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티, 홍해 인근 요충지 장악, 전선 확대···미·이란 전 주요 변수 되나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가 10일(현지시간) 예멘 사나에서 행진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예멘의 친이란 무장세력 후티가 홍해 연안의 주요 항구 도시 모카를 점령했다. 홍해의 주요 통로인 바브엘만데브 해협에 대한 후티의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중동 내 분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은 10일(현지시간) 후티가 모카를 장악하고 홍해 연안의 하니시 제도 등까지 진격했다고 군 소식통들을 인용해 전했다.
모카 주민들은 이날 도시 곳곳에서 후티 대원들을 목격했으며 시장들이 문을 닫았다고 AP통신에 말했다. 일부 주민들은 후티 대원들을 피해 사우디가 지원하는 정부군 세력이 장악하고 있는 아덴으로 피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후티는 사우디에 대한 보복 차원으로 분쟁을 확대했다고 주장했다. 후티 정치국 소속 고위급 관리인 무함마드 알부카이티는 “후티의 목표는 영토 확장이 아닌 예멘의 주권과 독립을 완전히 회복하고, 사우디라는 적에 맞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무함마드 압둘살람 후티 대변인은 “후티의 작전은 방어적 성격”이라며 “예멘에 대한 공격이 중단되면 작전도 중단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우디도 후티에 대한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후티가 운영하는 알마시라TV는 이날 사우디의 지원을 받는 세력이 최근 몇 시간 동안 타이즈, 자우프, 호데이다, 마리브 주 등에 40차례 공습을 가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8일 후티의 사우디 남부 공습으로 어린이와 여성을 포함해 최소 73명이 다쳤다.
후티가 모카를 장악하면서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통제도 곧 이뤄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현재 병력을 추가 배치하고 있는 하니시 제도를 완전히 점령하면 후티는 인근 해상 교통에 대한 통제력을 더 확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모카는 바브엘만데브 해협에서 약 80㎞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영국 버밍엄대의 연구원인 우메르 카림은 “이번 공격은 (예멘 정부군 소속) 국민저항군과 사우디 연합군에게 상당한 전략적 차질”이라며 “후티는 이제 바브엘만데브 해협에 거점을 확보하기 위해 진격하고 있으며 이는 해협에서의 통항에 대한 그들의 영향력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 대리 세력인 후티가 공세를 확대하면서 미국과 이란의 전선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후티가 바브엘만데브 해협까지 완전히 통제하게 되면 이란이 이를 지렛대 삼아 미국과의 협상에서의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후티의 진격 작전은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직접적인 지시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의 언론 기관인 안사르 알라 미디어 사무소가 공개한 후티가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공격 이후 발생한 연기. AP연합뉴스
유엔 예멘 특사 한스 그룬드베리는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에서 “이번 사태는 유엔의 중재로 4년여 유지돼 온 예멘의 상대적인 평온이 끝났음을 의미한다”며 “만약 이 국면이 방치된다면 그 결과는 예멘 국경 안에만 머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4년 후티가 예멘 수도 사나를 장악하고 정부를 축출하면서 시작된 내전은 2022년 유엔의 중재로 임시 휴전에 합의했다. 이후 휴전이 두 차례 연장되면서 분쟁이 전면전 양상으로 확대되지 않았다. 사우디는 예멘 정부군을 지원하고 공습을 통해 내전에 군사적으로 개입해 왔다.
호르무즈 해협에 이어 사우디의 주요 수출로 중 하나인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한 운항에도 차질이 빚어지면서 세계 원유 시장 수급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전 세계 해상 무역량의 약 10%가 통과하는 주요 해상 통로다. 이날 브렌트유 가격은 3.5% 급등해 배럴당 100달러 선을 돌파했다. 미·이란 전쟁 발발 이후 원유 수출로가 막히면서 사우디의 원유 수출량은 1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KioskNews shows a cleaned-up reading view extracted from the publisher’s page — the original always lives on their site, not ou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