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12세에 일본기업 강제동원…2심도 "8천만원 배상해야"

피해자 유족, 후지코시 상대 손해배상 일부승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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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일제강점기 강제 동원 피해자에게 일본 기업이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또 나왔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11-2부(곽형섭 전서영 양형권 부장판사)는 고(故) 서모 씨가 일본 기계 공구·부품 회사인 후지코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을 최근 1심과 같이 원고 일부승소로 판결했다.
후지코시는 서씨 측에 8천만원을 배상해야 한다.
서씨는 만 12세이던 1945년 3∼8월 후지코시에 강제 동원돼 조선여자근로정신대 소속으로 비행기 부속품을 만드는 일을 했다.
그는 2020년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가 1심 선고가 나오기 전인 2024년 5월 사망했다. 소송은 자녀가 수계했다.
후지코시 측은 국내 법원에 이 사건에 대한 관할권이 없으며, 서씨의 손해배상 청구권은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에 의해 소멸했다고 주장했다.
2024년 11월 1심은 이런 주장을 모두 배척하고 서씨 측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후지코시가 일본 법인이긴 하지만 서씨가 대한민국 민법에 근거해 불법행위 책임을 묻는 점, 사안의 내용이 한국의 역사와 정치적 변동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국내 법원에 재판관할권이 있다고 판단했다.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이 강제 동원 등 불법적 관계에서 발생한 청구권까지 제한하진 않는다는 2018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인용하며 서씨의 청구권도 인정했다.
1심은 "망인은 어린 나이에 장차 일본에서 처하게 될 노동환경이나 하게 될 노동의 구체적 내용, 받게 될 처우 등에 관해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일본국 정부와 후지코시의 조직적 기망으로 근로정신대에 지원해 노동에 종사했다"고 짚었다.
이어 "후지코시는 망인의 자유를 현저히 억압한 채 강제노동에 종사하게 했고, 이는 당시 일본국 정부의 한반도와 한국인에 대한 불법적인 식민 지배 및 침략전쟁 수행과 직결된 반인도적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후지코시 측이 항소했지만 2심 재판부는 "1심과 2심에서 제출된 증거들을 종합해 다시 살펴봐도 1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하다"며 판결을 유지했다.
younglee@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11월07일 09시00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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