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검증 아닌 폭력”…정면돌파 하겠다는 용혜인 [이번주인공]

9월 둘째 주, 한 주간 뉴스의 중심에 선 인물들을 살펴봅니다. 각종 의혹과 부정적인 여론에도 34분간 기자회견을 열고 장관·의원 겸직 의지를 밝힌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부터 신약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에 관한 녹취록과 판사 아들 채용 논란으로 인사청문회 정국 중심에 선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국내 이혼소송 사상 최대인 2조5500억원 규모의 재산분할 판결을 받은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창업자까지. 이들 인물을 통해 이번주 주요 장면을 짚어봅니다.
“의원·장관 겸직은 법률이 허용”…사퇴론에 맞선 용혜인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과 사퇴 요구에 정면으로 맞섰습니다. 장관 지명 11일 만에 국회에서 34분간 기자회견을 열고 “억측과 악선동에 이성을 찾아달라”며 청문회까지 완주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용 후보자는 지난달 30일 이재명 대통령으로부터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습니다. 그러나 현직 국회의원과 장관 겸직 논란을 비롯해 기본소득당 사당화와 유령 시도당 의혹, 당 관계자 일감 몰아주기, 당비 납부를 통한 절세 의혹 등이 잇따라 불거졌습니다.
여론이 악화되면서 정치권에서는 후보자 자진 사퇴나 대통령의 지명 철회 가능성까지 거론됐습니다. 용 후보자가 기자회견 당일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고 갑작스럽게 국회를 찾자 일각에서는 사퇴 발표가 나올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검은색 상·하의 차림으로 기자회견장에 선 용 후보자는 물을 마신 뒤 소매를 걷어붙이고 적극적인 반박에 나섰습니다. 그는 “한 톨의 의혹도 남지 않도록 청문회를 준비했지만 일정조차 정해지지 않았다”며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을 하나씩 설명했습니다.
언론 보도를 향해서는 “문제가 아닌데도 문제라고 하고, 해명해도 해명이 실리지 않았다”며 “이것은 검증이 아닌 폭력”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국민의힘뿐 아니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일각도 “억측과 악선동에 휩쓸리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장관과 국회의원 겸직에 대해서는 현행법이 허용하는 원칙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자신의 입각이 이재명 정부의 연합정치를 상징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사퇴할 뜻이 없다는 점도 재확인했습니다. 용 후보자는 “인사권자가 기대한 바가 있어서 지명했다고 생각한다”며 “임명에 대한 여론과 별개로 장관이 됐을 때 역할을 할 수 없다고 단정하는 것은 논리적 비약”이라고 밝혔습니다.
국민의힘은 즉각 반발했습니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기자회견을 “오만한 완주 선언”이라고 규정하며 “국민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 대통령을 향해서도 인사 실패를 인정하고 지명을 철회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순방 귀국 당일 기자회견이 열린 것에 대해 여권에서도 불만이 나왔습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기자회견 시점을 잘못 선택했다”며 “대통령이 외교적 성과를 가지고 오는 날마다 이런 일이 생기니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여론도 용 후보자에게 우호적이지 않습니다. 미디어토마토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73.4%가 장관 임명에 반대했고, 찬성은 18.4%에 그쳤습니다. 전국지표조사(NBS)에서도 이번 인선을 잘못했다고 평가한 응답이 63%로, 잘했다는 응답 17%를 크게 웃돌았습니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도 부정 평가가 절반에 달했습니다.
“보고 싶어 눈물이 나네”…‘오빠 녹취록’에 궁지 몰린 김승원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이 이번 주 내내 정치권을 흔들었습니다. 브로커로 지목된 인물과의 통화 녹취에 이어 당시 영장전담판사 아들의 의원실 근무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논란이 확산했습니다.
의혹의 중심에는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던 제넨셀이 있습니다. 김 후보자는 2021년 브로커로 지목된 양모씨의 부탁을 받고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임상시험 승인 절차를 문의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김 후보자와 양씨의 통화 녹취록을 잇달아 공개했습니다. 녹취에서 김 후보자는 양씨를 “동생”이라고 부르며 “보고 싶어서 눈물이 나네”라고 말했습니다. 양씨가 “물건을 잔뜩 챙겨서 가고 있다”고 하자 김 후보자는 기다리겠다고 답했습니다.
