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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October 27, 2026

로봇개 ‘스팟’, 이민단속 지원한다…보스턴다이내믹스 직원들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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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국방·보안 관련 무인 로봇 솔루션을 제공하는 미국 기업 라데코는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로봇 ‘스팟’을 기반으로 개조한 ‘케르베로스’(사진)를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에 납품할 예정이다. 라데코 홈페이지
에너지·국방·보안 관련 무인 로봇 솔루션을 제공하는 미국 기업 라데코는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로봇 ‘스팟’을 기반으로 개조한 ‘케르베로스’(사진)를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에 납품할 예정이다. 라데코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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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르베로스는 그리스신화에서 지하세계 문을 지키는 머리 셋 달린 개다. 눈은 활활 타오르고, 입에서 흘러나오는 침은 닿기만 해도 죽는다. 대중문화와 금융권, 보안업계에서는 ‘철통 보안’ 이미지로 차용된다.

사람과 공 던지기 놀이를 하고, 산업현장에서 작업자 안전을 챙기는 친근한 모습으로 소개되는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로봇 ‘스팟’에 ‘케르베로스’라는 무시무시한 이름이 붙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강경한 이민자 단속으로 사망 사고 등이 끊이지 않는 이민세관단속국(ICE)에 납품되면서다. 시민단체가 보스턴 다이내믹스 본사 앞에서 판매 중단을 요구하는 항의시위를 하고, 이 회사 직원 수백명이 이에 동조하는 청원에 참여했다. 로봇 기술을 선도하는 미국과 중국의 인공지능(AI) 로봇 성능이 급속히 향상하며 ‘상업용 로봇의 무기화’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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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팟의 ICE 납품은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직접 한 것은 아니다. 에너지·국방·보안 관련 무인 로봇 솔루션을 제공하는 미 기업 라데코가 스팟을 기반으로 개조해 ‘케르베로스’ 이름을 붙였다. 라데코는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공식 파트너사로, 수년간 미 국토안보부(DHS) 등을 대상으로 ‘스팟 작전 교육’을 해왔다. 스팟을 업그레이드한 케르베로스는 열화상 및 360도 카메라, 방사능·유독가스·폭발물 감지 기능, 군용 등급의 통신 장비, 문을 열 수 있는 로봇팔 등을 장착했다. 미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ICE는 지하 터널을 통한 불법 이민·밀수·인신매매 범죄 단속 등을 지원하는 용도로 케르베로스를 사용할 것이라고 한다.

보스턴 공영라디오 ‘WBUR’, 일간지 ‘보스턴 글로브’, IT전문매체 ‘아르스테크니카’ 등의 보도를 보면,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보스턴 다이내믹스 직원 300여명은 지난달 회사에 제출한 청원서에서 지난해 9월 미 조지아주 현대차그룹·엘지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을 ICE가 급습해 한국인 노동자 수백명을 구금한 사건 등을 거론했다고 한다. 이들은 “우리의 기술이 현대차의 동료들을 포함해 민간인을 탄압하고 폭력을 행사하는 정부기관에 사용되는 상황에서 보스턴 다이내믹스에서 일한다는 자부심을 가질 수 없다”며 납품 반대를 요구했다고 한다. 회사 경영진은 “스팟 판매 약관은 사람에게 위해·위협을 주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하거나, 임의로 무기를 장착하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이번 계약은 지능형 기계를 윤리적으로 발전시킨다는 우리 목적에 부합한다고 믿는다”며 라데코-ICE 계약 지지 뜻을 밝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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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 다이내믹스는 ‘로봇을 무기화하지 않으며, 무기로 사용하려는 이들과 협력하거나 사용 권한을 부여하지 않는다’는 윤리 원칙을 갖고 있다. 현대차그룹에 인수된 이후인 2022년에는 애질리티·유니트리 등 미·중 주요 로봇기업과 함께 상업용 로봇의 무기화에 반대하는 공동선언을 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5월에는 경찰서와 납품 계약을 한 업체가 스팟에 섬광탄을 장착하려 하자, 이에 보스턴 다이내믹스 직원들이 반발해 계약이 무산됐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그간 스팟은 소방대원과 협업해 열화상 카메라로 위험한 화재 현장 내부를 탐색하고, 재난 현장에서 생존자를 수색하고, 인질 사건에서 경찰 대신 투입돼 현관문을 열고, 폭발물과 생화학물질을 조사·탐지하는 임무 등에 투입됐다. 다만 이런 기능은 인명살상 등을 현장 지원하는 데 쓰일 수 있다. 아예 개조를 통해 살상무기를 장착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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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로이터통신은 중국이 2024년부터 상업용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을 군사용으로 전환하는 연구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자율살상무기에 대한 국제규범 마련을 요구해 온 문아영 피스모모 대표는 27일 “스팟은 2021년 프랑스 육사 군사훈련에 투입됐을 때도 논란이 됐다. 현재 자율살상무기 규제는 치명성을 기준으로 논의되고 있는데, 스팟 같은 경우는 그 경계에 있다. 사람을 직접 죽이지는 않지만, 사람이 죽을 수도 있는 환경에 배치될 때 상업용 로봇이라는 이름으로 규제가 면제될 수는 없다”고 했다. 문 대표는 “규제 공백 상황에서 상업용·민간용 로봇이 무기로 전용되기 전에 기업과 정부 차원의 제도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그룹은 “보스턴 다이내믹스 차원에서 대응한 것으로, 본사 입장은 따로 없다”고 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성능을 고도화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 미 자동차 생산라인에 아틀라스를 우선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8월 현대차그룹은 충남 계룡대에서 육군, 산업통상부와 함께 ‘로봇·피지컬 인공지능(AI) 및 첨단기술 활용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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