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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September 19, 2026

‘대음주 시대’여 안녕…술술 들어보는 술 노래 [.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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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일간지에 ‘요즘 사람들 술 안 마셔도 너무 안 마셔’라는 헤드라인의 기사까지 실릴 정도로 술을 먹는 사람들이 줄어들고 있다. 사진은 동호회 모임 뒤 술을 마시는 사람들의 모습. 게티이미지뱅크
한 일간지에 ‘요즘 사람들 술 안 마셔도 너무 안 마셔’라는 헤드라인의 기사까지 실릴 정도로 술을 먹는 사람들이 줄어들고 있다. 사진은 동호회 모임 뒤 술을 마시는 사람들의 모습.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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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술을 점점 줄이고 있다. 코로나 시국 전에만 해도 우리나라 사람들이 술을 너무 많이 마신다는 통계 조사가 매년 발표되었는데, 며칠 전에는 한 일간지에 ‘요즘 사람들 술 안 마셔도 너무 안 마셔’라는 헤드라인의 기사까지 실렸다.

실제 자료를 보면 소주 출고량이 27년 만에 최저치를 찍었고 일반 소주의 양대 라이벌인 ‘참이슬 후레쉬’와 ‘처음처럼’의 도수는 15.7도로 떨어졌다. 이 정도면 와인과 큰 차이가 없다.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주류 출고량 역시 2000년 이후 최저치이고 10년 전보다 20% 이상 줄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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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는 돌고 돈다고 하지만 한번 바뀌면 돌이킬 수 없는 흐름도 있다. 수십년째 낮아지고만 있는 소주 도수가 다시 예전처럼 25도로 회귀할 일은 없어 보인다. 독한 소주를 찾는 이들을 위해 틈새 아이템처럼 팔리는 소위 빨뚜(빨간 뚜껑) 소주조차도 20.1도다. 1998년에 참이슬 후레쉬가 ‘낮은 도수 소주’를 표방하며 처음 출시되었던 당시의 23도보다 더 낮다.

나 역시 한때 하루걸러 하루씩 취하던 애주가였으나 몇년 전부터 주 2회 이하로 술자리를 줄였고 취하지 않을 정도로만 술을 마시는 절주가로 변했다. 아마 나에게도 우리 사회에도 다시 돌아오지 않을 대음주 시대와 작별하며 술 냄새 물씬 나는 노래들을 골라보았다.

먼저 이장희의 노래 ‘한잔의 추억’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내가 태어나기 전에 나온 노래의 정서를 온전히 이해할 수 없으나, 옛날 영화에서 본 대폿집에서 마시는 술이 이런 느낌이었을까? 이 노래는 ‘봄여름가을겨울’이 아주 멋지게 다시 불렀다. 이 버전은 삼겹살 뒹구는 불판을 앞에 두고 오래된 친구와 쨍 소리 나게 부딪치는 소맥 같다.

https://youtu.be/gSF2bVYQriE?si=y9ZNAAOyunhHG94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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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칙한 여자가 부르는 술 노래는 어떨까? 인디밴드 ‘만쥬 한 봉지’와 잔나비의 최정훈이 함께한 보석 같은 노래 ‘술도 한잔’을 소개한다. 마음이 가는 남자와의 술자리를 앞두고, 술자리 이상의 무언가를 기대하는 여자의 속마음을 능청스럽게 담아냈다. 장미여관 ‘봉숙이’의 여자 버전이라고 해도 좋겠다. 이 노래에서 남녀는 어떤 술을 마셨을까? 1차를 거쳐 2차 혹은 3차로 넘어간 상황 같은데 수제 맥주, 아마도 뭉근한 에일에 한 표.

https://youtu.be/gXK9YG8PNI4?si=-5fBK5Z8AQJzQTR5

이번엔 화끈한 술 노래를 들어보자. 한때 셔플댄스 열풍을 불러왔던 엘엠에프에이오(LMFAO)의 노래 ‘샤츠’(Shots). 래퍼 릴 존(Lil Jon)과 함께한 파티 이디엠(EDM)인데 술 한 방울 안 마셔도 노래를 다 듣고 나면 살짝 취한 느낌이 든다. 이 노래는 클럽 칵테일인 예거밤이 제격!

https://youtu.be/XNtTEibFvlQ?si=SMzAMHZjHZvMx745

술 이야기를 하면서 음주 가객 김현식 노래를 안 들을 수 없다. 술에 적신 하모니카를 불곤 했다는 믿거나 말거나 식의 에피소드도 있고, 많이들 알다시피 김현식의 삶과 음악을 술과 떼어놓고 설명할 수 없다. 생명이 위태로워지는 상황에서도 술잔을 놓지 못했던 일을 생각하면 술이 혹은 그가 원망스러워지기도 한다. 죽음의 그림자가 눈앞에 어른거리는 상황에서 녹음한 유작 6집 앨범 전체가 술을 부른다. 수록곡 ‘추억 만들기’는 실제로 내가 대학에 다니던 90년에 우리 학교 앞에 있던 호프집 이름인데, 아마 다른 대학가에도 이 노래 제목과 같은 간판을 단 술집이 여럿 있었을 것이다. 오늘은 1957년 손시향이라는 가수가 불렀던 노래를 다시 부른 ‘이별의 종착역’을 들어보자. 주종은, 당연히 소주다. 15도까지 떨어진 요즘 소주 말고, 최소 25도짜리 옛날 소주.

https://youtu.be/I_Vh5wOAf8E?si=kOM2MlwOFbs6kQlU

마지막 곡으로 고르고 또 골라 선택한 노래는 다이애나 크롤(Diana Krall)의 더 룩 오브 러브(The Look Of Love). 더스티 스프링필드의 원곡도 당연히 좋은데, 술 마시며 듣기엔 다이애나 크롤의 버전이 더 낫다. 이 곡은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의 짧은 시 ‘술 노래’(A Drinking Song)를 노래로 만든 것 같다.

술은 입으로 들어오고/ 사랑은 눈으로 들어온다

나이 들고 죽기 전에/ 정말로 알게 될 진실은 그것뿐

나는 입으로 잔을 가져가고/ 눈으로 너를 바라보고

한숨 쉰다.

현재 활동하는 최고의 재즈 아티스트 중 한명인 다이애나 크롤이 마침 이번 가을 우리나라를 찾는다. 그를 좋아했는데 소식을 모르셨던 분이라면 공연 소식을 확인해 보시기를.

https://youtu.be/Yr8xDSPjII8?si=qQy-0z0ozc9ysrGf

그의 목소리에는 레드와인이 딱이다. 비단처럼 부드러운 피노보다는 묵직한 풀바디를 자랑하는 아르헨티나 말벡(말베크)을 추천한다. 지나친 음주는 건강을 해칠 수 있지만 지나치게 좋은 노래는 정신 건강에 약이 되니, 마음껏 즐겨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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