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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November 7, 2026

LA 시장 된 인도계 민주사회주의자…‘서부 맘다니’ 평가엔 “나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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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티야 라만 로스앤젤레스 시장 당선인이 5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오리지널 파머스 마켓에서 캐런 배스 현 시장의 패배 선언 뒤 취재진 앞에 서있다. 로스앤젤레스/AFP 연합뉴스
니티야 라만 로스앤젤레스 시장 당선인이 5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오리지널 파머스 마켓에서 캐런 배스 현 시장의 패배 선언 뒤 취재진 앞에 서있다. 로스앤젤레스/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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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로스앤젤레스(LA) 시장 후보 등록 마감을 3시간 앞둔 지난 2월7일(현지시각) 밤, 니티야 라만(45) 로스앤젤레스 시의원이 시청에 후보 등록 서류를 냈다. 열흘 남짓 전만 해도 재선에 도전하는 민주당 캐런 배스(73) 시장의 지지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던 그였다. 가까운 동료조차 몰랐던 깜짝 출마에 지역 정계에선 “카이사르를 배신한 브루투스 같다”는 말이 나왔다. 라만은 후보 등록 다음날 자택 뒤편 별채에 자원봉사자들과 소박한 선거캠프를 차렸다.

9개월 뒤인 지난 5일, 배스 시장은 라만에게 전화를 걸어 패배를 인정했다. 이날 로스앤젤레스 시장 개표율 76% 상황에서 라만은 52%, 배스는 48%를 얻으며 라만의 당선이 확정됐다. 민주당 주류의 탄탄한 지지를 받던 첫 흑인 여성 로스앤젤레스 시장을 아웃사이더 후보가 꺾은 것이다. 둘 다 민주당 소속이지만, 로스앤젤레스 시장 선거는 후보의 정당 표기가 없는 비당파 선거이다. 현직 로스앤젤레스 시장이 재선에 실패한 것은 21년 만이다. 수도 워싱턴에 이어 미국 양대 도시인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시장 자리를 모두 민주당 내 진보 그룹 ‘미국민주사회주의자’(DSA·디에스에이) 소속이 차지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라만은 인도 출신 이민자로, 하버드대에서 공부한 도시계획가다. 2017년 로스앤젤레스의 주거 취약 계층을 돕는 봉사단체 ‘셀라 지역 노숙인 연대’를 공동 창립했다. 그는 2019년 “주택 문제를 의미 있게 논의하던 거의 유일한 조직”이라며 민주사회주의자에 가입했다. 2020년 시의원 선거에서는 8만 가구의 문을 직접 두드리는 풀뿌리 선거운동으로 현직 시의원을 꺾었다. 현직 시의원의 낙선은 17년 만이었고, 라만은 로스앤젤레스의 첫 민주사회주의자 소속 선출직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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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선거에서도 그는 철저한 아웃사이더였다. 동료 시의원 14명 가운데 그를 지지한 이는 한 명도 없었고, 민주사회주의자 시의원 3명마저 배스 편에 섰다. 배스는 토론회에서 “동료들이 당신과 일하기 무척 힘들어한다”며 그를 “검증되지 않은 후보”로 몰아세웠다.

조직과 거대 담론 대신 그는 로스앤젤레스 시민들의 피부에 와 닿는 공약을 선거 전략으로 내세웠다. 고장난 가로등과 파인 도로를 고쳐 “제대로 작동하는 도시”를 만들겠다는 식이다. 사회주택부터 일반 주택, 노숙인 쉼터까지 모든 소득 계층을 위한 주택 공급을 연간 3배로 늘리겠다는 공약도 내놨다. 높은 주거비에 시달리는 20∼30대 유권자들은 여론조사에서 라만에게 큰 지지를 보냈다. 2025년 1월 로스앤젤레스를 덮친 대형 산불 당시 아프리카 출장으로 자리를 비운 배스에게 실망한 민심도 라만에게 호재였다. 뉴욕타임스는 “라만이 트럼프 행정부와의 정치적 대결에 몰두해 온 진보 성향 도시의 지도부에 변화를 예고했다”며 “악명 높은 고비용 도시에서 점점 살기 어려워지는 젊은 유권자들의 일상적이고 구체적인 고통에 초점을 맞췄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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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의 할리우드 스타들의 지지도 세대에 따라 갈렸다. 제인 폰다와 새뮤얼 L. 잭슨은 배스를 지지했고, 민디 캘링, 애덤 스콧, 자부키 영-화이트 등 젊은 배우와 코미디언들은 라만 편에 섰다. 라만은 미투 운동 당시 여성 배우와 작가들이 만든 성폭력 대응 단체 ‘타임스 업’의 간부를 지냈고, 남편은 ‘모던 패밀리’ 등을 쓴 드라마 작가다.

라만은 같은 민주사회주의자 소속인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과 자주 비교되지만, 맘다니만큼 관계가 끈끈하지 않다. 그는 2024년 시의원 재선 때 친이스라엘 성향 단체의 지지를 받아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민주사회주의자 로스앤젤레스 지부와 충돌했다. 최근에는 민주사회주의자 전국 정치위원회가 그의 이스라엘 관련 입장을 문제 삼아 지지 철회를 표결에 부치기도 했다. 초고가 주택 거래에 부과하는 ‘맨션세’가 주택 공급을 위축시킨다며 개편을 주장하는 것도 민주사회주의 진영과 다른 노선이다. 배니티 페어는 “라만은 북유럽식 사회민주주의 모델을 선호한다고 말했다”며 “민주사회주의자 다수의 명시적인 반자본주의 구상보다, 규제가 있는 자유시장경제를 믿는다는 것”이라고 짚었다. 라만은 맘다니와 비교되는 데 대해 “감사하지만 나는 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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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만 앞에 놓인 로스앤젤레스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노숙인은 다시 늘고, 생활비는 치솟는 데다 노후 수도관은 파열하는 등 도시 곳곳이 신음하고 있다. 2028년 올림픽을 앞두고 “제대로 작동하는 도시”로 만들어야 한다는 압박이 크다. 선거 내내 자신에게 등을 돌렸던 시의회와도 일해야 한다. 라만은 선거일 밤 연설에서 “도시 곳곳에서 아무것도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시민들을 만났다”며 “절망은 도시를 죽일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그 절망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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