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성과급 66% 뛰었지만…예정처 “소비 진작 효과는 제한적”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경향신문 자료사진
반도체 호황으로 기업 실적과 임금이 크게 늘고 있지만, 소득 증가가 민간소비 확대로 이어지는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임금 상승이 일부 산업의 일시적 성과급에 집중된 데다 주식·부동산 등 자산가격 상승에 따른 혜택도 고소득층에 쏠려 있기 때문이다. 산업별·소득계층별 격차가 소비 양극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11일 국회예산정책처가 최근 발표한 ‘2027년 NABO 경제전망: 2026~2030’ 보고서를 보면, 예정처는 내년 민간소비 증가율을 2.0%로 전망했다. 기존 전망치(1.8%)보다 0.2%포인트 상향 조정했지만, 올해 전망치(2.3%)보다는 0.3%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예정처는 최근 임금 상승이 기본급보다 상여금·성과급 등 일시적 소득 증가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1분기 전 산업 상용근로자의 특별급여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상용임금총액 증가율은 3.9%였는데, 이 가운데 특별급여의 기여도가 2.0%포인트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실제 최근 반도체 관련 업종의 특별급여 증가는 전체 임금 상승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고용노동부 사업체노동력조사 원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상용근로자 1인당 월평균 임금총액은 431만8000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3.1%(13만1000원) 증가했다. 반면 반도체 제조업이 포함된 전자·통신업의 임금총액은 943만4000원으로 23.1% 늘었다. 성과급 등이 포함된 이 업종의 특별급여는 66% 급증했다.
예정처는 특별급여 증가가 소비로 이어지는 효과는 상대적으로 작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성과급은 기본급과 달리 기업 실적에 따라 지급 규모가 달라지고 지속성도 불확실하다는 이유에서다. 예정처는 “최근 임금 상승이 민간소비를 뒷받침하겠으나 그 파급력은 표면적인 임금총액 증가율보다 작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산업별 임금 상승 격차도 소비 확대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꼽혔다. 반도체 관련 제조업과 금융·보험업 등 호황 산업의 임금 증가율은 높았지만, 다른 산업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소득 증가가 일부 산업 종사자에게 집중되면서 소비 증가 효과도 경제 전반으로 확산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예정처는 또한 부동산·주식 등 자산가격 상승도 민간소비를 늘리는 요인으로 꼽았지만, 소비 진작 효과는 계층별로 차이가 클 것이라고 진단했다. 주택가격 상승이 수도권에 집중된 데다 금융자산도 고소득층에 편중돼 있기 때문이다. 주가 변동성 역시 큰 만큼 자산효과의 지속성도 불확실하다. 예정처는 “주택가격 상승이 전·월세 상승으로 이어지면 임차가구의 소비 여력은 오히려 줄어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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