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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September 27, 2026

미·중 정상 만남에 가려지고 시진핑은 ‘패싱’···유엔 위상 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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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외교장관 아니타 아난드가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제81차 유엔 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뉴욕|로이터연합뉴스

캐나다 외교장관 아니타 아난드가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제81차 유엔 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뉴욕|로이터연합뉴스

전 세계 지도자가 집결한 이번 유엔총회에서는 인공지능(AI)부터 중동 분쟁, 우크라이나 전쟁까지 다양한 논의가 오갔지만 한계도 드러냈다. 미국과 중국이 치열한 경쟁 속 강대국 중심 외교를 추구하는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유엔을 ‘패싱’하는 등 유엔의 위상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26일(현지시간) 미 정치 전문 매체인 폴리티코·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유엔의 위상 약화를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은 시 주석의 ‘총회 결석’이다. 시 주석은 지난 2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위해 2박 3일 일정으로 미국을 찾으면서 유엔 총회는 건너뛰었다. 2015년 9월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위한 워싱턴 방문 당시 뉴욕으로 이동해 유엔 총회에 참석한 것과 대조적이다.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로마 주재 유엔 대사를 지낸 제프리 프레스콧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원은 시 주석의 불참에 대해 “유엔에는 이보다 더 치명적일 수 없다”며 “시진핑은 멀리 있지 않으면서도 뉴욕에 갈 시간을 내지 않았다. 이 장면은 현재 유엔이라는 플랫폼이 중요성이 어느 정도인지 보여준다”고 NYT에 말했다. 시 주석 외에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역시 이번 총회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이번 유엔 총회는 AI와 중동 분쟁 등 주요 의제에 대한 돌파구를 마련하는 데도 실패했다. 법적 구속력이 있는 결의안을 채택하거나 군사력 사용을 승인하려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동의가 필요하지만, 거부권을 가진 미국과 중국 등이 대립하면서 사실상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핀란드와 노르웨이 등 유럽과 아프리카의 22개국이 전 세계적인 AI 감독 체제 구축을 촉구하는 선언문을 채택했지만, AI 개발 선두를 달리는 미국과 중국이 빠지면서 ‘반쪽짜리’에 머물렀다. NYT는 “유엔은 점점 약해지고 있고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며 “강대국들의 우회나 무시로 인해 점점 영향력을 잃고 있다”고 짚었다.

폴리티코는 이번 총회에서 미국을 제외한 각국이 힘을 모으고 있다는 데 주목하면서도 한계 역시 노출했다고 평가했다. 매체는 “세계 지도자들은 미국이 빠진 새로운 네트워크를 만들어가고 있지만 미국의 힘이라는 현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의 중동 프로젝트 책임자인 앨리슨 마이너도 “미국이 중심에 있지 않은 세계 질서 구축 시도는 아직 ‘진행 중인 작업’에 불과하다”며 “미국이 조율자 역할과 방향성을 제공해줄 것이라는 기대가 여전히 강하게 남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시 주석의 ‘유엔 패싱’이 유엔의 위상과 무관하다는 분석도 있다. NYT는 “시 주석이 뉴욕에 나타나지 않은 것이 유엔의 위상 때문이라기보다 중국이 미국과 동등한 국가임을 과시하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있다”며 “워싱턴 방문과 유엔 총회 참석을 함께 했다면 미·중 정상회담의 중요성이 희석됐을 수 있다”고 전했다. 유엔과 같은 다자 무대보다 직접적인 정상회담이 중국이 위상을 과시하는 데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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