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엑스’와 의사들의 이미지 [유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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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방영 중인 에스비에스(SBS) 의료 드라마 ‘닥터 엑스(X)―하얀 마피아의 시대’의 제목에 눈길이 갔다. ‘마피아’라는 단어 탓이다. 일부지만 의료계를 범죄단체로 표현한 드라마는 이번이 처음인 듯하다.
1980년 한국방송(KBS) 전파를 탄 우리나라 첫 의료드라마 ‘소망’은 의사를 ‘헌신적 인물’로 그렸다. 주인공인 동네의원 원장 닥터 리(신구)는 가난한 환자와 소외된 이웃에게 인술을 베풀었다. 1994년 ‘종합병원’의 레지던트 1년차 김도훈(이재룡)도 자신의 출세보다 환자의 생명과 치료를 우선순위에 두는 인물이었다.
의사 이미지는 2007년 ‘하얀거탑’에서 크게 바뀐다. 대학병원 외과장 선거를 둘러싼 권모술수를 다룬 이 드라마는 병원을 ‘치열한 권력 투쟁의 전쟁터’로 묘사했다. 주인공인 천재 외과의사 장준혁(김명민)은 윤리나 인간성보다 승진과 권력을 최우선으로 삼는 냉혹한 야심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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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방영된 ‘낭만닥터 김사부’는 대형병원을 비윤리적 의료 행위가 횡행하는 곳으로 설정했다. 주인공 김사부(한석규)는 이런 대형병원에서 희생된 천재 의사다. 강원도 산골의 돌담병원에서 일하게 된 그는 “어떤 상황에서도 ‘살린다, 살려야 한다’는 원칙”으로 환자를 대한다. 하지만 대형병원에는 이미 이런 착한 의사가 설 자리가 없다.
‘닥터 엑스’에서는 병원을 아예 ‘하얀 가운을 입은 마피아가 장악한 곳’으로 그린다. 어쩌면 이런 이미지가 만들어지는 데는 반복돼온 의료파업도 적지 않은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그런데 반응이 뜨겁다. 첫회 11.4%였던 시청률이 6회에서는 19.5%로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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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들은 이런 현실을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 검사의 경우를 보자. 1995년 방영된 ‘모래시계’의 강우석(박상원) 검사는 “권력의 시녀가 되지 않겠다”는 결기를 보였다. 반면 2000년대 이후 작품 속 검사들은 권력과 결탁해 비리를 저지르는 인물이 됐다. 그리고 2026년 검찰청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의사들도 나빠진 이미지만큼 국민들로부터 멀어질 수 있다. 닥터 엑스 계수정(김지원)도 서남병원 의사들에게 “돈 잘 벌고 출세하려고 공부만 한 인간들. 윤리고 신념이고 생각 없이 그저 멍청하게 똑똑한 인간들”이라고 일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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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들의 이미지 추락은 국가적 손해다. 의사들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높아지는 만큼, 의료에 대한 신뢰도는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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