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유럽에 ‘러시아산 가스 더 수입하라’…독일 강력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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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협상의 일환으로 러시아산 천연가스의 유럽 수입 확대와 중단된 가스관 운송 재개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산 경유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고 의회가 통과시킨 신규 대러시아 제재의 적용까지 면제한 데 이어, 러시아에 막대한 경제적 이익을 안겨줄 수 있는 에너지 협력 확대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17일(현지시각) 협상 내용을 잘 아는 관계자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인 스티브 윗코프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우크라이나 및 유럽 당국자들과의 종전 협상에서 러시아산 천연가스의 유럽 수출 확대 방안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지난달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만났을 때도 러시아산 가스를 유럽으로 운송하던 우크라이나 경유 가스관의 재가동을 검토할 것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쪽은 가스 수출 확대가 러시아를 종전 협상에 끌어들이기 위한 경제적 유인책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과 유럽이 함께 추진해온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 축소 정책을 뒤집는 구상이다. 유럽연합(EU) 전체 가스 수입에서 러시아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45%에서 지난해 약 13%로 줄였다. 유럽연합은 내년까지 수입을 완전히 중단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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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는 러시아산 가스 수출 확대를 우크라이나 영토 문제와 안전보장, 러시아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향후 관계 등을 포괄하는 종전 합의의 일부로 검토하고 있다. 일부 유럽 및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은 미국 정부나 기업이 러시아산 가스 수출 사업에 지분을 확보해 수익을 나누는 방안까지 추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미국과 러시아는 러시아에서 독일까지 발트해 해저를 연결하는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사업에 미국 투자자가 참여하는 방안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인 투자자 스티븐 린치는 2022년 폭발로 피해를 입은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 인수를 추진해왔다. 백악관은 뉴욕타임스에 노르트스트림이 최근 협상 의제가 된 적은 없다면서 관련 합의가 이뤄지려면 유럽 동맹국들과 긴밀한 협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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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주요국 정부, 특히 독일 정부는 러시아산 가스 수입 확대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지난주 미국 플로리다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종전 관련 협상에서도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의 국가안보보좌관인 귄터 자우터가 이 방안에 강력히 반대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독일 경제장관으로서 러시아산 가스 의존도를 낮추는 정책을 주도했던 로베르트 하베크 전 장관도 뉴욕타임스에 “유럽, 특히 독일은 다시는 러시아산 가스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며 “우리는 러시아가 얼마나 신뢰할 수 없는 상대인지 경험했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미국의 움직임을 환영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의 경제특사인 키릴 드미트리예프는 16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에너지 행사에서 미국과 러시아가 러시아 원자력으로 가동되는 데이터센터 등 다양한 사업을 논의하고 있다면서 “조만간 몇 가지 중요한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양국의 경제협력 가능성을 거론하며 “마침내 얼음이 깨졌다”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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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은 최근 잇따른 대러시아 제재 완화와 맞물려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러시아산 경유 공급 확대를 위한 제재 완화를 발표한 데 이어, 16일에는 자신이 지난달 서명한 이른바 ‘그레이엄법’의 러시아 제재 조항 적용을 면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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