또 다른 녹취에는 양씨가 제3자에게 “인허가 푸는 것은 승원 오빠”라며 김 후보자가 식약처에 이야기하고 보건복지부에도 “푸시해줄까”라고 말했다고 주장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김 후보자는 해당 연락이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전달한 공익 민원이었다는 입장입니다. 식약처장에게 한 차례 민원을 전달하고 문자메시지 한두 번을 주고받았을 뿐 이후 추가로 관여하지 않았으며 금품을 받은 사실도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검찰은 김 후보자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등으로 수사했지만 2024년 12월 기소유예 처분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정부 검찰이 압수수색과 소환 조사까지 벌이고도 김 후보자를 재판에 넘기지 않았다며 야당의 의혹 제기를 정치 공세로 규정했습니다.
그러나 제넨셀 창업주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던 정모 부장판사의 아들이 2024년 김 후보자 의원실에서 약 3개월간 입법보조원으로 일한 사실이 추가로 알려지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습니다. 정 부장판사는 2022년 김 후보자, 양씨와 함께 찍은 이른바 ‘3인 셀카’에 등장한 인물입니다.
김 후보자는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은 정말 송구하다”며 청문회에서 상세히 설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도 임상시험 관련 연락은 불공정 해소를 위한 민원 전달이었고 판사 아들 역시 공개적인 면접을 거쳐 채용했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여야는 오는 15일 열리는 인사청문회의 증인 채택을 놓고도 충돌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제넨셀 창업주와 양씨, 전 식약처장 등 44명을 증인으로 요구했지만 민주당은 이미 수사가 끝난 사안을 반복할 수 없다며 맞서고 있습니다.
“주식 35% 나눠라”…2조5500억원 이혼 판결받은 권혁빈
국내 대표 게임사 스마일게이트를 창업한 권혁빈 최고비전제시책임자(CVO)겸 희망스튜디오 이사장이 역대 최대 규모의 이혼 재산분할 판결을 받았습니다.
서울가정법원은 지난 9일 권 이사장의 배우자 이모씨가 낸 이혼 청구를 받아들였습니다. 2022년 11월 소송이 제기된 지 약 4년 만에 나온 1심 판단입니다.
재판부가 산정한 권 이사장의 스마일게이트 주식 가치는 총 7조1049억원입니다. 이 가운데 35%인 2조4867억원어치 주식을 이씨에게 현물로 넘기고 650억원은 현금으로 지급하도록 했습니다.
재산분할 규모는 총 2조5500억원에 달합니다. 지난 7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파기환송심에서 인정된 9440억원을 크게 웃돌아 국내 이혼소송 사상 최고액을 갈아치웠습니다.
재판부가 거액의 현금 대신 주식을 직접 나누도록 한 것은 스마일게이트가 비상장사이기 때문입니다. 권 이사장이 재산분할금을 마련하려면 대규모 주식을 처분해야 하지만 비상장주식은 매각이 쉽지 않다는 점을 고려했습니다.
스마일게이트 지분이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된 데에는 배우자의 기여도가 반영됐습니다. 이씨는 회사 설립 당시 일부 지분을 보유하고 대표이사로 등재됐습니다. 법원은 이씨가 오랜 기간 가사와 자녀 양육을 맡았다는 점도 재산 형성에 대한 기여로 인정했습니다.
권 이사장은 이씨가 회사에 출자하거나 실제로 근무하지 않아 공동창업자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자신에게 혼인 파탄의 책임이 없고 이혼도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었습니다. 반면 이씨는 창업 초기 지분 30%를 보유하고 대표이사와 등기이사를 맡았던 만큼 경영에 기여했다며 지분 절반을 요구했습니다.
법원은 두 사람의 혼인 관계가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파탄에 이르렀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파탄의 책임은 양측에 대등하게 있다고 보고 이혼 청구는 받아들이되 위자료 청구는 기각했습니다.
1974년생인 권 이사장은 서강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2002년 스마일게이트를 창업했습니다. 스마일게이트는 대표작 ‘크로스파이어’의 중국 시장 흥행을 발판으로 국내 주요 게임사로 성장했습니다. 권 이사장은 2012년 공익재단 희망스튜디오 이사장에 취임했고 2020년부터 그룹 CVO를 맡고 있습니다.
이번 판결이 확정되면 배우자가 스마일게이트 지분 35%를 확보하게 돼 그룹 지배구조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다만 아직 1심 판결인 만큼 최종 재산분할 규모와 방식은 향후 항소심 과정에서 달라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스마일게이트는 “대주주의 개인사에 관해 특별한 입장은 없다”며 기존과 마찬가지로 본연의 업무를 수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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