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폭염으로 ‘열사병 치료’ 최소 4200명…후유장해 인정은 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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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을 법정 자연재난으로 규정한 2018년부터 7년간 최소 490명이 온열질환으로 숨졌으나 재난지원금 지급은 108명(22%)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또 8년간 중증 온열질환인 열사병 응급 환자는 최소 4200명이지만 후유장해 인정 사례는 단 1건뿐인 것으로 파악됐다.
5일 한겨레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통해 받은 행정안전부 자료를 보면, 2018~2024년 전국 시군구의 폭염 사망 재난지원금 신청 접수는 112건이고 그중 108명이 피해를 인정받았다. 17개 시도 중 인정 사례가 가장 많은 곳은 경북(24명)이고, 이어 경남(17명), 충북·부산(각각 10명) 차례다. 대전과 울산에선 사망 피해가 접수되지 않았다.
정부는 2018년 역대 최악의 폭염 피해가 잇따르자 폭염을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따른 자연재난에 포함하고, 온열질환이 직접 원인이 돼 숨지거나 장해가 발생하면 시군구에 재난지원금을 신청하도록 했다. 피해자로 인정받으면 사망은 최대 2천만원, 장해는 등급에 따라 1천만원 또는 500만원을 지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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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실제 사망 규모와 비교하면 지원을 받은 사례는 드문 편이다. 행안부가 국가데이터처의 사망 원인 통계를 근거로 재해연보를 통해 발표한 2018~2024년 폭염 사망자는 490명이다. 내국인 사망진단서와 시체검안서에서 온열질환이 사인으로 기록된 사례를 취합한 통계다. 폭염에 취약한 이주노동자 등 외국인은 집계에서 제외되므로 실제 사망자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후유장해 피해를 신고해 인정받은 경우는 지난해까지 1명뿐이었다. 온열질환으로 인한 후유장해 사례 통계도 없다. 다만 질병관리청이 의료기관 500여곳의 자발적 신고로 운영하는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 자료를 보면, 2018~2025년 온열질환 환자는 2만1367명(사망 192명)이다. 그중 4212명은 열사병으로 치료받았다. 체온이 40도 이상 오르고 혼수상태 등 중추신경 기능 장애가 나타나는 중증 온열질환인 열사병은 치료 뒤로도 합병증으로 뇌가 손상돼 장기간 어지럼증이 생길 수 있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장해 피해는 신고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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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승식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예방의학 전문의)는 “국내에는 열사병 생존자 추적 관찰이나 연구가 드물다”며 “(기저질환이 있는) 고령층 환자가 많다 보니 치료 뒤 증상이 열사병 때문인지 인과관계를 입증하기가 어려운 형편”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정부가 적극 “열사병 생존자를 찾아 관리해야 한다”고 짚었다.
이처럼 폭염으로 건강이나 목숨을 잃는 이들 상당수가 피해 인정을 받지 못하는 상황을 고치려면 인명피해 규모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도록 통계를 통합 관리하고, 각 지방정부가 예방과 회복을 도모할 수 있도록 제도를 대폭 손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행안부의 ‘폭염 인명피해 판단 지침’을 보면 △폭염특보 발효 지역에서 △온열질환이 직접 원인이 돼 사망하거나 장해가 발생했다는 의사 진단이 있어야 지원받을 수 있다. 과실이나 음주 같은 귀책사유가 있으면 지원에서 제외한다. 지원을 받으려면 정부의 폭염대책 기간 종료일(올해는 9월30일)로부터 10일 안에 주소지 시군구에 피해를 신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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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특보 미발효 지역에서 온열질환으로 사망하면 피해 인정 대상에선 아예 제외되는 것도 한계로 지적된다. 기후 특성이 다른 강원과 대구 주민의 폭염 적응도엔 차이가 나타날 수 있으나, 이런 점은 반영하지 않는 셈이다. 실외 생계 활동이나 열악한 주거 환경 등 폭염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조건도 피해 인정 기준에 충분히 녹아 있지 않다. 또 고령층이나 신체·정신적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폭염에 취약하지만 온열질환이 사망 원인에서 누락될 가능성이 있다. 신청 기간이 너무 짧다는 점도 지적된다. 이해식 의원은 “신고 기간과 피해 인정 요건이 폭염의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는지 등 전반적 지원 체계를 재정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행안부 쪽은 “(신청 기한은) 재난지원금을 신속히 지급하기 위한 취지로, 지방정부 사정에 따라 연장이 가능하다”며 “다른 자연재난 피해 인정 조건에도 기상특보 발효 여부가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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