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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October 6, 2026

검찰개혁이 못 챙긴 사회적 약자 사법접근권 [왜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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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가 담긴 형사소송법 일부 개정 법률안이 지난 7월31일 오후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검사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가 담긴 형사소송법 일부 개정 법률안이 지난 7월31일 오후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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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흥 | 한국장애인인권포럼 장애인정책모니터링센터 책임연구원

2026년 7월31일, 국회는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완전히 폐지했다. 그리고 지난 2일 검찰청은 78년 만에 문을 닫았다. 수사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기소는 공소청이 나눠 맡는다. 수사와 기소 분리라는 오랜 검찰개혁 과제가 마침내 한 매듭을 지은 셈이다.

그런데 나는 ‘보완’이라는 단어 앞에서 자꾸 다른 장면이 겹쳐 떠오른다. 검찰의 권한을 덜어내는 일에는 ‘보완’이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정작 개혁의 뜨거운 논쟁이 이어지는 내내 장애인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의 권리야말로 언제나 ‘보완적으로만’ 다뤄졌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그랬다. 아동학대·가정폭력·성범죄·스토킹·장애인학대·노인학대 등 사회적 약자를 겨냥한 범죄의 송치 의무화 조항은 개정 형사소송법 최종안에서 빠졌다. 남은 것은 ‘나중에 개별 법률로 챙기겠다’는 약속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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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해 둘 것이 있다.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의 사법접근권은 ‘기본권’이다. 있으면 좋고 없어도 그만인 보조적 권리, 이른바 ‘보완권’이 아니다. 유엔 장애인권리협약(CRPD) 제13조는 ‘사법접근’(access to justice)을 독립된 권리로 못 박고, 이를 실질적으로 보장할 절차적 편의 제공 의무를 국가에 지운다. 주목할 것은 이 절차적 편의가 고용·교육 영역의 ‘정당한 편의’와 다르다는 점이다. 정당한 편의는 ‘과도한 부담’을 이유로 제한될 수 있지만, 사법절차의 편의에는 그 항변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 국제적 통설이다. 장애인차별금지법 제26조와 발달장애인법 역시 수사와 재판 절차에서의 편의 제공과 진술 조력을 명시한다. 사법에 다가설 권리는 시혜가 아니라, 국가가 반드시 지켜야 할 기본권이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이번 개혁은 이 기본권을 어떻게 대했는가. 먼저, 사라진 옛 제도부터 보자. 과거 검찰의 보완수사가 언제나 약자의 편이었던 것은 결코 아니다. 이른바 염전 노예 사건에서는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을 검찰이 반려하고 1년 넘게 보완수사를 끄는 사이, 피해자가 더 큰 착취에 방치됐다. 그러나 그 권한을 걷어낸 새 제도라고 나은가.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가 사라지면서, 경찰 조사는 사실상 사건의 향방을 가르는 결정적 단계가 됐다. 조사 초기에 자신의 의사를 정확히 표현하기 어려운 발달장애인·청각장애인·정신장애인에게 이는 곧 방어권의 축소를 의미한다. 약을 복용한 정신장애 신고자가 되레 피의자로 오인돼 부당하게 체포되고, 발달장애인이 장애 특성을 고려 받지 못한 채 절도 혐의에 그대로 노출되는 일은 이미 벌어진 현실이다. 수사가 미진할 때 이를 바로잡을 이의신청의 부담마저, 정보와 조력에서 소외된 당사자 본인의 몫으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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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도 공백을 모르지 않는다. 부실수사와 사건 암장을 막겠다며 공소청에 불송치 사건을 전담 검토할 ‘불송치심사부’를 신설했다. 그러나 어디에도 장애 특성을 고려한 조력·의사소통 지원·구제 절차가 ‘기본값’(default)으로 설계돼 있지 않다. 그래서 진짜 질문은 ‘보완수사권을 없애느냐 두느냐’가 아니다. 어떤 제도를 세우든, 그 안에서 장애인의 사법접근권이라는 기본권이 ‘기본값’으로 설계돼 있느냐가 핵심이다. 옛 제도도 새 제도도 바로 그 기본값이 없었기에 약자를 놓쳤다.

답은 이미 나와 있다. 첫째,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의 송치 의무화를 이번 정기국회에서 개별 법률로 입법해야 한다. 둘째, 장애 특성을 고려한 방어권 보장과 진술 조력, 권리 보장이 실패했을 때 이를 되돌릴 구제 장치를 절차법에 명문으로 새겨야 한다. 시행령이나 내부 지침이 아니라, 법률의 언어로 써야 흔들리지 않는다. 셋째, 새로 출범한 중수청과 경찰의 전담 조직에 인력·예산·처리기한의 법적 근거를 부여하고, 이행하지 않을 때의 책임을 분명히 물어야 한다. 넷째, 이 모든 과정을 장애 당사자와 협의해 결정해야 한다. ‘우리를 빼놓고 우리에 관한 것을 결정하지 말라’(Nothing about us without us)는 원칙은 구호가 아니라, 입법의 원칙이자 방법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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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의 완성도는 언제나 가장 취약한 사람의 자리에서 측정된다. 검찰이 쥐고 있던 ‘보완’의 권한을 덜어내는 일이 개혁이라면, 장애인의 사법접근권을 ‘보완적’ 지위에서 ‘기본권’의 자리로 되돌리는 일 또한 똑같은 개혁이다. 그 자리를 비워 둔 채 개정이 끝난다면, 그것은 개혁이 아니라 또 다른 배제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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