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성향 달라도 친구 가능” 26%p↓…정치 적대감 3년새 확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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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계엄 사태 이전에는 나와 정치 성향이 다른 사람들에 대해 ‘자기 성향을 극단적·노골적으로 드러내지만 않는다면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뒤 에스엔에스(SNS)에서 계엄과 부정선거 음모론을 옹호하는 몇몇 주변 사람들을 보면서 ‘진짜 답이 없다, 못 친해지겠다’는 생각으로 바뀌었다.”(김유진·가명, 27·여)
“친구 사이에 정치 성향에 따라 의견이 갈릴 수는 있어도, 굳이 큰 마찰을 만들거나 싸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지난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보면서, 더불어민주당이나 이재명 대통령을 무지성으로 지지하는 사람들이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이지훈·가명, 30·남)
한겨레가 2024년 2월과 2025년 4월, 지난 6월 분석한 ‘유권자 추적조사’에서 정치적 입장이 다른 사람에 대한 관용도가 크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12·3 내란 사태와 서울서부지법 폭동,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과 이재명 대통령의 당선, 그리고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이로 인해 파생된 부정선거 음모론까지 정치적 전환기가 이어지면서 정치 성향이 다른 유권자 사이의 정서적 간극이 멀어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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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성향 다른 사람 친구 삼을 수 있다” 응답 3년간 급감
한겨레는 지식콘텐츠 스타트업 언더스코어와 함께 ‘2024~2026 유권자 추적조사’를 분석했다. 해당 조사는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이창근 교수 연구팀이 여론조사 전문업체 엠브레인에 의뢰해 매 회차 전국 만 20~69살 성인 2천명을 대상으로 순환 패널 방식으로 실시한 웹 조사로, 모두 3회에 걸쳐 진행됐다. 순환 패널 방식은 표본의 일부를 새 인원으로 교체하며 진행하는 조사 기법으로 유권자 의식을 추적하는 동시에 현재의 민심을 함께 살필 수 있다는 특징을 띤다.
먼저 정치 성향이 다른 사람을 얼마나 받아들일 수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나와 다른 정치 성향의 사람을 친구로 삼을 수 있는지’를 물었다. 2024년 조사를 기준(0)으로 뒀을 때 ‘친구로 삼을 수 있다’는 응답은 2025년 조사에서 13.6%포인트, 2026년 조사에선 25.5%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대별, 성별로 세분화하면 하락률이 가장 가팔랐던 계층은 20~30대 여성이었다. ‘친구로 삼을 수 있다’는 응답은 2024년 조사와 견줘 2025년 조사에서 19%포인트 하락, 2026년 조사에서 30%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20~30대 남성은 2024년 조사와 비교해 2025년 조사에서 7%포인트 하락, 2026년 조사에서 14%포인트 하락하면서 가장 완만한 하락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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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정치학)는 16일 “ 여성이 남성에 비해 정치 관 심도와 참여도가 높아지면서 내 편과 상대편을 구분하는 경향이 강하게 드러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명호 동국대 교수(정치행정학)는 “전세계적인 정서적 양극화 흐름에 더해, 우리나라의 계엄과 탄핵이라는 특수 사건이 상호작용한 구조적 결과로 보인다”며 “상대 진영을 정치적 경쟁자가 아닌 ‘적’으로 규정하게 되면서 정책적 이견을 넘어 시민적 유대, 사회적 신뢰 자본 자체에 위기가 오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언론보다 유튜브 신뢰할수록 정치 성향 다른 사람 멀리해
지지 성향이 다른 이를 얼마나 수용할 수 있는지를 가르는 또 다른 요인은 ‘유튜브’ 등 미디어 지형의 변화였다. 3차 조사에서 ‘주류 언론보다 유튜브를 신뢰한다’는 문장을 제시하고 ‘매우 공감한다’는 의견을 5점으로, ‘매우 비공감한다’(주류 언론을 신뢰한다)는 응답을 1점으로 측정했을 때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유튜브 신뢰 정도가 가장 높았고(2.82점), 민주당 지지층(2.46점)과 무당층(2.43점) 차례였다. 장우영 대구가톨릭대 교수(정치외교학)는 “권력을 가지지 못한 집단은 언론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지는 반면 뉴미디어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진다”며 “언론이 ‘우리의 욕구를 반영해주지 못한다’ ‘실제 여론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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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결과를 토대로 지지 성향이 다른 사람을 포용하는 관용도와의 상관관계도 확인했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선 언론 신뢰도가 가장 높을 때 ‘정치 성향이 다른 사람을 친구로 사귈 수 있다’는 응답이 70%였지만, 유튜브 신뢰도가 가장 높을 때는 27%로 극명한 견해차를 보였다. 민주당 지지층에선 언론 신뢰도가 가장 높을 때 ‘정치 성향이 다른 사람을 친구로 사귈 수 있다’는 응답이 55%, 유튜브 신뢰도가 가장 높을 때는 38%였다.
이를 두고 개인이 특정 신념이나 원하는 정보만 받아들이고, 다른 의견들을 배척하는 에코 체임버(echo chamber·반향실) 효과를 보여준다는 해석이 나왔다. 박원호 서울대 교수(정치학)는 “유튜브 같은 뉴미디어가 편파적인 뉴스와 ‘강화 피드백’(특정 행동에 대한 반응이 더 자주 일어나도록 유도한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라고 짚었다. 박명호 교수도 “유튜브 알고리즘이 만들어내는 에코 체임버 효과와 확증편향이 상대 진영에 대한 정서적 적대감을 키운 결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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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policy-survey-202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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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2026 유권자 추적조사
-조사 기간: 1차(2024년 2월14∼19일), 2차(2025년 4월3∼11일), 3차(2026년 6월17∼24일)
-조사 대상 : 만 20~69살 유권자 2천명
-조사 방법 : 온라인 순환패널조사
-조사 기관 : 엠브레인
-조사 기획 :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이창근 교수 연구팀
-조사 기획 및 데이터 분석 : 언더스코어
-표본 오차 : 95% 신뢰 수준에 ±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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