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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October 12, 2026

익숙한 멜로디가 만든 3만8천명의 소극장…찰리 푸스로 물든 고양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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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저녁 경기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찰리 푸스의 ‘왓에버스 클레버! 월드 투어 인 서울’ 무대에서 찰리 푸스가 공연을 펼치고 있다. 라이브네이션코리아 제공
11일 저녁 경기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찰리 푸스의 ‘왓에버스 클레버! 월드 투어 인 서울’ 무대에서 찰리 푸스가 공연을 펼치고 있다. 라이브네이션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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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얼굴의 케이팝 가수가 무대에 오르자 고양종합운동장이 환호성으로 가득 찼다. 11일 저녁 경기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미국 팝스타 찰리 푸스의 ‘왓에버스 클레버! 월드 투어 인 서울’ 공연 중 ‘위 돈트 토크 애니모어’ 무대에서였다. 원곡에서 설리나 고메스(셀레나 고메즈)가 부른 파트를 맡아 등장한 주인공은 걸그룹 트와이스의 나연이었다. 팝스타의 내한공연장은 그 순간 케이팝 팬덤의 축제장으로 변했다.

이날 공연에는 약 3만8000명이 모였다. 찰리 푸스가 한국에서 키워온 공연 규모를 보여주는 숫자였다. 2016년 예스24 라이브홀 첫 공연(2000명)에서 시작한 그의 내한공연은 2018년 잠실실내체육관(8500명), 2023년 케이스포돔(1만2000명), 2024년 고척스카이돔(2만5000명)을 거쳐 올해 고양종합운동장으로 확장됐다. 작은 공연장에서 출발한 팝스타가 10년 만에 스타디움의 관객을 마주한 셈이다. 그러나 이날 무대가 인상적이었던 건 규모의 확장보다 거리의 축소였다. 거대한 스타디움에서 그는 관객을 향해 “아이 러브 유”를 외치고, 직접 건반을 연주하고, 돌출 무대와 맞은편 작은 무대를 오가며 공연장을 소극장처럼 좁혔다.

11일 저녁 경기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찰리 푸스의 ‘왓에버스 클레버! 월드 투어 인 서울’ 공연에 트와이스의 나연이 깜짝 등장했다. 라이브네이션코리아 제공
11일 저녁 경기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찰리 푸스의 ‘왓에버스 클레버! 월드 투어 인 서울’ 공연에 트와이스의 나연이 깜짝 등장했다. 라이브네이션코리아 제공

공연 시작 전 전광판에는 “여러분 준비됐나요” “서울 여러분의 목소리를 듣고 싶어요”라는 문구가 떠올랐다. 빌리 조엘의 ‘피아노 맨’이 흐른 뒤 암전이 이뤄졌고, 파란 셔츠에 빨간 넥타이를 맨 찰리 푸스가 등장했다. 오프닝곡은 올해 발표한 정규 4집 수록곡 ‘비트 유어셀프 업’이었다. 이어 ‘하우 롱’ ‘엘에이 걸스’ ‘홈’ ‘크라이’ 등이 이어졌다. 그는 팝스타라기보다 자신의 음악을 직접 조립해 보여주는 연주자에 가까웠다. 신시사이저와 건반을 오가며 밴드를 리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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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의 열기는 그의 대표 히트곡 ‘데인저러슬리’에서 본격적으로 달아올랐다. “음~ 음~ 아이 러브드 유 데인저러슬리”라는 첫 소절이 나오자 객석 곳곳에서 떼창이 번졌다. ‘원 콜 어웨이’에서는 관객들이 휴대전화 플래시를 켜고 경기장을 별빛처럼 밝혔다. 찰리 푸스가 플로어를 지나 공연장 맞은편 작은 무대로 이동하자 무대와 객석의 경계는 더 흐려졌다. 3만8000명이 모인 스타디움이지만, 그 장면만큼은 피아노 앞에 둘러앉은 작은 공연장 같았다.

11일 저녁 경기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찰리 푸스의 ‘왓에버스 클레버! 월드 투어 인 서울’ 무대에서 찰리 푸스가 공연을 펼치고 있다. 라이브네이션코리아 제공
11일 저녁 경기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찰리 푸스의 ‘왓에버스 클레버! 월드 투어 인 서울’ 무대에서 찰리 푸스가 공연을 펼치고 있다. 라이브네이션코리아 제공

한국 관객과의 인연도 공연의 중요한 축이었다. 이날 찰리 푸스는 해외 월드투어 세트리스트에서 빠졌던 ‘레프트 앤드 라이트’를 불렀다. 방탄소년단(BTS) 정국이 피처링한 이 곡은 국내 팬들에게 각별한 의미를 지닌 노래다. 찰리 푸스는 무대 뒤 “정국과 함께한 곡”이라며 “정국에게 특별히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진 나연의 깜짝 등장은 그가 케이팝과 맺어온 관계가 단순한 1회성 협업이 아님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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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의 대미는 ‘시 유 어게인’과 ‘체인지스’였다. ‘시 유 어게인’은 찰리 푸스를 세계 팝 시장에 각인한 결정적 노래다. 위즈 칼리파와 협업해 세상을 떠난 배우 폴 워커를 추모하는 의미로 영화 ‘분노의 질주: 더 세븐’ 엔딩곡으로 부른 이 곡은 미국 빌보드 ‘핫 100’에서 12주 동안 1위에 오르며 2010년대 팝의 대표곡으로 남았다. 고양의 관객들도 마지막까지 이 노래를 함께 불렀고, 찰리 푸스는 “감사합니다”라고 한국어로 인사했다. 그는 “이 자리에 오기까지 긴 여정이었지만 모든 순간이 가치 있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11일 저녁 경기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찰리 푸스의 ‘왓에버스 클레버! 월드 투어 인 서울’ 무대에서 찰리 푸스가 공연을 펼치고 있다. 라이브네이션코리아 제공
11일 저녁 경기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찰리 푸스의 ‘왓에버스 클레버! 월드 투어 인 서울’ 무대에서 찰리 푸스가 공연을 펼치고 있다. 라이브네이션코리아 제공

90여분간의 공연을 끝까지 밀고 간 힘은 결국 익숙한 멜로디였다. 복잡한 설명 없이도 단숨에 따라 부르게 만드는 후렴, 수만명의 목소리를 하나로 묶는 선율. 찰리 푸스는 거대한 스타디움을 압도하려 하기보다, 대중적 멜로디가 얼마나 멀리, 또 깊이 사람들에게 가 닿을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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