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가족은 안전하다” 작전은 성소수자 탄압용?···튀르키예에서 무슨 일이?
2016년 6월26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지역 당국이 금지한 프라이드 퍼레이드에 참가하기 위해 모이려는 성소수자 인권 활동가들을 경찰이 쫓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최근 튀르키예에서 성소수자에 대한 정부 탄압이 거세지고 있다. 당국은 성소수자 관련 웹사이트와 SNS를 차단하고 관련자들을 대대적으로 단속했다. 이에 항의한 시위대 100여 명이 경찰에 연행되는 일도 발생했다.
튀르키예 성소수자 인권단체인 카오스 GL(Kaos GL) 소속인 일디즈 타르(36)는 지난 20일(현지시간) AFP통신에 “튀르키예 성소수자 공동체를 겨냥한 대대적인 단속은 2028년 재선 도전을 앞둔 레제프 타이아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선거운동 시작”이라고 주장했다.
사건은 지난 12일 법원이 ‘공공질서 보호와 범죄 예방’을 이유로 성소수자 관련 웹사이트와 SNS 계정에 대한 접속 차단을 명령하면서 시작됐다. 당국은 밤사이 이스탄불, 앙카라 등 여러 도시의 술집과 나이트클럽, 비정부기구(NGO), 성소수자 단체 회원들의 자택을 급습해 최소 112명을 체포했으며 그중 82명은 구금됐다. 여기엔 성소수자 활동가와 기자도 포함됐다.
이번 조치는 “내 가족은 안전하다”라는 작전의 일환으로, 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가족의 10년(2026~2035년)’ 정책과 맞닿아있다. “어린이와 가족 제도 그리고 공공질서를 보호하기 위해” 진행되는 이 작전으로 162명이 수사 대상에 올랐다. 정부는 성매매와 음란물 배포, “이러한 콘텐츠에 어린이들을 노출시키는 행위” 등을 수사한다고 밝혔다.
이에 반발한 이들이 15일 이스탄불과 앙카라 등에서 시위를 벌였다. 이스탄불의 법원 건물 앞에서 시위대는 “LGBTQ+(성소수자)인 것이 범죄는 아니다”라는 현수막을 펼쳤지만 경찰은 시위대가 비판 성명을 발표하기 전에 이들을 연행해갔다. 이날 106명이 구금됐으나 약 36시간 뒤 전원 석방됐다.
지난 15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 차을라얀 법원 앞에 성소수자 커뮤니티에 연대하고 성소수자 단체들을 대상으로 한 정부의 대대적인 압수수색 등에 항의하기 위해 시민들이 모여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튀르키예는 무슬림 인구가 대다수인 국가이지만 동성 간 성관계가 불법은 아니다. 하지만 에르도안 대통령은 보수적 가족관을 강조하며 성소수자를 ‘변태’ ‘일탈자’ 등으로 비난해왔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취임한 다음 해인 2015년부터 정부는 이스탄불 프라이드 행사를 금지했고 프라이드 행사를 위한 모든 집회 시도를 폭력적으로 해산해왔다.
타르는 성소수자 공동체가 정부에 의해 위협과 학대·폭력·수감을 겪어왔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매년 성소수자 행진을 금지하는데도 우리가 여전히 거리로 나오는 것에 매우 화가 나 있다”며 “그들은 우리가 사라지기를 원한다”고 했다.
이번 단속은 철저히 정치적 논리를 따른 것이라고 타르는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정부의 실험실과 같다”며 “정부는 먼저 우리를 상대로 권력을 행사하고, 그것이 성공하면 사회의 다른 영역으로 확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늘 그래왔다. 그래서 이번 일이 더 크고 훨씬 더 나쁜 시대가 시작된다는 신호일 수도 있다”고 했다. 타르는 단속 직후인 17일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로부터 조기 선거 가능성이 나온 것도 우연이 아니라고 봤다.
이번 단속은 성소수자뿐만 아니라 언론과 시민사회에 대한 광범위한 탄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조지아의 성소수자 인권 관련 기사를 카오스 GL에 게재한 기자인 투바 테케렉은 이스탄불 자택에서 체포된 후 검찰 조사를 위해 앙카라로 이송되기도 했다.
한국성소수자인권단체연합 무지개행동이 지난 22일 서울 중구 주한 튀르키예 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무지개행동 제공
국내에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한국성소수자인권단체연합 무지개행동은 지난 22일 서울 중구 주한 튀르키예 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튀르키예 정부에 성소수자 탄압 중단을 촉구했다. 이들은 “국가가 성소수자를 사회에 대한 위협으로 낙인찍고 성소수자 공동체와 단체를 와해하고, 시민사회 전체의 활동을 위축시키려고 한다”며 “이러한 시도는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국가폭력이자 민주주의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라고 밝혔다.
KioskNews shows a cleaned-up reading view extracted from the publisher’s page — the original always lives on their site, not ou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