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 공장에서 ‘신용 폭탄’으로…‘AI 데이터센터’ 위기론, 왜 커졌을까
제작된 일러스트 이미지에 코어위브 로고가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인공지능(AI) 열풍을 이끌던 데이터센터가 금융시장의 불안 요인으로 떠올랐다. 막대한 이자 부담에 공사 지연까지 겹치면서 신생 데이터센터 기업들의 자금난이 신용 불안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자금 조달 여건이 악화하면서 주요 AI 기업들의 설비투자 속도 역시 둔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AI 데이터센터 기업 코어위브가 발행한 일부 회사채 유통수익률은 지난 16일(현지시간) 사실상 부실채권 수준인 연 15~16%까지 치솟았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5일 “코어위브의 재무 건전성이 날마다 개선되고 있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이튿날 코어위브 주가는 11.9% 급락했다.
코어위브는 AI 연산 능력을 전문적으로 제공하는 ‘네오클라우드’의 대표 기업이다. 엔비디아 등의 고성능 AI 반도체를 데이터센터에 대량으로 설치하고, AI 개발사 등에 연산 능력을 빌려주는 사업을 한다. 막대한 초기 설비투자를 대출로 충당하고 고객사의 장기 이용료로 갚아 나가는 구조다.
외형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이면에는 ‘성장의 역설’이 있다. 고객 계약이 늘수록 먼저 투입해야 할 설비투자와 빚도 불어나기 때문이다. 코어위브는 올해 2분기 매출이 1년 전보다 112% 급증하고 향후 계약 물량도 1040억달러에 달한다. 그런데 같은 기간 이자로 6억4000만달러를 지출하며 6억2600만달러의 순손실을 냈다. 장기계약으로 미래 매출은 확보했지만, 대규모 설비투자에 따른 이자 부담이 수익성을 짓누르고 있는 것이다. 다른 네오클라우드 기업인 네비우스도 올해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454% 급등했지만 이자 비용이 약 25배 늘어난 가운데 1억9040만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여기에 데이터센터 건설 지연까지 겹치면서 투자금 회수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위성정보 분석업체 신맥스에 따르면 올해 가동 예정인 미국 데이터센터 가운데 약 2GW(기가와트) 규모는 지난달 말까지 부지 정리조차 시작하지 못해 연내 완공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다. 데이터센터를 가동할 전력 확보가 만만치 않은 데다, 지역 주민의 반발까지 겹치면서 일정이 뒤로 밀리는 모양새다.
2026년 7월 28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로웰의 한 주택가에 위치한 마클리 그룹(The Markley Group) 데이터센터를 드론으로 내려다본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수익성 악화 우려에 금융권의 대출 문턱도 높아졌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신용등급이 가장 우량한 데이터센터 채권 금리도 연초 연 5% 미만에서 최근 약 7%까지 올랐다. 모건스탠리는 이 금리가 연 8%에 가까워지면 정상적인 채권 발행이 어려워질 것으로 분석했다. 부도 우려가 차입금리를 끌어올리고, 불어난 이자가 다시 기업을 옥죄는 ‘신용 악순환’도 거론된다.
이런 신용 불안은 AI 모델 개발사로까지 번지고 있다. 앤트로픽의 600억달러 규모 AI 반도체 금융 조달에 참여하는 블랙스톤에 최근 연 10%가 넘는 수익률이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 6월 유사 거래 수익률(연 8.5%)보다 1.5%포인트 이상 높다. 초대형 AI 기업의 투자 계획에도 위험 부담에 따른 웃돈이 붙고 있다는 의미다.
AI 투자 지속 가능성을 가늠할 다음 시험대는 빅테크의 3분기 실적이다. 메타는 오는 21일,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이 28일, 아마존이 29일 실적을 발표한다. AI 서비스로 벌어들인 실제 매출이 천문학적인 인프라 투자 비용을 메울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케빈 셰이 BNY웰스 수석 주식 애널리스트는 “이번 실적 발표의 핵심은 빅테크의 수익성이 설비투자보다 빠르게 개선될 수 있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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