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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October 29, 2026

소액주주들, 삼성물산에 ‘합병 피해’ 소송…1심 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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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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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삼성물산 소액주주들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승계를 위해 삼성그룹 내 부당합병이 이뤄져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며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패소했다. 2020년 2월 소송이 제기된 지 6년8개월만에 나온 1심 판결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0부(재판장 김석범)는 29일 삼성물산 소액 주주 20여명이 이 회장과 삼성물산, 옛 삼성물산 이사들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1심 선고기일을 열고 원고들의 청구를 전부 기각했다.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삼성물산 주식을 보유했던 소액 주주들은 합병비율이 불공정하게 산정돼 손해를 입었다며 2020년 2월 소를 제기했다. 이 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삼성물산의 가치는 낮추고 제일모직의 가치는 부풀리는 식으로 불공정한 합병이 추진됐단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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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우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위법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삼성물산은 사업 경영 안정화와 자산가치 제고, 재무구조 개선 등 사업상 목적을 고려해 합병을 추진했다”며 “합병 목적이 오로지 이 회장의 삼성그룹에 대한 지배력 강화에만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합병 비율에 대해서도 “자본시장법에 따라 주식가치를 기준으로 외부 평가를 거쳐 산정됐다”면서 “시장 주가가 의도적으로 조작됐다거나 법령상 금지 행위가 개입되는 등의 특별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했다. 자산 규모나 가치 등 다른 지표와 일치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당시 합병 비율이 현저히 불공정하다고 볼 순 없단 판단이다.

합병의 위법성이 인정되지 않으면서 이를 전제로 한 당시 삼성물산 이사들의 의무 위반도 인정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당시 이사들이 회사의 재정 상황과 경영 실적 등에 관한 충분한 검토를 거쳐 회사의 경영상 이익을 위해 합병을 승인했다면서, 그 과정에서 이해 상충 상황이 있었거나 선관주의의무(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주주 평등 원칙은 주주가 회사와 법률관계에서 주식 수에 비례해 평등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라며 “서로 다른 회사 주주들 사이에까지 확대 적용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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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은 2020년 소송이 제기된 뒤 4년 만인 2024년 2월 첫 변론이 열렸다. 당시 재판부가 ‘경영권 불법승계 의혹’으로 기소된 이 회장의 항소심 결과를 지켜보기 위해 추후 기일을 지정하면서 재판을 중단했고, 이후 이 회장이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자 변론이 재개됐다. 이 회장은 불법 승계 의혹 사건과 관련해 지난해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확정받았다.

한편, 당시 삼성물산 주주였던 미국 사모펀드 엘리엇이 이 사건 합병과 관련해 한국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국제투자분쟁 사건에서 정부가 패소 판정을 받아들이기로 하면서 1530억원가량을 배상하게 됐다. 정부의 관여로 삼성물산에 불리한 조건의 합병이 이뤄져 손해를 봤다는 취지로 제기된 소송에서 정부의 개입과 엘리엇의 손해 사이 인과관계가 인정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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