD son depremler 06 Eylül 2026NHK 社会福井 記録的大雨から1週間 ボランティアが活動 農産物の被害も
The Daily Newsstand · Free, Always
Sunday, September 6, 2026

라오스 계절노동자가 겪은 한국 농촌 [6411의 목소리]

Translate

google구글 선호 매체 등록

강원 평창의 한 농장에서 계절노동자들이 카이피라 상추의 모종을 심고 있다. 필자 제공
강원 평창의 한 농장에서 계절노동자들이 카이피라 상추의 모종을 심고 있다. 필자 제공

광고

로자나(가명) | 계절노동자

저는 라오스에서 온 계절노동자입니다. 숙련된 기술, 시간을 잘 지키는 태도, 성실하고 긍정적인 자세 덕분에 한국의 농민들은 저를 다정하게 ‘아들’이라고 불러주곤 합니다. 저는 라오스 사야불리주의 가난한 농촌 마을에서 태어났습니다. 부모님은 논농사를 짓고 소규모로 가축을 기르셨지만, 여섯 식구의 생계를 꾸리는 일은 무척 어려웠습니다. 지금은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저와 누나 둘이 강원 평창의 고랭지에서 카이피라 상추와 감자, 당근 등을 재배하고 있습니다.

광고

2023년 7월13일 처음으로 한국 땅을 밟았습니다. 계절노동자 비자(E-8)로 한국에 들어오면 최대 8개월까지 체류하면서 인력이 부족한 농촌 지역에서 일할 수 있습니다. 정식 고용 알선 기관의 합법적인 절차를 밟아 농번기에는 한국에서 일하고, 계약 기간이 끝나면 고향으로 돌아가는 생활을 4년째 해왔습니다.

광고

광고

한국에 오는 과정은 쉽지 않았습니다. 무려 2500달러(약 340만원), 라오스 돈으로 약 6천만키프나 되는 큰돈을 마련해야 했습니다. 비자 수수료와 건강검진 비용, 항공료를 비롯해 거주등록확인서, 신분증, 여권, 토지 등기증 등 각종 서류를 준비하는 데에도 돈이 필요했습니다.

한국에 도착해서 실제로 배정받은 일터는 계약서에 적혀 있던 곳과 완전히 달랐습니다. 2023년 경북 안동에서 일했던 5개월 동안은 일터를 세번이나 옮겨야 했습니다. 처음 배정받은 농장 숙소에는 화장실조차 없었고, 노동자 다섯명이 비좁은 컨테이너 안에서 생활했습니다. 고향의 가족들과 연락할 수 있는 와이파이도 없었습니다. 겨우 몸을 씻을 뿐이었고, 심지어 제대로 용변 보는 것조차 허락되지 않았습니다. 참담한 환경을 견딜 수 없어 다른 농장으로 옮겨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광고

두번째 농장에서는 제가 잠든 사이 술에 취한 동료 넷이 저를 폭행해 심한 부상을 입었습니다. 라오스인 노동자 대표와 담당 회사에 신고하고 경찰에도 도움을 요청했지만, 아무도 책임지려 하지 않았습니다. 신변에 위협을 받고 있다는 두려움에 저는 다시 한번 일터를 옮겨달라고 요청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세번째 농장의 현실은 그 자체로 두려웠습니다. 일종의 마약류인 산업용 대마를 수확하는 일을 했는데, 대마 냄새로 머리가 깨질 듯 아팠습니다. 하루 12시간 온몸의 뼈가 부서지도록 쉼 없이 고된 노동을 했지만, 품삯은 고작 5만원이었습니다. 고용주의 모욕적인 언어폭력과 매일같이 이어지는 발길질, 신체적 폭력을 견딜 수 없어서 다시 일터를 옮겨달라고 신청했습니다. 그러나 인력송출 업체는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며 책임을 회피했고, 단기 노동자를 돕는 고용노동부의 조처는 너무 느렸습니다. 노동자가 심각하게 아픈 상황에서도 회사는 상태를 확인하거나 점검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이곳에서 일하던 계절노동자 16명이 한달 만에 일터를 떠났고, 저도 강제로 본국으로 돌려보내졌습니다.

현재의 ‘사업장 변경 정책’은 개선할 필요가 있습니다. 계절노동자는 장기간 일거리를 받지 못하거나, 신체적 폭력을 당하거나, 임금을 체불하는 등의 상황에 처했을 때 아무런 조건 없이 사업장을 변경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까다롭고 복잡한 사업장 변경 절차 때문에 아무 잘못도 없는 노동자가 강제로 본국으로 돌려보내지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최근 라오스 국적의 한 계절노동자가 폭염 속에서 일하다 목숨을 잃었다는 소식을 듣고 깊은 슬픔을 느꼈습니다. 그 노동자의 작업반장이 휴식 시간을 얼마나 주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한낮의 가장 뜨거운 시간을 피하도록 작업 일정을 조정했다면 끔찍한 사고는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일부 작업반장들은 노동자의 생명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오로지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일을 강요합니다.

광고

계절노동자는 한국 농촌의 농번기를 함께 책임지는 중요한 사람들입니다. 저는 농업을 사랑합니다. 그리고 한국에서 생활하며 앞선 기술을 배우고,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 소통하며 성장해가는 제 삶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한국에서 일하는 계절노동자들이 자기 삶의 질을 높이고, 자신을 둘러싼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 있기를 바랍니다. 계절노동자가 단지 노동력이 부족할 때 이용되고 필요 없어지면 버려지는 도구가 아니라, 함께 땀 흘려 일한 결실을 나누는 이웃으로 여겨지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번역 이영란 ‘싸바이디 라오스’ 저자

※ 노회찬재단과 한겨레신문사가 공동기획한 ‘6411의 목소리’에서는 삶과 노동을 주제로 한 당신의 글을 기다립니다. 200자 원고지 12장 분량의 원고를 6411voice@gmail.com으로 보내주세요.

View the original on 한겨레

KioskNews shows a cleaned-up reading view extracted from the publisher’s page — the original always lives on their site, not ou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