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라 4선에 아마존 ‘안도’, 시장은 ‘폭락’…브라질 순탄치 않은 앞날 예고

광고
25일(현지시각) 치러진 브라질 대선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이 4선에 성공하자, 그의 정책 지지층인 과학자와 환경운동가, 원주민 공동체, 복지 수혜층이 그의 재집권을 크게 반겼다. 다만, 재정 건전성 악화 우려로 금융시장은 크게 출렁이며 룰라 정부의 순탄치 않을 4기 정부를 예고했다.
26일 뉴욕타임스 보도를 보면, 열대우림을 연구하는 과학자 모임 ‘아마존 과학패널’ 공동의장 카를로스 노브레 상파울루대 교수는 “룰라 대통령은 아마존을 구할 수 있는 4년의 시간을 더 갖게 될 것이다. 만약 룰라 대통령이 패배했다면 생태계 파괴로 이어졌을 것”이라며 룰라 대통령의 승리를 환영했다. 룰라 대통령이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자유당 상원의원을 이긴 것은 아마존 열대우림을 지키는 싸움에서 중대한 승리로 평가받아야 한다고 과학자와 환경운동가들은 입을 모았다.
이번 대선에선 아마존 열대 우림은 또 하나의 중요 이슈였다. 아마존 열대우림의 약 60%가 브라질 국경 안에 존재해, 아마존 정책은 브라질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양대 후보는 환경 공약에서 극단적인 대조를 보였다. 룰라 대통령은 선거 과정에 기후 변화를 주요 국정과제로 놓고, 환경 규제 정책을 강화해 2030년까지 불법 산림 벌채를 완전히 중단하겠다고 약속했다. 룰라 대통령은 전임자인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아마존 난개발 정책을 되돌려 2025년 브라질의 삼림 벌채 규모를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뜨렸다.
광고
반면, 보수 야권의 보우소나루 후보는 아마존의 농업, 목축 등에 대한 장벽을 제거하겠다고 약속해왔다. 그는 ‘기후변화는 인간의 활동에 의한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하며, 대규모 산림 파괴가 자행됐던 아버지 자이르 보우소나루 시기의 환경 정책을 이어받을 것이라 강조했다.
브라질 원주민 공동체들도 룰라 대통령의 승리를 반겼다. 타파조스강 유역 문두루쿠족의 지도자 알레산드라 코랍 문두루쿠는 “우리의 권리를 파괴하지 않고 숲을 파괴하지 않는 이를 뽑아야 한다”며 “희토류나 불법 채굴에 대해 떠들어대지 않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광고
광고

반면, 시장에서 룰라 정부를 보는 시선은 차가웠다. 룰라 대통령 당선 다음 날인 26일 우파 집권을 기대하며 급등하던 증시가 폭락하고 헤알화의 가치가 크게 떨어졌다. 브라질 보베스파 지수는 하루 만에 전장보다 최대 17% 하락하며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브라질 헤알화의 가치도 폭락해 달러 대비 헤알화 환율이 전장보다 10%가량 급등했다.
특히 룰라 대통령이 1차 투표에서 불리한 판세를 뒤집기 위해 쏟아낸 현금 지원성 정책들의 청구서가 적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한몫했다. 룰라 대통령은 1차 투표 패배 뒤 저소득층 가정의 현금 지원 프로그램 ‘보우사 파밀리아’ 복지급여를 15% 인상해 조기 지급했고, 주말 대중교통을 무료로 하겠다고 약속했다.
광고
룰라 대통령은 역대 최저 실업률 등 성과를 내왔지만, 그 이면에는 적극적인 정부 지출로 인한 국내총생산 대비 83%에 이르는 정부 부채가 있다. 신흥국 중에서는 높은 수준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말까지 이 수치가 98%까지 올라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브라질에선 실질 금리가 10%에 달해 정부 부채에 대한 이자 부담이 높아 광물 자원 개발이나 안보 강화 같은 곳에 사용할 자원이 부족한 상태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사설에서 “시장의 이날 반응은 앞으로 닥칠 일에 대한 경고다. 공공 지출을 억제하지 않으면 국채 인수를 꺼리는 투자자들에 의해 강제로 정책을 수정당할 수 있다”라고 짚었다. 시장에선 룰라 대통령이 대행 체제로 운영되는 재무장관에 어떤 인물을 앉힐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편, 브라질 대선 결선에서 패배 직후 결과 불복을 시사했던 보우소나루 쪽에선 하루 만에 입장을 바꿔 이날 결과를 인정하기로 했다. 투표가 연장된 2시간 동안 기록된 표가 3만여표에 그쳐 선거 무효 소송을 내더라도 443만 표에 달하는 득표 차를 뒤집기 어렵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같은 날 브라질 연방대법원은 보우소나루 의원에게 출국금지 명령을 내리고 여권을 제출하도록 지시했다. 자금세탁 혐의로 수사를 받는 그가 도주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KioskNews shows a cleaned-up reading view extracted from the publisher’s page — the original always lives on their site, not ou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