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다니가 바꾼 민주당 ‘돈의 흐름’···젊은 후원자들, 진보 후보에 거액 베팅
조란 맘다니 뉴욕 시장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3주기를 맞아 지난 7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 당선을 계기로 미국 민주당 내 진보 진영의 정치자금 지형이 달라지고 있다. 기술·의료 분야에서 일하는 젊은 후원자들이 진보 성향 후보들에게 거액을 대기 시작하면서다. 친이스라엘 로비 단체와 기존 민주당 주류의 자금력에 맞서 독자적인 후원 기반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현지시간) 맘다니의 부상과 함께 민주당 진보 진영을 지원하는 새로운 후원자층이 형성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과거 진보 정치권의 주요 후원자가 할리우드 인사나 고령의 진보 성향 부호들이었다면, 최근에는 정치자금 기부 경험이 거의 없던 젊은 세대가 새로운 자금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들 가운데는 남아시아·중동계 출신으로 기술·의료 분야에서 일하는 인사들이 적지 않다.
대표적인 사례가 슈퍼팩(정치활동위원회) ‘아메리칸 프라이어리티스’다. 이 단체는 친이스라엘 로비 단체인 미국·이스라엘 공공정책위원회(AIPAC)의 영향력에 맞서 진보 성향 후보들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 정치자금 기부에 본격적으로 나선 후원자들로부터 수십만~100만달러가 넘는 돈을 모았다. 주요 후원자 12명 가운데 5명은 맘다니에게 정치자금을 기부한 이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IPAC은 친이스라엘 후보를 지원하고 대이스라엘 군사·경제 지원을 유지·강화하는 데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왔다. AIPAC은 과거 초당적 지지를 받았으나, 최근 이스라엘 우파 정부와 지나치게 밀착했고 미국 내 유대인 사회에서도 다양성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올해 미시간 상원 선거에서 AIPAC이 수천만 달러를 투입했지만 반이스라엘 성향 후보가 승리하면서 영향력이 줄어드는 추세라는 평가가 나온다.
새로운 후원자들은 자금 지원을 통해 미국의 외교 정책과 정치권의 의사결정에 변화를 끌어내려 한다. 아메리칸 프라이어리티스에 자금을 댄 텍사스 사업가 샘 마흐루크는 “균형 잡힌 미국 외교 정책을 장려하고 부패와 차별, 끝없는 전쟁, 과도한 특정 이익집단의 영향력에 반대하는 노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맘다니와 엘사예드의 선거자금 모금에 관여한 사트비크 칼리유르는 “정치권 진입에 필요한 자금 장벽을 낮추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들이 지원하는 선거 광고는 이스라엘 문제를 전면에 내세우기보다 생활비 부담이나 맘다니와의 연대를 강조하는 방식으로 제작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외교 정책을 둘러싼 비판을 유권자들이 체감하는 경제 문제와 연결해 진보 후보의 지지층을 넓히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진보 진영은 거액 후원자 확보뿐 아니라 소액 기부를 통한 재원 마련에도 나서고 있다. 민주사회주의 단체인 미국 민주사회주의자(DSA)는 소득에 따라 수입의 1%를 내는 후원 제도를 도입하는 등 특정 부호에게 의존하지 않는 자금 조달 방식을 모색하고 있다.
기존 민주당 중도파·주류와 거액 후원자들도 진보 후보 지원에 나서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와 연계된 단체들은 경선에서 승리한 진보 후보들이 본선에서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자금을 대고 있다. 하킴 제프리스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와 연계된 단체는 캘리포니아 연방 하원의원 선거에 출마한 랜디 빌레가스를 위해 900만달러(약 120억9400만원)가 넘는 TV 광고비를 지출하거나 집행을 예약했다. 캘리포니아의 정치·기술 분야 후원자인 사이캇 차크라보르티도 진보 후보와 정치자금 단체에 1340만달러(약 180억700만원)를 지원했다.
다만 진보 후보들은 여전히 민주당 주류나 공화당 현역 의원들보다 모금 규모에서 뒤처지는 경우가 많다. 일부 경합 지역에서는 소액 후원금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지만, 상대 후보가 거액 후원과 외부 광고 지출에서 앞서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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