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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October 12, 2026

청와대 앞 100살 양버즘나무들, 살릴 길 있다…“구청의 생각 전환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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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나무의사인 한국나무의사협회 서울지회 백남진 부회장(왼쪽)과 노을공원시민모임 최영선 대표(오른쪽)가 환경운동가들과 함께 분수대광장 건너편 양버즘나무를 살펴보고 있다. 차성덕 작가 제공
지난 7일 나무의사인 한국나무의사협회 서울지회 백남진 부회장(왼쪽)과 노을공원시민모임 최영선 대표(오른쪽)가 환경운동가들과 함께 분수대광장 건너편 양버즘나무를 살펴보고 있다. 차성덕 작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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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청이 두 그루를 벴고 세 그루를 더 베려는 서울 종로구 효자로의 100년 된 양버즘나무(플라타너스)에 대해 나무의사들은 “일부 문제점이 있으나, 치료하고 관리할 방법은 있다. 다만 종로구청이 가로수에 비용을 들여 관리할 것이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지난 7일 한겨레는 한국나무의사협회 서울지회 백남진 부회장과 노을공원시민모임 최영선 대표 등 2명의 나무의사들과 종로구청이 베려고 하는 세 그루의 효자로 양버즘나무들을 살펴봤다. 가장 먼저 보안여관 신관 앞 양버즘나무를 본 두 나무의사들은 한목소리로 “나무가 잘 생겼다. 건강해 보인다”고 말했다. 백남진 부회장은 “나무껍질이 잘 벗겨져 밝은색 줄기가 드러났다. 이것은 이 나무의 생장이 매우 활발하다는 뜻이다. 건너편의 양버즘나무와 비교해보라”고 말했다. 건너편의 양버즘나무는 껍질이 잘 벗겨지지 않아 나무 표면이 거무튀튀한 빛깔을 띠고 있었다.

이 나무는 크기와 생김새, 빛깔 등에서 효자로에 있는 29그루의 모든 양버즘나무 가운데 첫손가락에 꼽을 만하다. 더욱이 이 거리의 ‘랜드마크’인 보안여관을 배경으로 서 있어 눈에 잘 띈다. 나무 몸통엔 환경단체와 주민들이 `오래도록 살고 싶어요’, `우리를 자르지 말아요’라고 쓴 팻말들이 묶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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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효자로 보안여관 앞 첫째 벌목 대상인 양버즘나무. 김규원 선임기자
서울 종로구 효자로 보안여관 앞 첫째 벌목 대상인 양버즘나무. 김규원 선임기자

다만 이 나무는 차도 쪽 나무 밑동이 일부 썩어있었다. 최영선 대표는 나무망치로 썩은 부분을 두드려보더니 “인도와 차도 사이 빗물관 쪽이 막혀서 뿌리를 뻗지 못한다. 썩은 부분을 긁어내고 더는 썩지 않도록 조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 나무 의사는 이 양버즘나무에 대해 세 가지 처방을 내놓았다. 첫째는 썩은 밑동 부분을 치료하고 그 주변에 뿌리가 숨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줘야 한다. 둘째, 나무의 키가 크고 가지와 잎이 무성하니 적절한 가지치기로 나무지붕(수관)의 무게를 덜어줘야 한다. 셋째, 보안여관 주변으로 당김줄을 설치해 강풍에도 넘어지지 않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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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450m가량 북쪽의 분수대 광장 앞에서 길을 건너면 종로구청이 베려고 하는 다른 두 그루의 양버즘나무를 만날 수 있다. 효자로 동쪽 인도 위에서 둘째, 여덟째 나무들이다. 환경단체에서 끈을 묶어놓아 쉽게 찾을 수 있다. 둘째 나무는 보안여관 앞 나무와 비교할 때 건강이 좋지 않아 보였다. 동쪽 밑동 일부가 까맣게 썩었고, 버섯이 자랐으며, 표면이 일부 부서져 있기도 했다. 나무껍질이 잘 벗겨지지 않아 피부 빛깔도 어두웠고, 위쪽으로는 푸른 이끼까지 끼어있었다. 다만, 더 위쪽으로는 나무껍질이 잘 벗겨져 밝은색이었다.

서울 종로구 효자로 분수대광장 건너편 둘째 벌목 대상인 양버즘나무. 김규원 선임기자
서울 종로구 효자로 분수대광장 건너편 둘째 벌목 대상인 양버즘나무. 김규원 선임기자

이 나무의 동쪽 부분이 썩은 이유에 대해 백남진 부회장은 “나무 밑동 부근의 인도가 조금 꺼져있는데, 이것 때문에 이쪽에 물이 고이고 습기가 차는 것 같다. 나무가 숨을 쉬지 못하니 썩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역시 몇 가지 처방을 제시했다. 물이 고이는 부분의 돌 블록들을 들어내 나무가 숨을 쉬게 하고, 물이 고이지 않게 땅을 정비하며, 썩은 부분은 도려내 치료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 나무 양쪽에 가까이 있는 은행나무들도 옮기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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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15m 정도 남쪽으로 내려가면 또 다른 벌목 대상 양버즘나무가 있다. 이 나무는 밖으로 썩은 부분이 많이 보이진 않지만, 동쪽 밑동에 구멍이 나 있었다. 손을 넣어보니 손목 정도까지 쉽게 들어간다. 썩은 부분이 안쪽으로 파고들어 가 나무 밑동의 가운데가 비어있는 것 같았다. 나무의 피부도 메마른 곳이 많았다. 다만 3~5m 높이 이상으로는 나무껍질이 잘 벗겨져 피부 색깔이 좋았다. 백남진 부회장은 “세 그루 가운데 이 나무의 건강이 가장 좋지 않아 보인다. 조처하면 보존할 수 있지만, 문제가 재발할 우려가 있다”고 평가했다.

서울 종로구 효자로 분수대 광장 건너편 셋째 벌목 대상인 양버즘나무. 김규원 선임기자
서울 종로구 효자로 분수대 광장 건너편 셋째 벌목 대상인 양버즘나무. 김규원 선임기자

나무을 다 둘러본 뒤 최영선 대표는 “이 거리처럼 크고 오래된 양버즘나무 길은 국내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청와대 앞이라는 상징성도 있으니 잘 보존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무마다 일부 문제점이 있지만, 치료하고 관리하면 얼마든지 보존할 수 있다. 그러나 그동안 가로수에 문제가 생기면 베는 것이 지방정부들의 관행이었다. 보호수처럼 돈을 들여서 관리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종로구청이 그 생각을 바꿀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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