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평화상 필라이, 트럼프 ICC 제재 작심 비판…“국제법 배워야”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나비 필라이가 지난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올해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나비 필라이(85)가 1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제형사재판소(ICC) 제재를 “불법”이라고 비판했다.
필라이는 AFP 인터뷰에서 자신의 노벨상 수상 발표 직후 미국의 ICC 제재가 발표된 것은 우연이 아니라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상이 돌아가지 않은 데 대한 반응”이라고 말했다. 필라이는 2003~2008년 ICC 재판관, 르완다 국제형사재판소장 등을 역임한 국제 인권 법률가로, 2008년부터 2014년 사이 유엔 인권최고대표를 지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법무 참모들을 불러서 국제법이 무엇인지 설명해 달라고 하라”면서 “독립적인 국제재판소에 간섭하는 그의 행위를 왜 우리가 불법이라고 하는지 참모들이 그에게 설명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필라이의 수상 소식이 전해진 지난 9일 ICC의 은행 거래와 정보기술(IT) 시스템 사용 등을 제약하는 내용의 제재안을 발표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ICC 재판관들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한 데 문제를 제기하고 ‘ICC 해체’를 선언하는 등 노골적인 적개심을 드러내 왔다.
필라이는 이에 대해 “선택적이며, 이중잣대이고, 잘못된 일”이라며 전임 미국 행정부들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ICC 체포영장은 환영했다고 지적했다.
필라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것은 “미국 시민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지 않겠다는 확약”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어느 한 집단만 선택적으로 수사하고 다른 집단은 수사하지 않을 수는 없다”며 “그것은 매우 나쁘고 위험한 선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필라이는 자신의 노벨상 수상을 비판한 이스라엘 당국자들에게도 반박했다. 그는 ‘동예루살렘 포함 팔레스타인 피점령지와 이스라엘에 대한 독립 국제조사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지난해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집단학살을 벌이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냈다.
앞서 이스라엘 외교부는 필라이의 노벨평화상 수상에 “요제프 괴벨스가 지옥에서 박수를 보내고 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나치 독일의 전범이 좋아할 만한 소식이라고 이번 노벨평화상 수상자 결정을 폄훼한 것이다.
이에 대해 필라이는 “매우 상처를 주고 모욕적인 말이라고 생각한다”며 “괴벨스의 손에는 피가 묻어 있었다…수천 명의 죽음에 책임이 있었다. 유대인뿐 아니라 나 같은 유색인들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이어 필라이는 ‘네타냐후가 언젠가 ICC 피고인석에 설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나는 평생 사람들이 난관을 헤쳐나가는 모습을 봐 왔다. 그래서 그런 날이 올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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