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1등’ 이준혁 “드디어 사람다운 사람을 연기해서 편안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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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범죄도시 3’의 주성철, 드라마 ‘비밀의 숲’의 서동재, ‘나의 완벽한 비서’의 유은호. 그동안 배우 이준혁이 연기한 캐릭터들은 현실에서 만나기 어려운 인물이다. 흉악하거나, 오직 욕망에 충실하거나, 혹은 지나치게 완벽해서 판타지 같다. 그런 이준혁이 최근 공개된 시리즈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를 통해 드디어 사람 냄새 나는 캐릭터를 만났다. 그가 연기한 평범한 회사원 공은태는 외모와 인품, 능력 모두 출중하다는 점에서 여전히 비현실적이지만, 상사의 눈치를 보고 하고 싶은 말을 참는 것은 여느 직장인과 같다.

“은태는 사람이잖아요. 지금까지는 사람 같지 않은 사람 역할을 많이 했었고 일반적이지 않고 도드라지는 연기를 많이 했었는데요. 은태는 사람 같다는 점에서 조금 편안했던 것 같아요.” 1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준혁은 공은태를 연기한 소감을 이렇게 전했다. 티빙 오리지널 10부작 시리즈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는 동명 웹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오피스 드라마로, 로또 1등에 당첨된 직장인의 회사 생활을 그린다. 패션 유통 기업 팀장 공은태는 상사와 부하 직원에게 치이며 살아가다, 어느 날 로또 1등에 당첨된다. 13억원의 당첨금은 그를 회사에서 해방시켜주진 못했지만 대신 할 말은 하고 살 용기를 건넨다.

로또라는 신선한 소재를 전면에 내세우지만 극이 전개될수록 직장인들의 현실적 고민을 다루는 데 집중한다. 회사 안의 역학 관계와 좋은 관리자의 덕목, 일을 잘하는 것은 무엇인지 등을 이야기한다. “은태가 하는 직장 생활이라는 게 저희의 업과도 다르지 않다고 느꼈어요. 저희도 상하관계가 있고 직장인처럼 다음엔 뭔가 더 좋은 기회가 오지 않을까 희망을 걸죠.” 이준혁은 다른 배우들을 이끌어가는 주연배우라는 점에서 영업5팀을 이끌어가는 공은태와 비슷한 위치이기도 했다. “팀장이 힘이 생기면 팀원들에게도 기회를 줄 수 있다는 걸 이 작품을 통해서 알게 됐어요. 이번에는 제가 조금 힘이 생겨서 제작발표회 때 (신인 배우들도 참석하도록) 의견을 냈고, 감독님도 너무 좋다고 하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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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생활을 세밀화처럼 그려낸 드라마에서 선악 구도가 분명하진 않다. 공은태와 영업5팀 직원들을 비롯해 드라마 속 모든 캐릭터가 결함이 있지만 동시에 매력과 헤아릴 만 한 사정을 갖고 있다. 이준혁은 이 점이 드라마의 매력이라고 짚었다. “악인이 있어서 편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작품이 있고, 반면 모든 사람의 입장을 다뤄서 생각을 하게 만드는 작품이 있어요. 이 작품은 여러 입장을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이라서 매력적인 것 같아요.” 실제로 회사 생활을 하고 있는 시청자들의 공감을 샀다. “친구들 반응 중 제일 좋았던 게 ‘내가 하는 일이 멋져 보인다’는 거였어요.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특정 집단만 멋있게 보이곤 하잖아요. 이번에 회의 같은 회사 생활이 멋있을 수 있다는 걸 보여준 것 같아 뿌듯해요.”

다만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이준혁의 외모가 이미 로또 당첨이나 다름없다’며 비현실적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이미 로또 맞은 거 아니냐’ 이런 이야기도 듣는데요. 제가 (데뷔 이후) 20년간 워낙 많은 작품을 해서 다 아실 거예요. 저 사람이 얼굴로 떼돈을 번 게 아니라는 걸요. 제가 은태보다 더 오래 고생했어요. 억울합니다.” 이준혁은 외모가 자신의 로또는 아니라고 항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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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처럼 로또 1등에 당첨되면 무엇을 할 거냐는 물음에는 “솔직히 말하면 저는 1년에 옷 한벌도 사지 않는다”며 “제일 돈 많이 쓴 게 저번에 음악 제작이랑 게임 제작이니까 그런 데 돈을 더 쓰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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