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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September 27, 2026

‘고음악의 무법자’ 아트하우스17 “중요한 건 맥락, 오래된 음악도 공감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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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하우스17 멤버들. 게오르크 크로나이스(왼쪽부터), 토마스 회프트, 미하엘 헬. 아트하우스17 제공
아트하우스17 멤버들. 게오르크 크로나이스(왼쪽부터), 토마스 회프트, 미하엘 헬. 아트하우스17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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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음악은 과거를 그대로 복원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늘의 연주자가 악기를 손에 드는 순간, 새로운 해석이 시작됩니다.”

다음달 첫 내한공연을 앞둔 오스트리아 예술가집단 ‘아트하우스17’의 음악감독이자 하프시코드 연주자인 미하엘 헬, 오페라 연출가 토마스 회프트, 비올라 다 감바 연주자이자 프로듀서인 게오르크 크로나이스는 21일 화상 인터뷰를 통해 자신들의 고음악 철학을 이렇게 설명했다. 아트하우스17은 16세기 말 이전 유럽의 고음악을 기반으로 하지만 원전 재현에 머물지 않는다. 연극, 무용, 영상 등을 결합하고 사회적 소수자, 이주와 망명 같은 동시대 주제를 끌어들여 현대 관객과 살아있는 관계를 맺는다. 이 때문에 ‘고음악의 무법자’로 불린다.

헬은 고음악 원전의 연주 관행을 존중한다면서도 “당시의 악기와 조율, 박자 등은 기본적인 틀일 뿐”이라고 밝혔다. “더 중요한 것은 맥락입니다. 그 음악이 어떤 시대에 만들어졌는지, 그리고 우리가 지금 어떤 시대에 그 음악을 연주하고 있는지를 함께 생각해야 합니다. 작품을 지금 어떻게 사용할지,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 것인지 묻고, 작곡가가 당시 전달하려던 메시지를 그대로 전할 수도 있고, 새로운 메시지를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300~400년 전 연주를 완벽하게 재현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가능하더라도 그것이 고음악의 유일한 가치는 아니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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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프트는 고음악 연주에 연극, 무용, 영상 등을 결합하는 이유를 “작품을 온전히 보여주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바로크 시대에는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형태의 클래식 연주회가 없었습니다. 음악은 극장에서, 궁정에서, 종교 의식 속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존재했습니다.” 오늘날 콘서트홀 무대에서 고음악만 떼어내 재현하는 것으로는 당시 음악이 품고 있던 세계를 온전히 보여주기 어렵다는 것이다. “음악과 사운드는 겉으로 드러나는 표면일 뿐, 그 뒤에는 수많은 요소가 있습니다. 우리는 과거 음악과 관련돼 있던 여러 요소를 다시 창조하고 부활시키고 싶습니다.”

아트하우스17 ‘상수시 궁전의 유령들’ 공연 장면. 아트하우스17 제공
아트하우스17 ‘상수시 궁전의 유령들’ 공연 장면. 아트하우스17 제공

이들은 연주법뿐 아니라 클래식 공연장의 엄숙주의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보통 클래식에서는 여러 악장이 끝날 때까지 손뼉을 치지 않죠. 하지만 훌륭한 리코더 솔로가 끝났을 때 관객이 정말 감동했다면 그때 손뼉을 쳐도 괜찮지 않을까요. 재즈클럽처럼요.” 크로나이스는 자신들의 공연장에선 언제든 박수를 보내도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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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음악을 만드는 방식에서도 기존의 위계를 거부한다. 지휘자나 연출가 중심에서 탈피해 연주자와 성악가, 배우, 무용수, 작가 등이 각자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함께 작품을 만든다. 헬은 “기존 음악계에선 지휘자가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연출가가 가수와 배우를 이끄는 강한 위계질서가 있다”며 “우리에게 중요한 건 서로의 전문성과 탁월함에 대한 신뢰”라고 밝혔다. 이들의 ‘무법자’ 정신은 레퍼토리에서도 나타난다. 바로크 시대에 존재하지 않았던 아코디언을 사용하고, 르네상스와 바로크를 넘어 1930년대 음악까지 다룬다.

회프트는 오래된 음악이 오늘날에도 통하는 이유를 인간 감정에서 찾았다. “역사는 시간과 함께 흐르는 것이고, 음악은 시간의 흐름 속에 던져진 병 속의 감정 메시지와 같습니다. 400년 전 사람들도 우리와 같은 인간이었습니다. 그래서 아주 오래된 음악도 지금 우리에게 바로 공감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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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하우스17 ‘놀라운 티볼리’ 공연 장면. 아트하우스17제공
아트하우스17 ‘놀라운 티볼리’ 공연 장면. 아트하우스17제공

아트하우스17은 10월10~17일 고양, 인천, 세종, 대구, 통영 등 5개 도시를 도는 공연에서 자신의 음악적 정체성을 드러낼 두 작품을 선보인다. 1부 ‘사운드 오브 에겐베르크’와 2부 ‘리멤버 미’다. 1부는 바로크 시대의 예술과 음악이 절정에 이른 17세기 에겐베르크 성을 주제로 음악, 건축, 천문학, 예술이 하나의 세계관 아래 결합한 궁정 문화를 고음악 콘서트 형식으로 들려준다. 2부는 유럽 역사 속 강제이주의 상흔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음악극으로, 이주와 망명, 실향, 기억이라는 보편적인 인간의 경험을 담고 있다. 회프트는 “사람은 집을 잃을 수 있고, 돈도 소속감도 잃을 수 있다. 하지만 기억과 감정은 결코 잃어선 안 되는 것”이라며 “우리 음악이 한국 관객에게 희망을 주고 위로가 될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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