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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October 22, 2026

“배로 4개월인데 라벨 규정은 6개월마다 바뀌어”…대한상의, 엇박제 규제 개선 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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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공회의소 제공

대한상공회의소 제공

수입주류 한 병에 붙는 라벨은 최대 9개 부처의 규정을 따라야 한다. 제철소 작업자는 화학보호복 위에 방열복을 겹쳐 입는다. 부처마다 기준이 엇갈리고 제도가 현장 여건을 따라가지 못하는 ‘엇박자 규제’ 탓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이 같은 기업 현장의 규제 애로 129건을 민관합동 규제합리화추진단에 제출했다고 22일 밝혔다.

대표 과제는 식음료 라벨 규정의 적용 시기를 부처 간에 맞춰 달라는 것이다. 라벨 표시 사항 가운데 제품명·원재료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원산지는 농림축산식품부·관세청, 분리배출은 기후에너지환경부 소관이다. 주류는 청소년 판매금지·건강경고 표시까지 더해진다.

문제는 부처마다 개정 시기가 제각각이라는 점이다. 건의서에 따르면 주류 라벨 규정은 2020년 이후 10여 차례 바뀌었다. 기업들은 그때마다 멀쩡한 포장재를 폐기했다. 정부가 2017년 ‘개정 후 1년 이상 준비기간’ 원칙을 세웠지만 6개월 만에 시행된 경우도 있다. 유럽에서 배로 들여오는 데만 4개월이 걸리는 수입주류 업계로선 맞추기 어렵다는 하소연이다. 상의는 부처 간 일정 조율 협의기구를 두고, 소비기한이 따로 없는 위스키·와인은 재고 소진 때까지 라벨 교체를 유예해 달라고 건의했다.

산업안전 과제도 담겼다. 고소작업용 안전대와 자동잠금장치인 안전블록은 세트로 인증받아 제조사가 다르면 함께 쓸 수 없다. 원청이 바뀔 때마다 협력업체가 평균 8만원짜리 안전대를 새로 사야 하는 이유다. 일산화탄소가 25% 이상 포함된 제철소 부생가스 설비는 화학물질관리법상 유해화학물질 취급시설이라 화학보호복을 입어야 한다. 동시에 고열 작업장이어서 산업안전보건 규정상 방열복도 착용해야 한다. 어느 규정이 우선하는지는 기준이 없다. 상의는 장비 호환기준을 마련하고 보호복 착용 우선순위를 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공항 구급대가 응급환자를 외부병원으로 이송할 수 있게 해 달라는 건의도 나왔다. 현행 지침상 공항 구급대는 119 구급대가 올 때까지 현장에서 기다려야 한다. 한 공항 화물청사 사고 때는 공항 구급대가 6분 만에 도착하고도 환자를 외부 구급대에 넘기기까지 30분이 걸렸다. 상의는 인근 지정병원 이송을 허용하고, 어렵다면 심장·뇌혈관계 고위험 환자만이라도 예외를 두자고 제안했다.

이종명 대한상의 산업성장본부장은 “부처 간 엇갈린 기준이나 제도가 현장 여건을 따라가지 못해 생긴 문제가 여전히 많다”며 “정부가 부처 간 칸막이를 넘어 현장 눈높이에 맞게 제도를 과감히 정비해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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