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실적’ 무색해진 시중은행 자본 적정성…지주사 배당에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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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은행계 금융지주사들이 배당과 자사주매입 등 주주환원을 높이고 계열 증권·보험사 등 비은행 계열에 대한 자본확충에 나서면서 계열 시중은행이 벌어들이는 현금 중에 지주사 배당으로 흘러들어가는 금액이 대폭 증가하고 있다. 은행 이익이 내부유보로 쌓이지 못한 채 지주사로 빨려들어가면서 4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마다 대표 자본 적정성 비율인 보통주자본비율(CET1)이 작년 9월 말 이후 하락·정체되고 있다.
14일 4대 은행의 보통주자본비율(CET1) 동향을 보면, 2025년 9월에 고점을 형성한 이후 지난해 4분기에 하락 전환했다. 올 상반기 들어 개별 은행별로 증감 양상에 일부 편차는 있으나 전반적으로 이전 고점을 회복하지 못한 채 정체되는 모습이다. 이 비율을 보면 하나은행은 지난해 9월 말 16.56%에서 올해 6월 말 16.49%로, 국민은행은 15.48%에서 15.35%로, 우리은행도 14.54%에서 14.21%로 낮아졌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9월 말 15.47%에서 올해 6월 말 15.57%로 소폭 증가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시중은행마다 자본관리 부담이 커지는 위험에 직면하고 있다”며 그 요인으로 △금융지주사의 주주환원 확대 기조 △금융지주의 비은행 계열사에 대한 대규모 출자 등 자본확충 수요 부담을 꼽았다. 4대 은행지주의 경우 자회사들로부터의 배당금 유입 총액은 2021년 5조2123억원에서 2025년 9조8565억원으로 급증했는데, 이 기간 계열 은행으로부터 받은 배당금 비중은 66.8%에서 75.5%로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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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신평은 “금융지주사의 중장기 총주주환원율 목표 상향(50%) 및 비은행 부문 강화를 위한 투자재원 확보가 맞물리면서, 그룹 내 이익기여도가 높은 계열 은행으로부터의 배당 의존도가 확대되고 있다. 은행의 견조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배당을 통한 자본 유출이 증가하면서 내부 유보를 통한 자본축적 여력이 축소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자체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창출력이 거의 없는 순수지주회사인 금융지주사마다 주주환원을 확대하면서 계열 은행들은 주주환원 재원 조성에 기여하기 위한 배당금 유출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것이다.

금융지주마다 증권·보험 등 비은행 계열사에 대해 대규모 인수합병이나 자본 확충을 시도하는 것도 계열 은행의 배당 부담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2025년 우리금융지주의 대규모 생명보험사 인수(동양생명 1.3조원, ABL생명 0.3조원), 올해 단행된 케이비금융지주의 케이비증권 유상증자(1.7조원), 우리금융지주의 우리투자증권 유상증자(1조원)가 대표 사례다. 나신평은 “비은행 부문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필수적인 투자이긴 하나, 당국의 자본 규제로 외부 차입을 통한 재원 조달이 어려운 지주사들마다 대규모 투자 재원을 그룹 내 핵심 수익원인 은행 배당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진단했다. 지주사의 출자 수요를 대부분 계열 은행이 부담하면서 자체 이익 유보나 자본축적 여력이 제약돼 은행마다 자본관리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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