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중증환자 간병 부담 덜겠다더니…‘전담병실’ 3년째 0곳

광고
“‘중증환자 전담병실’이라는 게 있는 줄도 몰랐어요. 환자단체 대표인 저도 모르는데 실제 환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제도이긴 합니까?”
김성주 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 대표는 8일 중증환자를 위한 별도의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제도가 있다는 설명에 이렇게 말했다. 중증환자 전담병실은 간호 필요도가 높은 수술 환자, 치매·섬망 환자 전용 병실이다. 돌봄이 많이 필요한 환자들이 간호·간병통합병동(통합병동)에서 배제되는 문제를 줄이겠다며 정부가 2024년 도입한 제도로, 간호인력 배치 기준을 높이고 수가도 더 높게 책정했다.
하지만 도입 2년이 지나도록 주요 병원 가운데 이를 운영하는 곳은 아무 데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종덕 진보당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 8월 기준 서울대병원 등 상급종합병원 47곳, 부산의료원 등 지역거점공공병원 41곳, 국립중앙의료원 등 정부 운영 공공병원 44곳 등 조사 대상 132곳의 중증환자 전담병실은 0곳이었다.
광고
제도가 현장에 자리 잡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인력 문제다. 중증환자 전담병실은 간호사 1명당 환자 수가 4~6명으로, 일반 통합병동(5~7명)보다 간호사를 촘촘히 배치해야 한다. 하지만 송경하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경북대병원분회장은 “일반 통합병동도 간호인력의 손이 많이 가 수당을 더 받는다고 해도 근무를 꺼리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더 많은 돌봄이 필요한 중증환자 전담병실은 인력 수급 자체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중증환자 전담병실을 운영할 수 있는 기준도 걸림돌로 지적된다. 현행 지침상 수도권 상급종합병원은 전체 병동의 50% 이상을 통합병동으로 운영해야 중증환자 전담병실을 운영할 수 있다. 하지만 일반 통합병동 ‘상한선’이 원칙적으로 최대 4개 병동이어서, ‘50% 이상’이라는 요건을 충족할 수 없다. 종합병원 역시 지역, 병상 규모, 통합병동 운영률 등에 따른 별도 승인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다만, 비수도권 상급종합병원은 기존 통합병동을 운영하기만 하면 중증환자 전담병실을 신청할 수 있다.
광고
광고
전종덕 의원은 “공공병원과, 중증환자 진료가 많은 상급종합병원에 중증환자 전담병실이 한곳도 없다는 건 이름만 있는 제도인 셈”이라며 “실효성을 높일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간병 부담 없는 입원 서비스라는 큰 관점을 중심으로 인력, 수가, 재정, 지역, 의료기관별 여건 등을 포함한 중장기 로드맵을 새로 짜기 위해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밝혔다.
KioskNews shows a cleaned-up reading view extracted from the publisher’s page — the original always lives on their site, not ou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