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부전 ‘다 나았나’ 싶었는데··· ‘이곳’ 빼고 좌심실만 회복되면 사망 위험 3.5배 높아
심장 박출률이 떨어지는 심부전 치료 시 대동맥을 통해 온몸으로 피를 내보내는 좌심실이 회복돼도 좌심방이 회복되지 않으면 사망 위험이 높게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심장에서 혈액을 보내는 기능이 떨어지는 심부전을 치료할 때 기존에는 좌심실의 기능 회복에 주로 주목했다. 하지만 좌심방 기능도 함께 회복되지 않으면 사망 위험이 3.5배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황인창·박지석 교수 연구팀은 이 같은 내용의 연구를 심부전 분야 국제학술지 ‘유럽심부전저널(European Journal of Heart Failure)’에 발표했다고 16일 밝혔다. 연구진은 ‘안지오텐신 수용체-네프릴라이신 억제제’(ARNI) 치료를 시작한 심부전 환자 중 치료 전과 1년 후 검사 결과가 확보된 1182명을 좌심실·좌심방 각각의 회복 여부에 따라 구분해 26개월 동안 추적 관찰했다.
심부전은 심장 근육이 손상돼 몸에 필요한 만큼의 혈액을 내보내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심근경색이나 고혈압 등으로 심장의 펌프 기능이 서서히 떨어져 심부전이 생기면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고 쉽게 지치며, 미처 빠져나가지 못한 혈액이 정체되면서 폐에 물이 차거나 다리가 붓는 증상이 나타난다.
심부전 중 특히 심장에서 혈액을 짜내는 힘이 약해진 유형인 ‘박출률 감소 심부전’에는 심장에 부담을 주는 호르몬을 억제하는 ARNI 치료법으로 약해진 심장을 원래 상태에 가깝게 되돌리는 수준의 치료도 가능해졌다. 그동안 해당 치료의 효과를 확인하는 기준은 좌심실이 인체에서 가장 큰 동맥인 대동맥을 통해 혈액을 온몸으로 뿜어내는 박출률에 초점을 맞췄고, 좌심실로 혈액을 넘겨주는 좌심방에 대해선 크기가 얼마나 달라졌는지를 확인하는 정도에 그쳤다. 다만 심부전이 진행되면서 좌심실에 이어 점차 기능이 떨어지는 좌심방이 치료 후 충분히 회복되지 못했을 경우 환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심장 근육의 움직임과 변형률을 정밀 측정하는 ‘스트레인 심초음파’를 활용해 심부전 치료를 받은 환자들의 좌심실·좌심방 기능 회복 및 그 영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좌심실 기능이 회복되더라도 좌심방 기능이 함께 회복되지 않은 경우 두 기능이 모두 회복된 환자에 비해 전체 사망 위험이 3.5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은 5.68배 높았다. 이는 좌심실과 좌심방 모두 회복되지 않은 환자의 전체 사망 위험도(3.35배) 및 심혈관질환 사망 위험도(6.00배)와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었다.
이 결과에 대해 연구진은 좌심실만 회복된 환자들에게선 좌심방의 크기가 줄지 않아 심장 안의 압력이 충분히 낮아지지 않는 등 부담이 남아 있는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좌심방이 이미 되돌리기 어려운 손상을 입은 탓에 좌심실 기능과 함께 회복되지는 못한 것이다. 또한 스트레인 심초음파 대신 기존의 치료 효과 측정 방식을 썼을 땐 전체의 11.2%를 차지하는 이들 고위험군 환자를 선별하기 어려운 것으로도 분석됐다.
연구진은 심부전 치료의 성과를 판단할 때 좌심실과 좌심방을 함께 봐야 한다는 근거를 마련했으며 이를 통해 기존 검사로는 드러나지 않던 고위험 환자를 보다 정밀하게 선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황 교수는 “좌심방은 심장이 그동안 감당해온 부담이 쌓이는 곳인 만큼 회복 여부를 함께 살필 필요가 있다”며, “좌심방 기능이 따라오지 못하는 환자라면 약물 치료를 조정하거나 몸에 수분이 정체돼 있지는 않은지 더 세심하게 살피는 등 보다 적극적인 관리를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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