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부담에 갱신만 늘어”…서울 아파트 신규 전세계약 2022년 이후 최저

올해 들어 전날까지 신고된 서울 신규 전세 계약
4만558건, 작년 동기간比 34.6%↓
성북구·동대문구 신규 계약 1년 새 반토막
서울 아파트 전세시장에서 올해 들어 매물이 줄고 가격이 오르면서 신규 계약이 2022년 이후 가장 적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기존 전셋집의 계약을 연장하는 갱신 계약 비중은 전체 거래의 절반을 넘겼다.
2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21일까지 신고된 서울 아파트 신규 전세 계약은 4만558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34.6% 줄어든 수치로, 주택 전월세신고제가 시행(2021년 6월)된 2022년 이후 동기 기준 최저치다.
전체 전세 거래량도 동기 기준 지난해 12만2874건에서 올해 8만8410건으로 28% 줄었다.
지역별로는 성북구(53.6%↓)와 동대문구(51.7%↓)의 신규 계약이 1년 새 반토막났다. 광진·서초·강동구 등도 40% 넘게 줄었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도 지난해 1만3512건에서 올해 8813건으로 34.8% 감소했다. 서초구(44.6%↓)의 감소 폭이 가장 컸고 송파구(34.5%↓), 강남구(26.0%↓)가 뒤를 이었다.
신규 계약이 급감하면서 갱신 계약의 비율은 확대됐다. 올해 들어 전날까지의 서울 아파트 전세 계약 중 갱신 계약은 4만5300건으로 51.2%를 차지했다. 전월세신고제 시행 이후인 2022년 이래 갱신 계약 비율이 50%를 넘긴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갱신 계약은 기존 전세 계약을 갱신한 거래, 즉 기존 계약을 연장해 재계약한 것을 말한다. 보증금 인상률이 5%로 제한되는 계약갱신요구권 사용 거래는 2만4130건이었다.
갱신 계약 비율이 높아진 것은 그만큼 세입자들이 다른 집으로 이사하지 않고 기존 집에 계속 머무르고 있다는 의미다. 전세 매물 감소와 보증금 상승으로 세입자들의 이사 부담이 커졌고, 집주인도 향후 본인 실거주나 매도를 위해 새 세입자를 받기보다는 기존 계약을 연장하는 편을 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신규 계약 역시 가격 오름세가 커지고 있지만, 갱신 계약도 기존 계약보다는 보증금 부담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 전세 갱신 계약 4만5300건의 평균 보증금은 6억824만원이었다. 직전 계약의 평균 보증금 5억7259만원보다 약 6.2%(3565만원) 높아졌다.
국평 새 전셋집 구하려면 갱신보다 8000만원 더 필요
신규 계약과 갱신계약의 보증금 격차도 벌어지고 있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이 올해 1~6월 수도권 아파트 전세 거래를 분석한 결과, 서울 전용 84㎡ 아파트의 신규 계약과 갱신계약 보증금 차이는 1월 4375만원에서 6월 8000만원으로 확대됐다. 5개월 사이 격차가 3625만원, 약 83% 커졌다.
동기간 신규 계약 보증금은 6억5625만원에서 7억원으로 4375만원 올랐다. 갱신계약 보증금은 6억1250만원에서 6억2000만원으로 750만원 상승했다.
전용 59㎡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신규 계약과 갱신계약의 보증금 차이는 1월 3500만원에서 6월 7750만원으로 두 배 이상 벌어졌다.
신규 계약 보증금은 시장가격 변화를 빠르게 반영하는 반면, 갱신계약은 기존 계약 조건과 임대료 인상 제한 등의 영향을 받는다. 기존 집에서 계약을 연장하는 것보다 다른 집으로 이사할 때 보증금 부담이 더 커졌다.
전세 거래가 위축되는 가운데 월세 비율은 절반을 넘어섰다. 국토부 자료를 보면 올해 들어 8월까지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율은 52.3%로 집계됐다. 보증부월세와 반전세를 포함한 수치로, 지난해 연간 월세 비중인 44.0%보다 8.3%포인트 높다.
전세가격 상승세는 이들에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10월 둘째 주(12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주보다 0.18% 올랐다. 직전 주 상승률 0.16%보다 오름폭이 커졌다.
정성진 어반에셋매니지먼트 대표는 “실거주 의무와 토지거래허가제, 다주택자 규제 등이 전세 공급을 제약하면서 세입자의 주거비 부담을 키우고 있다”며 “전월세 시장 안정을 위해 규제 위주의 정책 기조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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