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체실험 자행한 日 731부대 흔적…공항 확장에 사라진다

주민들 떠난 자리엔 새 활주로 건설
지휘관 이시이 생가도 이미 허물어져
생체실험 범죄 감춘 채 처벌도 피해
“日 학교, 전쟁범죄 교육 미흡”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생체실험을 자행한 일본군 731부대의 역사적 흔적이 공항 확장 공사로 사라지고 있다. 지금껏 일본 정부가 전쟁범죄의 진상 규명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온 가운데 과거사 은폐 논란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일본 지바현 시바야마정의 가모 마을이 도쿄 나리타국제공항 확장 공사로 철거되고 있다. 731부대 창설자이자 지휘관인 이시이 시로의 생가는 이미 철거됐으며 마을에서는 활주로 건설을 위한 부지 정리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시바야마정 당국은 해당 마을이 여러 역사적 흔적이 있다는 사실을 인지했다면서도 공항 확장으로 새로운 일자리와 사업 기회가 생길 것으로 기대하며 사업 추진에 무게를 두고 있다.
가모 마을은 731부대와 깊은 연관이 있는 지역이다. 이시이의 고향인 데다 전체 부대원 약 3000명 가운데 300명가량이 이곳 출신이다. 부대원 10명 중 1명꼴로 가모 마을에서 나온 셈이다. 이 때문에 731부대는 ‘가모 부대’로 불리기도 했다.
731부대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중국 하얼빈을 거점으로 생물학무기를 개발한 일본군 부대다. 중국인과 조선인 등 포로와 민간인을 대상으로 생체실험을 벌였다. 하얼빈 본부에서만 최대 3000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되며, 세균전으로 인한 희생자까지 포함하면 피해 규모는 훨씬 큰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731부대의 범죄는 일본 패전 이후에도 오랫동안 감춰졌다. 이시이는 패전이 임박하자 관련 증거를 파기하고 부하들과 함께 일본으로 돌아왔다. 그는 부대원들에게 전쟁 중 벌어진 일을 무덤까지 가져가라고 지시했다. 가모 마을로 돌아온 부대원들 역시 자신의 과거를 숨긴 채 살아갔다.
미국의 전후 처리도 진상 규명을 가로막은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은 731부대의 생물학무기 연구자료를 넘겨받는 대가로 이시이 등에게 기소 면책을 제공했다. 결국 731부대의 범죄는 전범재판에서 거의 다뤄지지 않았고 관련자 상당수는 처벌을 피했다.
일본 정부도 731부대의 전쟁범죄를 규명하는 데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2003년 당시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는 의회에 제출한 서면 답변에서 731부대의 존재는 인정하면서도 생물학전을 수행했다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관련 자료를 객관적으로 검증하기 어렵고 오랜 시간이 흘러 추가 조사도 쉽지 않다는 입장이었다.
한편 일본 내부에서도 731부대 등 일본의 전쟁범죄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스에나가 게이코 후쿠시마의대 교수는 SCMP와의 인터뷰에서 “일본 학교에서 731부대의 범죄를 충분히 가르치지 않고 있다”면서 이러한 교육 부족이 일본 사회의 잘못된 역사 인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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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세계대전 당시 생체실험을 자행했던 일본군 731부대의 역사적 흔적이 도쿄 나리타국제공항 확장 공사로 사라지고 있으며, 일본 정부는 전쟁범죄 진상 규명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731부대와 깊은 연관이 있는 가모 마을이 공항 확장을 위한 철거 작업이 진행되고 있으며, 마을에서는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일본 내부에서도 731부대에 대한 교육 부족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으며, 이는 일본 사회의 잘못된 역사 인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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