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세종 이전’ 결정에…아·태 인권기구 협의체, 이 대통령에 ‘우려’ 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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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공공기관 이전 계획에 따라 국가인권위원회가 내년 상반기 세종 이전 대상으로 발표된 가운데,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인권기구 협의체가 이재명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인권 기구의 독립성과 사회적 약자 접근성 문제를 들어 이전 계획을 재검토해달라고 요구했다.
22일 사마르 하지 하산 아시아태평양국가인권기구포럼(APF) 의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대한민국 정부가 인권위를 2027년 상반기 중 세종시로 이전하겠다고 발표한 데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13일 수도권에 있는 중앙행정기관 등 44곳을 세종시로 2031년까지 단계적으로 이전하는 제2차 중앙행정기관 이전계획을 발표했다. 인권위는 내년 상반기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개인정보호원회 등 5개 기관과 함께 세종의 한 건물에 이전하는 것으로 계획됐다.
하지 하산 의장은 “정책 목표를 추진하는 과정에서도 유엔 파리원칙에 따른 인권위의 독립성은 온전히 존중돼야 한다”며 “인권위를 정부 부처 또는 다른 행정기관과 동일한 건물에 입주시키는 방안은 심각한 우려를 불러일으킨다”고 밝혔다. 파리원칙은 국가인권기구가 정부로부터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인권을 보호할 수 있도록 갖춰야 할 사항들을 정한 국제 원칙이다. 그간 인권위 안팎에선 이전하게 될 건물에 피감 대상인 정부 위원회 5곳이 함께 입주하는 데 대해, 인권위의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문제가 제기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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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 하산 의장은 이어 “이전에 따른 추가적인 이동 부담이 장애인, 노인, 이주민 및 경제적 여건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접근의 장벽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도 밝혔다. 인권위의 정책 대상인 사회적 약자 상당수가 수도권에 머물고, 이동권 또한 충분히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 세종 이전이 국가인권기구의 문턱을 높일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 하산 의장은 “인권위와의 실질적인 협의를 통해 이전 계획을 재검토할 것을 대통령님께 정중히 촉구한다”며 “협의 과정에는 인권침해 피해자 등 당사자와 시민사회가 참여해야 하며, 이전이 인권위의 독립성, 접근성, 국제협력 및 업무의 연속성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고, 대안들을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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