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미국에서 정치적으로 가장 민감…기존 규칙 대신 새 틀 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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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표적인 방산 조달 전문가가 한미 조선협력을 확대하려면 미국 시장 참여 때 적용되는 ‘규칙’부터 새로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선업은 미국에서 정치적으로 가장 민감한 산업 가운데 하나인 데다 지식재산권과 수출통제, 각종 규제가 얽혀 있어 기존 제도를 그대로 둔 채 한국 기업의 투자와 기술을 끌어들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미 국방부 산업정책 담당 부차관과 상원 군사위원회 전문위원을 지낸 빌 그린월트 미국기업연구소(AEI) 선임연구원은 22일(현지시각) 워싱턴 한미의회교류센터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규칙이 모든 것”이라며 “조선업은 미국에서 정치적으로 가장 민감한 산업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미 조선협력을 위해 새롭게 정해야 할 사항으로 지식재산권(IP)과 수출통제, 투자 인센티브, 각종 규정 준수 장치 등을 거론했다.
그는 “현행 규칙으로 사업성이 나오지 않는다면 아무리 우리가 함께한다고 말하고 등을 두드려도 투자는 이뤄지지 않는다”며 한국 기업들이 “이대로는 안 된다”고 말하는 데 그치지 말고 실제 투자가 가능하려면 어떤 규칙을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때부터 협상이 시작되는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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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월트 연구원은 한미 조선협력을 위해 기존 제도를 부분적으로 손보는 수준을 넘어 별도의 틀을 마련해야 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기존 조달 규정 밖에서 기업과 유연하게 계약할 수 있는 ‘기타거래권한’(OTA)을 거론하며 “이러한 협력을 위한 완전히 새로운 프레임워크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새 틀에서는 지식재산권을 어떻게 다룰지, 수출통제를 어떻게 적용할지, 어떤 인센티브를 제공할지 등을 정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또 “미국의 공공·민간 조선소에 적용되는 모든 규정 준수 장치를 어느 한국 기업에든 그대로 적용해서는 안 되며, 미국 민간 부문에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미국 방위산업 자체에 대해서도 “존재할 필요가 없는 10배의 비용을 떠안겼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 기업의 투자를 받으면서 “들어오라. 하지만 이 모든 것을 당신들에게도 적용해 더 비효율적으로 만들겠다”고 해서는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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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생산의 어려움도 지적했다. 그는 미국이 생산능력을 확대하려면 일부 동맹국이 가진 양산 능력을 활용할 필요가 있지만, 미국 정부가 기술적 우위를 보호하는 데 여전히 무게를 두고 있다고 했다. 그는 오커스(AUKUS)를 사례로 들며 “영국, 호주와 오랜 관계를 갖고 있는데도 아직 공동생산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며 “무슨 이유에서인지 미국 정부가 이를 허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 정책의 상충되는 측면도 짚었다. 그린월트 연구원은 “이 행정부는 양쪽 입장을 동시에 말한다”며 “한편으로 혁신을 원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바이 아메리카’를 원한다. 오늘날 세계에서 두 가지는 완전히 양립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전통적인 방산 체계에서는 새로운 무기체계를 개발해 전력화하는 데 20년가량 걸릴 수 있다고 지적하며 “사업 방식을 바꿔 상업적 관행과 인센티브를 도입할 수도 있다. 둘 다 할 수는 없다.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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