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전쟁 불안 틈타 가격 담합...석유화학업체 임원 2명 구속

석유화학 제품 가격을 담합해 수조 원대 부당 이익을 챙긴 혐의를 받는 국내 석유화학업체 전·현직 임원 2명이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이지영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9일 오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를 받는 석유화학업체 전·현직 임원 배모씨와 황모씨에 대해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이 영장을 청구한 8명 가운데 김유신 OCI 대표이사와 장영수 전 PKC 대표이사 등 나머지 6명에 대한 영장은 기각됐다. 법원은 이 가운데 3명은 혐의를 다투고 있어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고 증거인멸 우려도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다른 1명은 증거인멸이나 도주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나머지 2명에 대해선 “구속할 정도로 범죄 혐의가 충분히 소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 나희석)는 지난 14일 LG화학과 애경케미칼, OCI, 롯데정밀화학, PKC 등 석유화학업체 5곳의 전·현직 임원 8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가운데 6명은 현직, 2명은 전직 임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업체들이 수년간 폴리염화비닐(PVC)과 가소제, 가성소다, 염산 등 석유화학 제품 8개의 가격을 올리는 과정에서 인상 시기와 폭 등을 미리 협의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 제품들은 건설·제조업 등에 널리 사용되는 기초 소재다. 검찰이 파악한 담합 규모는 15조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중동 전쟁으로 나프타 등 원료 수급이 불안정해진 상황을 이용해 업체들이 가격 경쟁 대신 담합에 나섰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 5일 관련 업체 7곳을 압수수색했고, 이달 10일에는 김 대표와 장 전 대표 등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최근 생활 물가와 직결된 담합 사건을 잇따라 수사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14조2000억원 규모의 유가 담합 혐의로 국내 4대 정유사 법인과 임직원을 재판에 넘겼다. 이에 앞서 약 6조원 규모의 밀가루 담합과 3조2000억원 규모의 설탕 담합 사건도 수사해 관련 업체와 임직원을 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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