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최고 성능’? 성능 제한 안 알린 삼성에 과징금 201억
갤럭시 S21 홍보 광고. 공정거래위원회 제공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갤럭시 S21·S22를 광고하면서 고사양 게임을 실행하면 스마트폰의 최대 성능이 제한된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고 광고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200억원대 과징금을 받았다. 삼성전자는 “이해하기 어려운 결정”이라며 법적 절차를 밟겠다고 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7일 삼성전자의 광고가 표시광고법상 기만적 광고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201억1400만원(잠정)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2021년 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갤럭시 S21·S22 스마트폰과 갤럭시탭 S8을 영상, 신제품 발표회 등을 통해 광고하면서 게임 실행 성능을 강조했다. 이를테면 ‘역대 갤럭시 중 가장 빠른 5nm AP, 고사양 게임 할 때 하드캐리’ ‘모바일 게임 경험의 끝판왕’ ‘부드럽고 매끄러운 화면 움직임’ 등의 문구를 내걸었다.
공정위는 그러나 특정 고사양 게임을 실행하면 기기 온도 등 상태와 무관하게 게임최적화서비스(GOS)가 작동돼 최대 성능이 제한된다는 사실을 고객에게 알리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GOS가 작동되면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동작 속도가 최대 성능의 약 30%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화면이 버벅거리거나 해상도가 저하된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는 삼성전자가 게임 성능을 강조하면서 성능 제한 정보를 누락해 소비자의 합리적인 구매 선택을 방해했다고 판단했다. 2021년 전후는 고사양 PC 게임이 모바일로 도입되고 프리미엄 스마트기기 시장이 급성장하던 시기로, 게임 실행 성능이 제품의 전반적인 성능을 보여주는 주요 지표였다는 설명이다. 관련매출액은 약 4조228억원으로 집계했다.
공정위는 기만적 표시광고이지만 중대성은 약하다고 보고, 과징금 부과 기준율을 0.5% 정도만 적용했다.
이순미 공정위 상임위원은 “광고 내용과 게임 성능이 프리미엄 스마트폰 구매의 주요 선택 지표라는 점을 고려했다”며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구매하는 일반 소비자를 기준으로 봤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2022년 갤럭시 S22 출시 당시 삼성전자가 이용자들의 GOS 우회 방법을 차단하면서 공론화됐다. 삼성전자는 같은 해 3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이용자가 CPU·GPU 최대 동작 속도 제한을 해제하는 모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GOS 우회 차단 조치도 해제했다.
그러나 소비자 약 1800명은 성능 제한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며 삼성전자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으나 1심에선 기각됐고, 항소심에서 강제조정으로 마무리 됐다. 당시 서울중앙지법은 “피고는 일부 고사양 게임 앱을 이용하는 경우 게임사가 설정한 최초 초당 프레임 속도보다 속도가 인위적으로 느려짐에도 소비자가 잘못 알게 할 우려가 있는 기만적인 표시·광고를 했다”면서도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들에게 손해가 발생했다는 점이 증명됐다고 보기 부족하다”며 손해배상청구를 기각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GOS는 게임의 체감 성능을 향상시키고, 게임을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즐길 수 있도록 최적화하는 기능”이라며 “국내외 소송이 모두 종결되고 소송 참여자들이 제기한 공정위 신고도 취하된 상황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결정이다. 향후 법적 절차를 통해 회사 입장을 적극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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