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가 똑똑해진다…AI로 배차 능력 높이고 고장은 미리 감지
인천 송도 힐스테이트 센터파크 현장에서 사전 조립된 ‘이노블록’의 모듈이 적층되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 제공
엘리베이터가 인공지능(AI) 바람을 타고 점점 똑똑해지고 있다. 하염없이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던 시절은 옛말이 됐다. 특히 초고층 빌딩이 많아지면서 엘리베이터 기술은 건물 가치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매김했다. 현대엘리베이터·오티스·티케이 등의 기술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 가장 주목받는 기술은 ‘AI 군관리시스템’이다. 여러 대의 엘리베이터를 그룹으로 통합해 관리하고 배차를 최적화하는 기술이다. 점심시간과 퇴근시간 등 탑승객이 한꺼번에 몰릴 때 힘을 발휘한다.
업계 관계자는 25일 “엘리베이터도 AI로 계속 학습을 하게 된다”며 “특정 시간에 어느 층에서 버튼이 많이 눌렸는지를 확률로 계산해 엘리베이터가 미리 가 있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예지보전 기술’도 핵심이다. 엘리베이터를 유지·관리하는 데 있어서 잦은 고장은 최대 골칫거리다. 한국승강기안전공단 자료를 보면 올해 국내 승강기 설치 대수는 약 80만대다. 이 가운데 15년 이상 된 설비는 40~50% 수준이다. 매년 최대 4만대 엘리베이터 교체 수요가 발생한다.
지금까지는 고장 신고가 들어오면 수리 기사가 직접 현장을 찾아 문제를 파악하고 부품을 찾아 수리해야 했다. 그만큼 정상 가동까지 시간이 걸렸다.
현대엘리베이터는 AI를 접목한 유지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운행 이력과 고장 부분을 분석해 어떤 부품에 문제가 생겼는지 수리 기사에게 바로 알리는 방식이다. 수리 기사는 부품을 조달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운행 정지 시간을 최대 43%까지 줄였다고 설명했다.
오티스 젠쓰리 엘리베이터는 사물인터넷(IoT) 기반 원격 승강기 유지 관리 서비스를 자랑한다. 원격 모니터링과 알람 기능을 통해 이상 징후를 사전에 감지하고 승강기 가동 중단 시간을 최소화했다.
시공 방식도 진화하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최근 고층용 승강기 모듈 공법인 ‘이노블록’을 상용화했다. 주요 부품의 90% 이상을 사전에 제작하고 현장에서 조립한다. 기존 공법과 비교해 설치 기간을 최대 80%까지 줄였다. 승강로 내부에서 이뤄지는 고위험 공정도 최소화할 수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실제로 인천 송도 힐스테이트 센터파크 현장에서 약 40일의 공기 단축 효과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엘리베이터 업계는 건설 경기가 좋지 않을 땐 사업이 부진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를 지녔다. 한국승강기안전공단 통계를 보면 지난해 신규 설치 대수는 3만6211대로 2024년과 비교해 25.9% 감소했다. 업계에선 건설 경기 침체 영향으로 엘리베이터 설치 시장 부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럴 때일수록 기술 개발이 힘쓸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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