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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September 23, 2026

“아들 없는 추석, 미칠 것 같아”...지게차 사고 100일, 농협은 답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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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전 제주시 애월읍 하귀1리 하귀농협 하나로마트 앞에서 석 달 전지게차 사고로 숨진 김영균씨의 아버지 김충용씨가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서보미 기자
22일 오전 제주시 애월읍 하귀1리 하귀농협 하나로마트 앞에서 석 달 전지게차 사고로 숨진 김영균씨의 아버지 김충용씨가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서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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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추석이라서 더 미칠 것 같아요. 아들 없는 명절을 어떻게 지내야 할지 모르겠어요.”

추석 연휴를 이틀 앞둔 22일에도 제주시 애월읍 하귀1리 하귀농협 하나로마트로 나온 고 김영균(26)씨 아버지 김충용(58)씨는 ‘아들’을 말할 때마다 울었다. 한 달 전부터 매일 오전 2시간씩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이라고 쓴 손팻말을 들고 서 있는 아버지는 “마트 노동자들 보면 ‘우리 아들도 저렇게 일했구나’ 하는 생각에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

아들을 앗아간 사고는 석 달 전인 6월19일 마트 지하주차장 진출입로에서 벌어졌다. 화물용 엘리베이터가 고장 난 그날, 입사 11개월차 채소 담당 계약직 노동자였던 아들은 지하 창고에서 가져온 옥수수를 지게차에 싣고서 비에 젖은 경사로를 올라오고 있었다. 하필 그때 옥수수가 떨어졌고, 이를 수습하려던 아들은 옆으로 넘어진 지게차에 깔려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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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석 달 전 계약직 노동자 김영균씨가 지게차 사고로 숨진 하귀농협 하나로마트 지하주차장으로 차량이 들어가고 있다. 서보미 기자
22일 석 달 전 계약직 노동자 김영균씨가 지게차 사고로 숨진 하귀농협 하나로마트 지하주차장으로 차량이 들어가고 있다. 서보미 기자

그로부터 100일 가까이 지나도록 아버지는 지게차 운전 자격이 없는 아들이 왜 그날 무리하게 운전해야 했는지 설명을 듣지 못했다. 한 달여 뒤 재계약 심사를 앞둔 아들이 지시를 거부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추정할 뿐이다. 김씨는 “평소에도 지게차 운전면허가 없는 영균이가 운전을 한 건 알고 있었는데, 사고 당시에는 운동 중 무릎을 다쳐 깁스까지 한 상태였다”며 “농협이 전혀 배려를 안 해준 게 가장 안타깝다”고 했다.

사고 직후 “제가 알아서 해결하겠다”는 하귀농협 조합장의 말을 믿고 아들을 기리는 제주청년촛불추모제도 만류했던 아버지는 더 일찍 손팻말을 들었어야 했다고 후회하고 있다. “조합장과 관계자들이 장례식장에서 ‘자신의 불찰’이라고 사과했는데, 지금 보니 진정한 사과가 아니었다”며 “그 뒤 협상 과정에서 당당하게 나오는 농협을 보면서 ‘우리가 너무 배려해줬구나’ 싶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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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19일 제주시 애월읍 하귀1리 하귀농협 하나로마트 지하주차장에서 지게차가 옆으로 쓰러져 있다. 이 차에 깔린 김영균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제주도소방안전본부 제공
6월19일 제주시 애월읍 하귀1리 하귀농협 하나로마트 지하주차장에서 지게차가 옆으로 쓰러져 있다. 이 차에 깔린 김영균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제주도소방안전본부 제공

진상 규명, 책임자 처벌, 유족 보상을 요구하는 건 “아들이 한번도 안아보지 못한 손주”를 위해서다. 아들이 숨진 뒤 보름 만에 태어난 손주가 “큰아들은 암으로, 둘째 아들은 사고로 잃은” 할아버지를 버티게 만들어준다.

제주경찰청은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농협 관리자 5명을, 광주지방고용노동청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안전보건 관리 책임자 1명을 입건한 상태다. 조합장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노동청 조사를 받았다. 경찰과 노동청은 무면허인 김영균씨에게 누가 지게차 운행을 지시했는지, 작업계획서가 허위로 작성되지는 않았는지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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