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 미군기지 이전 급물살?…지사 선거, 보수성향 신인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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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오키나와현 지사 선거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총력 지원에 나섰던 무소속 고자 겐타가 승리했다. 다마키 데니 현 지사의 낙선으로 현내 핵심 현안인 후텐마 미군 기지의 헤노코 이전은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14일 일본 엔에이치케이(NHK) 방송은 하루 전 치러진 오키나와현 지사 선거에서 보수계 무소속 후보인 고자가 3선에 도전했던 진보 성향의 현직 다마키 지사를 제치고 당선됐다고 보도했다. 고자 당선자는 42만3124표를 얻어 다마키 현 지사(27만6060표)를 15만표 이상 앞지르는 압도적 승리를 거뒀다. 42살로 정치 신인에 가까운 고자는 2008년 일본 총무성에서 공무원으로 일하다 대형 컨설팅 회사로 이직해 직장인 생활을 했다. 이후 2022년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자민당 후보로 출마해 낙선한 뒤, 오키나와 나하시 부시장을 거쳐 오키나와 도정을 책임지게 됐다. 오키나와가 미군 통치에서 일본으로 복귀한 1972년 이후 출생자로는 처음 현 지사가 됐다. 역대 최연소 오키나와현 지사로도 이름을 올렸다.
고자의 승리로 이번 선거 쟁점의 하나였던 주일 미군 해병대 후텐마 기지 이전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미·일 양국은 1996년 오키나와현 중부 기노완시에 있는 후텐마 기지 반환에 합의했다. 이어 2006년 주일 미군을 북동부 나고시 헤노코로 이전하기로 합의했다. 이후 일본 정부는 미군기지 확장 공사를 진행했지만, 주민들이 오키나와현에 집중된 미군 기지 부담을 본토와 분담해야 한다며 현내 기지 이전 방식에 반대해왔다. 일본 국토 면적의 0.6%에 불과한 오키나와현에 주일 미군 기지의 70%가 집중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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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다마키 현 지사는 지난 8년간 재임하면서 자신의 지지세력과 각종 소송전 등을 통해 미군 기지 이전 반대 싸움을 벌여 왔다. 다만 관련 소송전은 대부분 패소했다. 일본 정부 입장에선 다카이치 총리 지원을 받은 고자의 당선으로 정치·행정적 장애물 하나가 사라진 셈이다. 고자는 선거 과정에서도 미군 기지 반환과 관련한 ‘정부-오키나와현 정책협의회’를 조기 재개해 정부 지원을 끌어내겠다는 공약으로 유권자 공감을 끌어냈다. 그는 “미군 기지의 헤노코 이전이 현재 후텐마 기지의 위험성을 제거하는 가장 빠른 방법”이라며 “정부가 반환 시기를 분명히 해 달라고 강력하게 요구하겠다”고 조속한 기지 이전을 기정사실화했다.
전국 최하위 수준인 오키나와의 경제와 복지 강화 공약도 주효한 것으로 풀이된다. 고자 당선자는 주민 실수령액을 ‘2배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육아 지원 예산도 2배로 확대하는 등 복지 강화를 전면에 내세웠다. 그는 선거 뒤 “많은 분이 오키나와가 앞으로 나아가는 방향으로 선택했다고 받아들이고 있다”며 “현민들의 생활고, 물가 급등, 새 산업 육성, 아동 빈곤을 포함한 육아 지원에 힘을 쏟고 싶다”고 말했다. 3선 도전에 실패한 다마키 현 지사는 “이런 게 정치의 결과라면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패배를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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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현 지사 교체로 다카이치 총리는 사실상 또 한번 선거 승리를 거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다카이치 총리는 정부 정책에 걸림돌로 작용했던 다마키 지사를 밀어내기 위해 고자에 대한 총력 지원에 나선 바 있다. 그는 지난달 말 자민당 임원회의에서 “오키나와현 지사 선거가 정권 기반을 가늠하는 선거”라며 “(자민당이) 추천한 후보를 확실히 지원하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또 보수 성향 후보의 하나였던 시모지 미키오 후보와 정책 협정을 맺어 고자 쪽으로 사실상 보수 단일화를 이끌어 당선을 뒷받침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14일 기자들과 만나 “경제 성장을 바라는 오키나와 현민들의 뜻이 반영된 선거인 것 같다”며 “당선자와 연계해 오키나와 경제를 강하게 하기 위해 저도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스즈키 준이치 자민당 간사장도 고자의 당선과 관련해 “다카이치 정부의 기반을 더욱 안정시킬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다카이치 총리로서는 지난해 자민당 총재 선거와 국회 총리지명 선거에서 열세라는 평가를 뒤집고 극적인 막판 뒤집기 승리를 거둔 바 있다. 이어 올초 중의원 조기 해산 뒤 치러진 선거에서 자민당 단독으로 3분의 2 넘는 의석을 차지하는 등 선거에서 연승을 이어가고 있다. 또 정부가 오키나와현에서 추진해온 중국 억지력 강화 방안뿐 아니라 자위대·해상보안청의 ‘긴급 상황시 특정 이용 공항·항만’ 확대 등도 이뤄질 여지가 생겼다. 다마키 현 지사는 그동안 자민당 정부가 요구해온 군사용 시설 확대를 허용하지 않았다. 자민당은 오키나와현 지사 선거 결과를 등에 업고 내년 통일지방선거에서도 연승을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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