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훈련이 은메달로···‘가전매장 직원’ 일본 육상 여자 7종경기 선수의 이중생활
가지키 나나카(일본)가 지난 24일 일본 나고야 팔로마 미즈호 스포츠파크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육상 여자 7종경기 100m 허들 2조에서 1위로 들어온 뒤 기뻐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일본 여자 육상 7종경기 대표 가지키 나나카는 일본 전자제품 전문점에서 일한다. 담당은 생활가전이다. 주말 대회 출전을 위해 오전에는 훈련하지만, 평소에는 가전제품 매장에서 손님을 상대하는 ‘반 선수’다.
그런데 가지키가 지난 25일 일본 나고야 팔로마 미즈호 스타디움에서 끝난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육상 여자 7종경기에서 총점 5673점으로 은메달을 획득했다. 가지키의 경쟁자도 일본 선수였다. 일본 기록 보유자인 다나카 유리가 5920점으로 금메달을 따내면서 일본은 이 종목에서 사상 처음으로 금·은메달을 동시에 가져갔다.
그러면서 가지키의 은메달도 화제다. 가지키는 첫날 자신의 강점인 100m 허들에서 13초17의 개인 최고기록을 세웠다. 전반 4개 종목을 마쳤을 때 3360점으로 전체 2위였다. 둘째 날 창던지기에서도 46m88을 던져 다나카에 이어 전체 2위를 기록했다. 최종적으로도 순위를 지켜 은메달을 확보했다.
가지키는 “첫날이 좋았던 만큼 점수에서는 조금 아쉬움이 있지만 유리와 함께 1, 2위를 한 것이 정말 기쁘다”며 “올해 가장 큰 목표가 메달이었는데 둘이 함께 메달을 따내 더 뜻깊다”고 말했다.
가지키는 원래 선수 생활을 오래 이어갈 생각이 없었다. 대학 3학년 여름까지만 해도 대학 졸업과 함께 육상을 그만두고 공무원이 될 계획이었다. 그러나 현역 생활을 이어가기로 마음을 바꿨고, 결국 처음 출전한 아시안게임에서 메달까지 목에 걸었다.
그는 가전제품 매장에서 일하는 것도 선수 생활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가지키는 “손님을 상대하는 일이어서 어렵고 힘든 부분도 있다”면서도 “계속 훈련과 육상만 생각하다 보면 힘들어질 때가 있는데 일을 하면서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 나에게는 정말 고마운 환경”이라고 말했다.
목표는 더 높다. 가지키는 “요즘 고교생 가운데도 7종경기를 잘하는 선수가 많다”며 “그 선수들이 성장하는 만큼 시니어 선수들도 더 노력해야 한다. 나도 다나카에 이어 6000점을 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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